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경기도 이천, 추억을 추수한다

송세진의 On the Road / 이천 쌀문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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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농업테마공원 다랭이논
이천농업테마공원 다랭이논

 

들판이 노랗다. 열심히 가르쳐 놓은 덕에 아이들이 더 이상 ‘쌀나무’를 말하지는 않지만, 이제 도시 사람은 노란 들판을 ‘구경’하러 다니게 됐다. ‘우리쌀 100%’가 가장 큰 자랑거리인 광고문구에서 ‘우리 쌀’의 소중함을 깨닫는 요즘, 쌀축제야 말로 가장 근본을 말하는 볼거리가 아닐까.

◆ 이천농업테마공원과 쌀문화관

이천은 쌀이 좋기로 유명하다. 이 지역 전래민요 ‘방아타령’과 ‘자진방아’에 ‘여주이천 자채방아, 금상따래기 자채방아’라는 구절이 나오고, 조선시대 농서 <행포지>에 ‘이천에서 생산한 쌀이 좋다’는 말이 기록될 정도다. 성종도 세종능에 성묘하고 환궁할 때 이천쌀 맛에 반했다고 하니, 그만한 명성이면 당연히 진상미가 됐겠다.

앞의 민요에서 나오는 ‘금상따래기’가 바로 ‘진상미를 재배하는 논’을 말한다. 이천쌀이 좋은 이유는 날씨, 토질, 물의 삼박자가 제대로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결실기에 일조량이 많고 밤낮의 기온차가 큰 것이 좋은 쌀을 추수하는 조건이라고 하는데 이천이 바로 그렇다. 이 시기 이천의 햇살은 따사롭고 하늘도 청명하다.

이천쌀의 명성은 이천농업테마공원에 가면 자세히 알 수 있다. 천하대장군과 허수아비가 반기는 이 공원은 아이들이 농경문화를 체험 할 수 있는 곳이다. 계단식 논을 재현한 다랭이논은 체험용 경작지로 1년 동안 전통방식 그대로 벼농사를 짓는다.

지금은 봄부터 알뜰히 가꾼 벼 이삭이 노랗게 고개를 숙여 가을 분위기가 제대로 난다. 다랭이논을 지나 길을 따라 올라가면 쌀문화관이 있다. 이곳에서 쌀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지하 1층 전시관에서는 우리 조상들이 농사짓던 모습을 볼 수 있다. 선조들은 1년 내내 농사를 지었고 벼농사가 곧 생활이었다. 그러니 단순히 ‘농사’라기보다는 옛 어른들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1층은 쌀문화전시관으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쌀문화와 함께 이천쌀의 우수성도 체험할 수 있다. 아이들과 왔다면 쌀과 농사에 대한 옛 그림을 탁본해 봐도 좋겠다. 어렵지 않게 멋진 동양화 한폭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여행] 경기도 이천, 추억을 추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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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이자 모든 것, 이천쌀문화축제

털털털털…. 탈곡기가 신나게 돈다. 이곳 어르신들이 발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함께 발을 올리고 굴러 보지만 도저히 그 힘과 속도를 맞출 수가 없다. 페달질은 포기하고 돌고 있는 탈곡기 위에 잘 익은 볏단을 조심스럽게 올려놓는다.

탁탁탁탁…. 쌀알이 빠르게 튀어 나간다. 앞에서 멍청히 섰다가 ‘쌀탄’ 맞기 십상이다. 가끔 박물관에서 탈곡기를 본 적이 있지만 그 쓰임새를 직접 경험하긴 처음이다. ‘아, 이렇게 쓰는 거구나!’ 백문이불여일행(百聞不如一行)이다. 아무리 봐도 뭘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더니 벼가 어떤지, 쌀이 어떻게 분리되는지 단번에 알겠다.

이어서 털어낸 쌀은 정미기로 직행, 다시 ‘탈탈탈’ 소리를 내며 하얀 쌀을 내놓는다. 바로 껍질을 벗겨낸 쌀을 입에 물어본다. 오독오독 씹히며 부드럽고 진하게 달고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이천에서 열리는 쌀문화축제. 보기만 했던 것들을 내 경험으로 만들 수 있으니 아이들에게 더 좋다. 쌀축제라는 것이 결국은 먹거리 축제다. 그렇지만 쌀은 우리 민족의 주식이자 우리의 생활역사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먹는 것 이상의 문화를 내포한다.

축제를 통해 쌀과 농사, 밥에 대해 다양한 체험을 하는 것은 물론 쌀 대동놀이, 풍년이요~난장판, 진상마차, 동냥놀이 품바품바, 햅쌀길놀이, 이천쌀해원상생굿 등 농경문화에 대한 우리 민족 전통놀이를 볼 수 있다.

또한 쌀밥명인전을 열어 밥짓기의 달인을 선발하기도 하고 씨름, 줄다리기, 판놀음 같은 각종 민속 놀이에 참여해볼 수도 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이를 위해 참여하지만 학부모 자신이 빠져들어 즐기게 되는 축제가 바로 쌀문화축제이다. 그만큼 쌀과 밥 속에 우리의 소소한 추억이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축제는 이래서 좋다.


