[FOCUS] 우리은행, 이번엔 팔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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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우리은행 지분매각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경남·광주은행을 비롯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우리투자증권·우리아비바생명·우리금융저축은행) 매각에 성공한 만큼 마지막 단계인 우리은행도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초저금리시대를 맞아 금융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어느 누가 무리해가며 초대형은행을 사겠냐는 회의적인 분위기가 우세하다. 누가 인수하든 '승자의 저주'가 될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도 벌써부터 나온다.

그럼에도 향후 금융권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장기전으로 이어진다 하더라도 국내 초대형은행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만큼 은행권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공자위가 지난 6월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금융위원회에서 우리금융 매각 재추진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공자위가 지난 6월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금융위원회에서 우리금융 매각 재추진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공자위 지분매각 공고… 우리금융 역사 속으로

지난 9월22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우리금융 매각을 위한 제99차 회의를 가졌다. 공자위는 이날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매각 공고'를 9월30일 실시하기로 했다. 매각 공고를 내는 물량은 경영권이 포함된 지분 30%다.

10월 말에는 잔여지분(26.97%)에 대한 매각공고를 낸다. 정부는 과거 우리은행 지분매각 과정에서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민영화가 좌초됐던 만큼 소수지분 매각과 더불어 경영권지분 매각에도 관심있는 해외투자자를 적극 끌어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공자위는 지난 6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6.97% 가운데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지분(30%)은 일반경쟁으로 입찰하고, 나머지 소수지분(26.97%)은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즉, 지분 0.5~10%까지 자신이 원하는 물량과 매입가격을 써내면 높은 가격을 제시한 입찰자 순으로 지분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두 입찰 모두 오는 11월28일 마감한다. 다만 경영권 포함 지분에 대해서는 12월 초 본입찰을 따로 진행해 내년 1월까지 최종입찰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국내 첫 금융지주회사인 우리금융도 우리은행에 합병키로 했다. 정부는 10월28일까지만 우리금융 이름으로 매매거래를 시행키로 했다. 이후에는 우리은행으로 변경한다. 우리금융 1주는 우리은행 1주와 교환되고 주당 가치의 변화는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매수 예정가격은 1만2422원이다. 10월30일부터 11월18일까지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시장은 우리은행 민영화의 성공여부를 '경영권+30%' 입찰의 흥행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입찰은 일반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돼 복수의 매수 희망자가 나서야 입찰이 성립된다.

◆마지막 단계 우리은행… 이번엔 성공할까

정부는 우리은행 매각 성공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시장 환경이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해 해외투자자도 적극 끌어들일 방침이다. 하지만 성공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아직까지 우리은행 인수에 참여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선 투자자가 한곳도 없는 실정이다.

특히 그나마 우리은행 인수의사를 대외적으로 밝혔던 교보생명도 아직 매수자문사를 선정하지 않는 등 내부 검토만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신한금융도 관심을 두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사석에서 "당분간 인수합병(M&A)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고 제2금융권인 새마을금고중앙회 역시 우리은행 경영권을 거머쥐기에는 다소 부담스런 측면이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교보생명이 지분매각 인수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은 전략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서둘러 청혼했다가 우리은행 몸값만 높아질 수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새주인은 교보생명이나 해외투자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경영권 지분매각 공고가 본격화되면 우리은행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증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수선한 우리은행 "구조조정만 피했으면…"

/사진=뉴스1 최영호 기자
/사진=뉴스1 최영호 기자
"차장급 미만은 크게 걱정하지 않지만 그 이상 직급의 직원(임원)들은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일 거예요. 매각이 끝나면 구조조정대상 1순위거든요. 그런데 한편으론 빨리 (매각이)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제는 지쳤다고나 할까요." (우리은행 직원)

우리은행 내부가 어수선하다. 우리은행 지분매각을 앞두고 좀처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주요 계열사들이 줄줄이 팔려나가면서 자신의 새주인이 누가될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우리은행 직원들은 연령층에 따라 이번 매각에 대한 셈법이 다르다. 20대부터 40대 초반까지는 매각이 빨리 마무리되기를 희망하는 분위기다. 반면 40대 중반부터 50대의 부장(혹은 임원)급은 구조조정에 신경이 곤두서있다. 자칫 금융지주사가 지분매각을 할 경우 자신이 구조조정 대상 1순위에 오를 수 있어서다.

그나마 이들이 환영하는 것은 새주인이 바뀔 경우 예금보험공사와의 업무협약(MOU)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민영화가 될 경우 시중은행과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예보로부터 경영은 물론 예산, 실적, 임직원 연봉까지 간섭을 받아왔다. 우리금융 회장은 물론 은행장도 마음대로 급여를 올리지 못했다. 또한 시장에서의 경쟁보다는 정부 눈치를 보는 일이 더 시급했다. 실제로 정부가 주도하는 금융정책은 늘 우리은행이 가장 먼저 시행하곤 했다.

여기에 인사에서도 예보로부터 직·간접적 관여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인사시즌이 되면 예보 임원이 누구누구를 신경써달라는 요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사실상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만큼 들어주기도, 거절하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은 차라리 경남·광주은행이 부럽다"며 "다른 것은 차치하더라도 예보로부터 자유로운 것에 대한 장점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성승제
성승제 bank@mt.co.kr

금융을 사랑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금융 출입 기자입니다. 독자님들의 아낌없는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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