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곪은 부위', 아이폰6로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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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6 대란, 이젠 없습니다. 기대하지 마세요.” 지난 4일 휴대전화 판매점이 모여있는 용산전자상가에서 만난 한 판매점 직원의 말이다. 지난 1일 오후 시작된 이른바 ‘아이폰6 대란’ 이후 판매점들은 ‘아이폰6’에 대한 문의를 하자마자 손사래를 치기 바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한달을 넘긴 이동통신업계가 연일 시끄럽다. '아이폰6 대란'이 발생했고 정부가 강력대응을 예고하자 이통사들은 일제히 사과문(?)을 발표했다. 앞서 시행 보름여 만에 여야는 단통법 개정법안을 발의했다. 정부 관계자의 “법 시행 초기라 시장이 불안정하다”는 설명도 미덥지 못하다. 이통업계 전반에 곡소리가 울려 퍼지는 모양새다.

◆ 곪아 터진 이통업계의 현주소

토요일인 지난 1일, 일부 판매점이 아이폰6 구매자들에게 최고 70만원에 달하는 휴대전화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페이백(현금으로 다시 돌려주는 방법) 형식으로 지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통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이전에도 일부 판매점들은 페이백 방식으로 고객을 끌어왔다. 다만 페이백 액수의 차이만 있었을 뿐이다.

업계에서는 이날 대란에 대해 "단통법이 촉발한 예고된 사건"이라는 반응이다. 이통사가 공시 보조금을 쥐꼬리만큼 주면서 시장은 침체됐고, 소비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 판매점과 대리점들은 자신들이 받는 리베이트의 일부를 떼 소비자에게 돌려주더라도 판매 실적을 채워야 했다.

특히 아이폰6 대란이 발생한 주말엔 이례적으로 이통3사가 전산을 개통했고 판매장려금도 급격히 올랐다. 이통3사가 아이폰6 대란을 사실상 방조했다는 지적에서 피해갈 수 없는 이유다.

한 판매점주는 “평소 단말기 한대에 20만~30만원에 달하던 판매장려금이 이날 50만원에서 많게는 70만원에 달했다”며 “그러나 이날 이통3사는 정부 단속이 심한 대리점이나 대형 휴대폰 유통매장에는 판매장려금을 상향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스1 양동욱
/사진=뉴스1 양동욱

그렇다면 왜 하필 아이폰6였을까. 이통3사의 아이폰6 공식 지원금은 25만원 안팎이었지만, 유독 79만원대인 아이폰6 16GB 모델만큼은 할부원금 10만~2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었다. 이날 대부분의 유통점에서는 67~85요금제를 3~6개월 유지하는 조건으로 페이백을 주거나 현금완납(할부원금을 일시 납입)해주는 방식을 취했다.

이를 두고 업계는 이통사들의 '아이폰6 비인기 모델 재고 털기'와 '판매장려금 경쟁'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아이폰6 출시를 전후로 가입자 유치전이 가열되면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아이폰6 16GB 모델의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이통사들이 경쟁적으로 판매장려금 규모를 늘려 혼란을 촉발했다는 지적이다.

◆판매점 “고사 직전 내몰렸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이번 아이폰6 대란에서 완패한 이들은 바로 판매점과 소비자다. 이미 개통을 완료한 소비자에 대한 철회는 없었지만 페이백을 기대한 소비자들의 경우 지원금을 받을 수 없게 되거나 기기를 반납해야 했다.

한 판매점주는 “지난 주말 120여명에 달하는 가입 예약을 받았지만 대부분 취소했다”며 “정부에서 조사를 한다고 하고 이통사도 기기회수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순식간에 중고기기로 전락한 회수 단말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여부다. 기기회수를 할 경우 판매장려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판매점이 고스란히 비용 부담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개통 완료된 기기의 판매장려금에 대해선 통신사가 약속한 장려금을 지급하겠지만, 회수 기기에 대한 비용 부담은 일부 판매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판매점들의 고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아이폰6 대란 이후 소위 '호갱님' 되기를 꺼리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겨 판매부진이 심각해서다. 한 판매점주는 “아이폰6에 대한 문의 자체가 끊겼다”면서 “가뜩이나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판매점들은 고사직전”이라고 토로했다.

◆수술대 오른 단통법

시행 이후 시장을 더욱 혼탁하게 만든 단통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개정안의 주 내용은 지원금 상한 철폐나 요금인가제 폐지, 완전자급제 시행 등으로 모두 이통사와 제조사 간 경쟁 강화에 대한 것이다.

심재철(새누리당) 의원은 보조금 상한선 폐지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단통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심 의원의 개정안은 단말기 보조금 상한제를 폐지하고 지원금 규모를 일반에 공시하기 7일 전에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하도록 했다.

이 밖에도 전병헌(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조만간 완전자급제가 포함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완전자급제는 휴대전화 공기계를 구입한 뒤 원하는 이통사에 가입해 사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앞서 최민희(새정치민주연합)·배덕광·심학봉(이상 새누리당) 의원은 분리공시를 명문화하고 보조금 상한선을 폐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발의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주
박효주 hj030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위크 박효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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