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9·1 대박'? 웃는 곳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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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過熱). 9·1대책 이후 한달 반이 지난 가운데 부동산시장, 특히 청약시장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대책 발표 이후 시장에 기대감이 커지면서 위례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열기가 뜨겁다는 건 부동산시장이 살아나는 청신호로 봐도 무방할 듯 보이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우려의 목소리 역시 크다. 청약시장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사진제공=삼성물산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사진제공=삼성물산

◆위례, 비정상적 청약대박 '좋긴 한데…'

지난 1일 위례신도시에서 ‘위례자이’가 청약접수를 받았다. 예상은 했지만 결과는 더욱 놀라웠다. 1순위에만 6만2000여개의 청약통장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이 ‘139대 1’을 기록한 것. 이는 지난 2006년 이후 8년 만에 경신한 최고 기록이다.

일단 위례자이 청약자 중 상당수는 단기투자수익을 목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청약자 비율로 살펴봤을 때 위례자이 1순위 청약자 6만2670명 중 하남시 이외 지역 청약자는 4만8794명으로 전체의 78%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위례에서 청약 결과가 가장 좋았던 '래미안 위례신도시'의 타 지역 청약자 비중이 68%였던 것과 비교해도 늘어난 수치다.

여기서 재미있는 한가지. 모델하우스도 방문하지 않고 '묻지마' 청약에 나선 사람이 상당수에 달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청약 직전까지 모델하우스 방문자는 4만여명이었는데 청약을 한 사람은 6만여명에 달했다”면서 “청약이 잘돼 기쁘지만 모델하우스조차 방문하지 않고 청약한 사람이 2만여명에 달한다는 것은 비정상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단기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유혹 속에서 위례는 이미 검증된 지역이라고 판단, 묻지마 청약을 한 투자자가 많았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위례는 입지가 워낙 뛰어난 만큼 웃돈이 조금 빠질 수는 있겠지만 분양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강남·미사강변·위례만 웃은 수도권

다른 지역들의 상황은 어떨까. 지난 13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10월 둘째주까지 청약을 받은 수도권 아파트는 총 20곳, 이중 5개 단지만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결국 '되는 곳'만 된 셈이다. 수도권에서는 위례와 강남 재건축 등이 웃었으며 지방도 세종·부산·광주 정도만 인기를 끌었다.

일단 수도권은 지난 9월 미사강변도시 A8블록 공공분양아파트가 1순위에서 마감에 성공한 데 이어 10월 첫 주 위례신도시의 ‘위례자이’, 서울 서초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와 ‘아크로리버 파크’ 2회차, 10월 둘째 주 서울 강남 ‘강남 효성해링턴 코트’가 잇따라 1순위 마감됐다.

하지만 수도권 내 나머지 단지들은 대거 미달사태를 빚거나 3순위에서 겨우 마감에 성공했다. 경기북부 택지개발지구인 고양삼송지구와 양주신도시에서 나온 아파트들은 줄줄이 미달됐으며 수원 권선지구와 용인 역북지구, 평택 등에서 선보인 아파트들도 3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서울 성북구 보문동에 선보인 ‘보문파크뷰자이’와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 롯데캐슬’, 경기 구리시 인창동 ‘구리 더샵 그린포레 2단지’ 등만 간신히 3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지방은 세종·부산·광주 등만 인기

지방 역시 일부 인기지역의 알짜 단지들을 중심으로 청약자들이 대거 몰리며 극심한 온도차를 보였다. 9월부터 10월 둘째주까지의 지방 분양 48개 단지 중 9개 단지만 높은 경쟁률로 1순위 마감에 성공했고, 나머지 39개 단지 중 19개 단지는 청약자를 다 채우지 못하고 미달됐다.

대표적으로 세종시의 경우 중심상업지구와 가깝고 디자인 특화구역으로 지정된 2-2생활권에서 분양된 모든 단지가 높은 청약경쟁률로 마감됐다. 9월 분양된 ‘세종금성백조예미지’ 2개 블록이 평균 '30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이어 분양된 ‘캐슬&파밀리에’ L1블록도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상반기 청약순풍을 이어간 부산에서는 낙오된 단지 없이 순위 내 청약을 마감했다. 특히 부산 진구의 ‘개금역 금강펜테리움 더 스퀘어’의 경우 평균 '17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마감됐다.

반면 강원도 분양시장의 날씨는 ‘흐림’이었다. 총 6개 분양단지 중 원주 단계지구에서 선보였던 ‘원주 봉화산 벨라시티’만 3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고, 나머지 5개 단지는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대구의 상황도 좋지 않아 3개 분양단지 중 1개 단지만 순위 내 마감됐으며, 대전 역시 분양된 6개 단지 중 3개 단지만 3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할 수 있었다.

◆다음 ‘터질 곳’은 어디?

이처럼 지역별로 청약시장의 온도차가 큰 이유는 실수요보다 투자수요가 대거 몰리고 있어서다. 특히 전매제한 완화와 대출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투자환경이 좋아지고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높은 분양권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분양권 전매를 노리는 수요가 상당수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강남재건축 아파트나 위례신도시 등 인기지역에서 분양했던 아파트의 분양권에는 현재 수천만원에서 억단위까지 프리미엄이 붙었다. 당첨되기만 하면 프리미엄을 챙길 수 있는 인기지역의 청약경쟁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방 청약시장의 상황도 같은 맥락이다. 지역 내 입지가 좋아 프리미엄이 붙을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투자자가 몰렸다. ‘광주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봉선동 (구)남구청 자리에 선보인 ‘광주 봉선동 제일풍경체’가 평균 '70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세종시의 강남’으로 불리는 2-2생활권에서 분양에 나선 ‘금강백조예미지’와 ‘캐슬&파밀리에’가 높은 청약경쟁률로 마감했다.

최근 분양에 나서 대박(?)을 터뜨린 A건설사 분양담당자는 “특정지역에 대한 청약 쏠림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에 아파트를 분양 받으면 무조건 돈을 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옥석을 가려서 선별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월 이후에도 연말까지 주요지역에서 알짜 분양이 쏟아질 예정”이라며 “위례처럼 검증된 지역에서 추가로 선보이는 후속물량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병화
김병화 mttime@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위크 김병화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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