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나이듦'의 기술

이주의 책 / <나이든다는 것과 늙어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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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나이듦'의 기술
현대는 속도와 변화의 시대다. 이 시대에 적응하려면 위험에 대처하거나 리스크를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 위험 투자자인 벤처캐피탈리스트나 모험가, 익스트림스포츠 마니아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변화하지 않고 모험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명제는 상식이 됐다.

속도의 시대인 위험사회에서 나이 든 사람은 설 자리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위험을 각오하고 스스로 끊임없이 변함으로써 활기를 되찾으라고 요구하는 사회에서 나이 들고 늙어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신간 <나이든다는 것과 늙어간다는 것>은 바로 이에 대한 고민과 해법을 담았다.

어느 사회학자의 분석에 의하면 전 생애에 걸쳐 실질적으로 일하는 시기는 점점 줄어든다고 한다. 인간의 기대수명이 77~84세에 이르고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시기가 약 30년(25~55세) 정도라고 하면 우리의 ‘노동수명’은 생물학적 수명의 반 이하로 압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노동수명의 압축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생긴 결과는 두말할 나위도 없이 ‘젊음의 강조’다. 젊음은 유연성을 인정하고 나이 듦은 융통성 없는 경직을 상징한다. 이렇게 젊음은 좋은 것이고 늙음은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만연한다.

이 책의 저자 빌헬름 슈미트는 인생의 덧없는 사멸성과 유한성에서 오히려 실존의 기술을 발견한다. 젊음은 무조건 좋고 늙음은 나쁘다고 말하는 자본주의의 해석에 대항해 늙어가는 것 자체도 좋을 수 있다는 새로운 해석을 내놓는다. 유한성을 인정하면 우리는 훨씬 더 멋지게 늙어갈 수 있다. 모두가 우아하게 늙고 품위 있게 죽고 싶어 한다. ‘안티에이징’ (anti-aging)보다 ‘나이 듦의 기술’ (art of aging)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이 든다는 것에 맞서 살아가는 대신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긍정하고 그것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나이 듦의 기술’은 우리의 인생이 아름답고 긍정할 만한 가치를 지닐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이 책은 변화하는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평정’에 이르는 10단계를 한폭의 풍경화처럼 그려낸다. 인생의 첫걸음 부터 시작해 죽음 이후의 삶을 생각해보고 죽음을 준비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의 문제들을 잔잔하게 풀어낸다. 인생의 단계들은 무엇이며 그 특성들은 어떠한지, 살아가면서 느끼는 행복과 고통은 어떻게 변하고 우리의 삶을 꾸며주는 접촉과 사랑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다.

슈미트는 이것이 마음의 평정에 이르는 나이 듦의 기술이라고 말한다. 마음의 평정으로 번역된 독일어 ‘게라센하이트’ (Gelassenheit)는 ‘놓다’ 또는 ‘놓아두다’라는 뜻의 동사 ‘라센’ (lassen)에서 파생됐다. 잡은 것을 잡지 않은 상태로 두거나, 긴장이나 걱정 따위를 풀어 없애거나, 하던 일을 그만두는 것이 바로 ‘놓아두기’다. 잡은 것을 놓으면 마음이 놓인다. 젊음의 집착을 버리면 우아한 늙음을 얻는다.

“삶의 각 시기에 그것이 본디 차지하고 있는 시간만큼 할애해주는 것이 마음의 평정으로 향하는 첫걸음이다.”

빌헬름 슈미트 지음 | 책세상 펴냄 | 1만2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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