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피부과의사회가 남성형 탈모의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위한 지침을 제시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5년간 ‘탈모증’ 진료를 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 탈모의 연평균 증가율이 4.8%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서다.

임이석 대한피부과의사회 회장은 “남성형 탈모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탈모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거나 탈모 치료를 위해 어디로 가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환자들이 많다”며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남성형 탈모의 경우 피부과 치료를 통해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질환인 만큼 올바른 치료 지침을 알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남성형 탈모는 주변에서 가장 흔히 이야기하고 가장 관심이 많은 탈모증이다.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에 의해 사춘기 이후부터 발생한다. 모발선이 'M'자 형태로 후퇴하거나 정수리 쪽의 모발이 가늘어지는 증상을 보인다. 남성형 탈모는 여러 단계를 거쳐서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이다. 때문에 탈모가 의심될 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호전될 수 있다.

다만 탈모치료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상황을 이용해 일부 두피관리센터 등의 비의학적 탈모치료기관과 탈모관리 제품들이 허위·과장 광고를 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치료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비의학적 치료에 의지하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결국 환자의 삶의 질 저하 및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 이는 안드로겐탈모증의 치료뿐 아니라 모든 탈모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두피관리센터는 의료기관으로 허가를 받지 않은 미용업소다. 하지만 일부 두피관리센터의 두피관리사들은 ‘두피치료사’, ‘탈모치료사’ 등의 명칭을 사용하고 의사와 유사한 흰 가운을 착용해 환자들에게 의료기관으로 오인하게 하는 상황이 발생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식약처의 탈모 제품 관련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화장품으로 분류되는 일반 샴푸의 광고에 '탈모 방지' 등을 표기할 수 없다. 의약외품의 경우에도 탈모방지 및 양모효과가 아닌 탈모 치료 효과를 표기할 수는 없다. 샴푸는 모발 건강에 도움을 주는 보조적인 수단일 뿐 근본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앞이마의 모발선이 ‘M’자 형태로 후퇴하고 정수리 쪽의 모발이 가늘어지기 시작하는 남성형 탈모 초기에는 약물 요법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서 탈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약물로는 ‘두타스테리드’, ‘피나스테리드’ 2종의 먹는 약과 ‘미녹시딜’ 성분의 바르는 약이 있다. 중기 이후의 탈모에는 자가모발이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같은 약물요법 및 수술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서는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약물 선택에 있어 온라인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에 근거해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환자의 상태에 가장 적합한 치료가 이뤄지기 어렵다.

◆두타스테리드=체내에는 여러 종류의 남성 호르몬이 있는데 그 중에서 테스토스테론은 모낭에 있는 5알파-환원효소에 의해 남성형 탈모의 원인이 되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전환된다. 탈모 부위에 5알파-환원효소가 많아서 DHT로의 전환이 많이 일어나 탈모를 일으킨다. 두타스테리드는 5알파-환원효소 제1형과 2형을 모두 억제해 탈모에 효과가 있다. 정수리 탈모와 앞머리 탈모 모두에서 효과를 보였다.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시간에 관계없이 하루에 1알(0.5㎎) 복용하면 된다.

◆피나스테리드=5알파-환원효소 중 제2형을 억제해 탈모에 효과가 있다.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하루에 1알(1㎎) 복용을 원칙으로 한다.

◆미녹시딜=강력한 혈관 확장작용이 있어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됐다. 그러나 이 약을 복용한 환자에서 다모증이 발생해 국소 도포제(바르는 약)로 개발됐다. 모발 성장 기간을 연장시키고 모발을 굵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새로운 털집을 만들거나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지는 못한다. 하루에 두번, 모발과 두피를 건조시킨 후 도포해야 효과적이다. 트레티노인이라는 비타민A 계열의 용액과 함께 바르면 효과가 증가된다. 약국에서 구입이 가능한 일반의약품이다.

◆모발이식=남성형 탈모는 탈모증이 많이 진행돼도 머리의 뒷부분(후두부)의 모발은 잘 유지되는 특징이 있다. 이 부분의 모발을 이용해 탈모된 부위에 재배치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1~3회 정도 시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 나이, 탈모 속도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 수술 후에도 기존의 모발을 유지하기 위해서 꾸준히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