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달콤함'에 푹 빠진 대한민국

시크걸·쿨가이의 '시시콜콜' / (35) 니치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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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이항영 MTN 전문위원과 백선아 MTN 앵커가 만나 핫한 트렌드의 맥을 짚어 드립니다. 센스 있게 흐름을 읽어주는 미녀 앵커와 시크하게 경제 포인트를 짚어주는 훈남 전문가가 경제 이야기를 부드럽게 풀어냅니다. 세상 흐름 속 숨어있는 경제이야기를 함께하시죠.
과자 하나에 대한민국이 들썩거렸다. 그 주인공은 바로 허니버터칩.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열풍을 접한 젊은세대부터 과자에 관심이 없던 부모세대까지 누구나 한번쯤 먹어봐야 되는 필수 과자가 됐다. 각종 마트와 편의점에선 쏟아지는 문의에 ‘허니버터칩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내걸 정도다. 심지어 냉장고나 세탁기, 자동차와 같은 고가 가전제품을 사면 허니버터칩을 한박스씩 준다는 마케팅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사진=머니투데이 DB

◆‘허니’만 들어가면 ‘완판’

지난해 8월 출시된 후 몇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허니버터칩은 구하기 쉽지 않다. 해태제과는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째 허니버터칩 매진기록을 세우며 매달 75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뒤이어 올 1월에 출시한 허니통통까지 완판 행진을 벌이며 두 제품의 1월 매출이 11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젠 ‘허니’가 아니면 식품업계에서 관심을 받기 힘들 정도다. 허니버터칩 열풍은 식품업계를 넘어 화장품업계로 번졌다. 최근 화장품브랜드 미샤에서 허니버터팩을 출시했는데 단 15일만에 판매량 1만개를 돌파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화장품 성분에도 허니버터칩 과자에 들어가는 아카시아벌꿀과 프랑스산 고메버터가 그대로 포함됐다. 뿐만 아니다. 스킨푸드는 매장 간판까지 벌집 모양으로 바꾸고 로열허니 프로폴리스 에센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감자칩을 변형한 허니버터칩이 각 업계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자 식품업계는 독특한 맛의 이색제품을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다. 이마트는 PL(Private Label)상품으로 랍스터 맛, 칠리 맛, 후추 맛 등 이색적인 맛의 감자칩을 내놨다. 실제로 올해 이마트에서 전통 감자칩은 매출이 10%가량 줄었지만 이색감자칩 매출은 35%나 증가했다.

감자칩 외의 식품업계도 이색식품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리아는 국민 간식인 버거와 라면을 합쳐 ‘라면버거’를 50만개 한정판매했다. 지난 1999년 판매했던 ‘라이스 버거’ 이후 16년 만의 이색제품 출시다. 정식품은 달달한 애플망고와 두유를 결합시킨 ‘베지밀 과일이 꼭꼭 씹히는 애플망고 두유’를 출시했다.

◆가루비·펩시, 이색 맛으로 성공

이와 같은 이색 맛을 추구하는 열풍은 ‘니치’(niche)마케팅의 성공으로 볼 수 있다. 니치는 시장의 틈새란 뜻으로 기존 주류시장을 벗어나 특정분야의 소규모시장을 뜻한다. 시장점유율이 낮은 기업이나 후발주자가 틈새시장을 공략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는 전략으로도 많이 선택된다. 최근 허니버터칩 열풍으로 국내에서 니치마켓이 활성화됐지만 해외로 눈을 돌리면 틈새를 노린 니치마켓 제품이 꽤 눈에 띈다.

일본의 대표 감자칩 가루비는 시시각각 소비자의 호불호에 따라 맛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치즈 퐁듀 맛, 크림치즈 파스타 맛, 버터 간장 맛, 유자 맛, 피자 맛, 매실 맛 감자칩 등 니치마켓을 이끄는 선두주자로 통한다.

