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중고차 매매, 친구보다 믿을만한 경매

경매를 알면 돈이 보인다 / '첫 애마' 모바일경매로 팔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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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경매시장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부자의 전유물이던 시장에 대중화 시그널이 나타난 것. 경매 마니아가 늘면서 '출품작'도 다양해졌다. 오프라인에 국한됐던 경매현장도 온라인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 처음은 두려운 법. <머니위크>가 달라진 경매시장을 재조명하고 그 현장을 찾아봤다. 또 초보 경매자를 위한 실전 팁도 담았다.
“차를 팔고 싶은데 어떡하면 될까요?” 지난 1월27일 전화 한통으로 내 생애 첫 애마의 매매가 시작됐다. 그간 중고차 매매를 위해 지인의 소개로 이곳저곳 알아봤지만 모두 마땅치 않았다. 직거래를 하기 위해 만난 이들은 약속된 가격에서 조금이라도 더 깎기 위해 내 애마의 이곳저곳을 흠집 잡았다. 견적도 중구난방이었다. A사와 B사가 제시한 가격이 수백만원가량 차이가 났다. 중개인과의 실랑이도 겁났다. 여자 혼자 가면 제값을 받지 못할 것이란 불신도 생겼다. 쉬는 날 하루를 꼬박 중고차 매매에 할애하는 것도 아까웠다.

 
/사진=머니위크
/사진=머니위크

집 앞서 감정… 시간·장소도 ‘내가’

해결방법을 찾다 여러명의 견적을 한번에 받아볼 수 있는 경매방식으로 중고차매매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오프라인경매의 경우 경매장에 차량을 입고해야 하기 때문에 경매기간 동안 차량을 운행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결정했다. 중고차매매를 경매방식으로 진행하되 그 무대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긴 ‘모바일경매’로 5년이 지난 나의 첫차 ‘베라크루즈’를 팔아보기로.

국내에는 모바일자동차경매업체가 몇개 없어 지난해 9월 처음 탄생한 엠파크이지옥션을 통해 경매를 진행했다. 과정은 단순했다. 홈페이지에서 상담을 접수하거나 전화 한통으로 출품신청을 하면 판매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평가사가 직접 방문한다고 했다. 약속시간은 1월28일 오전 11시 기자의 집 앞으로 정했다.

약속 당일. 시간에 맞춰 차량평가사가 방문했다. 차를 보기에 앞서 평가사는 ‘출품확약서’를 제시했다. 차량정보와 차량매각 희망가, 차량의 보험처리 여부 등 차량에 대한 확인사항을 체크하는 서류다.

‘차량 운행 중 경고등이 뜬 적이 있습니까’, ‘침수 및 접학수리 또는 전손 이력이 있습니까’, ‘출품자 본인이 보험처리를 하지 않고 직접 수리한 부분이 있습니까’ 등 질문에 대한 답을 적고 나니 평가사는 출품자가 알아야 할 경매에 대한 정보 등을 설명했다. 전반적인 내용을 꼼꼼히 듣고 읽고 나면 그때부터 평가사의 차량에 대한 진짜 평가가 시작된다.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이 움직이는 거래인 만큼 차량 평가도 꼼꼼했다. 평가사는 차량의 전면과 후면을 살펴보고 손전등까지 비춰가며 차량의 내·외관과 성능을 낱낱이 살폈다. 검사과정이 너무 자세하고 꼼꼼해 혹시 견적이 불리하게 나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들 만큼 냉정한 평가가 이어졌다. 평가사는 “구매자들은 모바일에서 사진 몇장으로 구매를 판단해야 하는 만큼 현장에서의 평가가 중요하다”며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십여분간의 차량 평가 후 즉시 차주(판매자)에게 평가결과를 알려줬다. 5년 된 베라크루즈의 방문평가 결과는 ‘양호하다’는 평을 받았다. 차량 평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끝나자 평가사는 내외관의 사진을 찍었다. 전면과 후면, 차량내부, 스크래치 등 문제가 있는 부분들을 사진으로 찍어 차량정보와 함께 평가사의 스마트폰에 담았다.

이 자료들은 고객의 허락 하에 엠파크이지옥션의 회원사인 전국 300여개의 중고차 매매업체에 전송된다. 차량평가가 모두 끝나면 이제 경매과정이 남았다. 당일 바로 경매를 진행할 수 있다고 해 오후 2시로 경매일정을 잡았다.

/자료제공=엠파크이지옥션
/자료제공=엠파크이지옥션

◆한시간 만에 21개사 견적 한번에

‘딩동’. 점심을 먹고 나니 문자메시지 알람이 울렸다. 본인 인증절차를 거쳐 경매실황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회사 측이 보낸 링크를 따라가니 차주 이외에는 접속이 불가했다.

오후 2시. 내 차량의 모바일경매가 시작됐다. 전국 300곳을 회원사로 두고 있지만 시간의 제약과 각사의 사정이 있어 모든 업체가 참가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단 엠파크이지옥션 관계자는 “입찰에 참가한 중고차 매매업체들은 철저한 신원관리를 거쳐 엄선된 만큼 믿고 거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경매현장을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중고차 경매회원 딜러들이 매입 희망가격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첫번째 업체를 시작으로 10분 정도 지나자 2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경매 시작 후 한시간이 지났다. 총 참여업체는 21곳. 화면에는 가격 순으로 입찰현황이 제시됐다. 각 업체마다 제시한 가격은 모두 달랐다.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한 곳도 있었지만 기자가 희망하는 가격보다 높은 곳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경매를 통한 경쟁방식으로 진행돼 견적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 이날 경매의 최고가는 기자가 희망한 가격보다 50만원 높은 곳이었다. 이제 결정은 다시 차주에게 돌아왔다. “낙찰하실 건가요? 유찰하실 건가요?”

결정에 대한 기회는 단 한번. 차주는 경매종료 후 2시간 이내에 홈페이지 혹은 전화를 통해 낙찰과 유찰을 결정해야 하며 2시간 경과 후에는 자동유찰 처리가 된다. 만약 낙찰 결정 이후 결과를 번복하면 딜러에 대한 보상문제로 30만원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한 결정이 필수다.

차량매각을 확정했다면 차량인도 일자를 정하면 된다. 이때도 차주가 움직일 필요는 없다. 약속된 날짜에 맞춰 차량대금 입금을 확인한 후 차량등록증, 개인인감증명서 등 구비서류와 자동차 열쇠를 내집 앞까지 방문한 탁송기사에게 인계해주면 중고차매매의 모든 과정이 끝난다. 차량의 명의이전까지 중개업체가 책임지기 때문에 차주 입장에서는 번거롭고 복잡한 과정을 쉽고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

유찰을 결정했다 하더라도 별도의 수수료가 붙지 않기 때문에 차주의 피해는 없다. 실제 자동차 모바일경매를 이용한 A씨는 “혼자 알아볼 때보다 훨씬 많은 견적을 받아볼 수 있어 마음에 들었다”며 “이전 후에도 혹시나 대포차가 되진 않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명의이전까지 안전하게 책임지니까 모바일경매에 대한 우려도 지웠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정채희
정채희 poof34@mt.co.kr  | twitter facebook

IT 전 분야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통3사, TV홈쇼핑,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자 여러분들의 따끔한 말씀, 혹은 제보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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