세라피아 전시실
세라피아 전시실
이천농업테마공원 쌀문화전시관
이천농업테마공원 쌀문화전시관

◆ 밥그릇 그 이상, 이천 세라피아

이천쌀문화축제는 설봉공원에서 열린다. 이곳은 매해 가을 도자기축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이천의 자랑인 쌀과 도자기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공원 뒤편에 위치한 세라피아는 축제에 온 김에 둘러보기 좋다. 전시관에 들어가기 전부터 발길을 자주 멈추게 되는 이유는 세라믹 이파리가 반짝이는 나무, 도자기로 지은 성, 세라믹 벽 등 크고 작은 작품이 공원 곳곳에 있어 볼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호수 넘어 ‘세라믹스 창조센터’에서는 말 그대로 세라믹의 창조가 이뤄진다. 역량 있는 국내 작가들이 이곳에 자리잡고 작품활동을 하고 있어 그들의 작업을 잠시 엿볼 수 있다. 특히 블로잉 기법 시연을 감상할 수 있다.

작은 유리볼이 뜨거운 가마, 작가의 손과 입을 오가며 독특한 모양의 화병이나 유리작품으로 탄생되는 과정은 볼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2층 전시실은 국내외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벽면을 가득 채운 커다란 작품에서 집 거실에 가져다 놓고 싶은 작은 장식품까지 다양한데, 딱딱하고 매끄러운 세라믹이 털실, 물방울, 무쇠, 자연물 등 다양한 질감이 느껴지도록 다시 태어난 것을 보면 트릭아트전에 와 있는 착각에 빠진다.

여러 가지 도자체험도 있다. 도자기를 빚거나, 초벌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보는 기본적인 체험은 물론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있다. ‘토야빌리지’에서는 이천 도자기 마스코트인 ‘토야’와 함께 각종 미션을 해결하며 도자기 만들기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한다.

이번 여행은 실속과 풍성함을 다 가졌다. 맛있는 쌀밥을 예쁜 도자기 그릇에 담아 먹으면 영양 좋고 맛도 좋은 밥상을 받은 느낌이다. 흔한 쌀이지만 ‘우리쌀’이라 하면 왠지 귀하게 여겨진다. 이천쌀은 농부와 자연이 만든 1년 동안의 합작품이다. 그들의 노고를 기억하며 매 끼니 감사해야겠다.

● 여행 정보

☞ 이천 쌀문화축제 가는 법
[승용차]
올림픽대로 -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 - 서이천삼거리에서 ‘이천, 신둔’ 방면으로 좌회전 - 서이천로 - 시음동삼거리에서 ‘충주, 장호원, 시청, 시의회, 이천경찰서, 이천소방서’ 방면으로 우회전 - 경충대로 - ‘설봉공원 엑스포단지’ 방면으로 우회전 - 경충대로 2709번길 - 경충대로 2697번길

[대중교통]
축제 기간 중 행사장 셔틀버스 운영: 노인복지관, 국민은행, 버스터미널 등 정차
운행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8시30분 (주중 15분 간격, 주말 10분 간격)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쌀문화축제, 설봉공원: 검색어 ‘이천쌀문화축제’ 또는 ‘설봉공원’ /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418-2
이천농업테마공원: 검색어 ‘이천농업테마공원’ /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공원로 48
이천 세라피아: 설봉공원 내 위치

< 주요 정보 >
제 16회 이천 쌀문화축제
031-644-4125 / http://www.ricefestival.or.kr
축제기간: 2014. 10. 22(수)~26(일)
장소: 이천시 설봉공원
이천농업테마공원
031-632-6607 / http://2000farmpark.or.kr/
쌀문화전시관 관람시간: (4월~10월) 오전 9시30분~오후 6시30분 / (11월~3월) 오전 9시 30분~오후 5시
한국도자재단(이천 세라피아)
031-631-6501  / http://www.kocef.org
관람시간: 오전 9시30분~오후 6시(종료 한시간 전까지 입장)
관람료: 성인 3000원 / 초등학생, 청소년, 군인 2000원

< 음식 >
원이쌀밥: 이천의 고유브랜드인 임금님표이천쌀로 만든 돌솥밥과 깔끔한 밥 반찬이 푸짐한 한상으로 나온다.
쌀밥 1만1000원 / 원이정식 2만2000원 / 원이더덕주 1만2000원
031-636-2893 /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초지리 166-1

< 숙소 >
이천자채방아마을: 민박집 6가구와 캠핑장비가 없어도 캠핑을 할 수 있는 글램핑존이 있다. 계절따라 다양한 종류의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어 가족단위 여행자에게 좋다.
글램핑 요금: 8만~12만원
예약문의: 031-634-4283
http://banga.go2vil.org  /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군량1리 419번지
이천농업테마공원펜션: 이천농업테마공원 안에 있어 공원 시설을 함께 이용하기 좋고 금요일 이용고객에겐 훈제 바베큐를 무료로 제공한다. 테르메덴 온천할인권과 온천 픽업서비스가 제공된다.
이용요금: 12만~17만원
예약문의: 010-5182-2585
http://www.2000pension.co.kr /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공원로 48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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