일본 소비자에게 니치마켓이 통하자 다른 기업들도 다양한 이색 맛 제품을 선보였다. 펩시와 합병된 스낵기업 프리토레이는 펩시 맛 치토스를 내놓았다. 펩시 맛 치토스는 톡 쏘면서도 새콤한 맛으로 소비자를 사로 잡았고 일본에서 출시됐지만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를 통해 전세계로 팔리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 매년 벚꽃축제 기간이 되면 식품업계의 거의 모든 제품이 핑크색의 벚꽃 옷을 입고 향긋한 벚꽃 향이 첨가된 맛을 출시한다. 벚꽃 마케팅이 니치마켓에서 꽤 쏠쏠한 전략으로 통하자 지난해에는 한국의 스타벅스에서도 벚꽃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초록빛이었던 스타벅스 로고는 분홍빛으로 물들었고 텀블러와 머그컵 등의 제품이 벚꽃 무늬로 도배됐다. ‘체리블라썸 라떼’와 ‘체리블라썸 화이트 초콜릿’처럼 벚꽃이 연상되는 음료도 선보였다.

물론 독특한 제품이 모두 호평받는 것은 아니다. 과자전문제조업체 나비스코(Nabisco)에서 할인마트 타깃(Target)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수박맛 오레오 쿠키’를 내놓았는데 일부 소비자들은 초콜릿 쿠키의 대명사 오레오 명성에 큰 오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 1985년 코카콜라에서 내놓았던 '뉴 코크'(New Coke)는 기존의 톡 쏘는 콜라 맛의 정체성을 잃고 부드러운 와인에 가까운 맛으로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 소비자들이 기존 코카콜라 제품을 사재기하면서 뉴 코크는 3개월 만에 단종됐다.

◆중국시장으로 눈 돌려라

오늘날 소비자의 니즈는 더 이상 천편일률적이지 않다. 각자의 개성과 입맛에 따라 다양하게 초세분화된다. 덕분에 니치마켓은 정체된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는 기업에게 좋은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시장의 크기가 작아서 고려되지 않던 틈새시장이 이제는 역설적이게도 ‘다수의 시장’을 뛰어넘어 역주행할 수 있는 가치를 더 인정받게 된 것이다. 어느 업종이나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 성장성에 한계를 느껴 새로운 틈새시장을 찾지만 특히 식품업계에서 니치마켓이 발달하는 경향이 강하다.

식품은 상대적으로 맛의 변형이 쉽고 비용이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제품 중 실제 살아남는 것은 몇개 안된다. 대한민국에 한집 건너 하나일 정도로 많은 치킨집, 피자집, 카페가 대표적이다. 닭으로 할 수 있는 요리는 더 이상 새로울 게 없을 정도로 굽고 튀기고 볶는다. 칠리치킨, 마늘치킨, 치즈치킨, 파닭치킨 등 여러 소스를 곁들여 새로운 맛을 탄생시킨다. 국내 맛뿐만 아니라 인도치킨, 자메이카치킨도 등장했다. 피자 위의 토핑도 먹는 거면 뭐든지 다 올리는 시도를 한다.

이제 비즈니스나 투자의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수많은 피자체인이 생겼다가 망하고 동네 조그만 피자가게도 넘쳐난다. 대형마트까지 피자시장에 뛰어들다 보니 경쟁이 과하다. 따라서 중국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이 많다. 그중 하나가 미스터피자로 유명한 MPK다.

아침부터 외식이 흔한 중국에서도 아직은 피자가 낯설다. MPK는 바로 이 점을 공략했다. 물론 중국에도 내로라하는 글로벌기업이 진출한 상태지만 나라 자체가 워낙 크다 보니 아직 피자를 한번도 맛본 적 없는 인구가 많다.

지난해 12월 NH투자증권은 중국 현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중국 현지에서 구매한 한국제품 중 만족도가 제일 높은 것을 물었더니 화장품이 1위였고 프랜차이즈 음식료 분야가 그 뒤를 이었다. 더 이상 새로운 니치마켓을 찾기 힘든 예비창업자나 주식투자자라면 중국시장에서 새롭게 기회를 찾아보면 어떨까.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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