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집사라' 정책 2탄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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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공유형 주택담보대출’ ‘수익공유형 초저금리 은행대출’

지난해 대한민국을 가장 떠들썩하게 했던 부동산정책은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완화로 대표되는 이른바 ‘빚내서 집사라’ 정책이었다. 그리고 새해가 밝자 그 후속편이 등장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을테니 돈 빌려 집을 사라는 정책이다. 연 1%대의 초저금리로 돈을 빌려 10억원 상당의 중대형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는 달콤한 말에 서민들의 마음이 설렌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월27일 발표한 ‘2015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는 이른바 ‘수익공유형 초저금리 은행대출’ 방안이 포함됐다. 소득수준이 어떻게 되건 상관없이 공시가격 9억원까지의 주택을 구매하는 사람에게 은행에서 ‘코픽스 금리-1%포인트’에 해당하는 금리로 돈을 빌려준다는 내용이다. 1월 코픽스 금리는 2.16%로 현재 기준으로 하면 이 대출상품의 금리는 1.16%다. 대출 한도는 주택가의 최대 70%이며 DTI는 기존 주택대출과 똑같이 적용받는다. 다만 ‘수익공유형’ 상품으로 수익 발생 시 집값대비 대출금액의 비율만큼을 은행에 상환해야 한다.

정부는 3~4월쯤 우리은행을 통해 이 상품을 출시해 3000호 규모의 시범사업을 거쳐 성과와 문제점 등을 점검한 뒤 본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갖가지 우려가 나온다.
 
‘빚내서 집사라' 정책 2탄의 함정

◆수익은 우리 몫, 손실은 네 책임… ‘7년 후’ 봐야

가장 먼저 나오는 우려는 손익공유가 아닌 수익공유형이라는 점에서다. 수익공유형 주택담보대출이란 기존 주택보증기금의 공유형 모기지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주택매각 또는 중도상환 시 매각차익(평가이익)을 은행과 나누는 대출상품이다.

예를 들어 7000만원을 대출받아(대출비율 70%) 1억원에 주택을 매입한 사람이 이를 1억1000만원에 팔았다고 가정해보자. 이 사람은 원금과 이자 외에 매각차익 1000만원의 70%인 700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은행에 추가 상환해야 한다. 원금을 많이 상환했다면 이 비율은 줄어들지만 3년의 거치기간이 있기 때문에 원금상환비율은 적을 수밖에 없다. 반면 만약 이 주택을 9000만원에 팔아 1000만원의 손실을 본다면 이에 대해 은행이 대출에서 감면해 주는 금액은 전무하다.

이러한 시스템은 얼핏 보면 투자목적이 아닌 ‘평생 거주할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이라면 시세 차익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주택안정을 위한 정책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7년 후’부터다. 우선 대출일로부터 7년이 되면 거주 중인 주택의 감정가를 토대로 은행에 시세차익에 대한 정산을 해야 한다.

거주 중인 주택가를 감정해 집값이 떨어졌다면 은행에 정산할 금액이 없지만 오히려 집값이 오르면 문제가 된다. 집을 매각하지 않았음에도 해당 시점의 감정가에 따라 은행에 시세차익을 상환해야 하는 것이다. 만일 당장 은행에 상환할 돈이 없다면 입주자는 울며 겨자먹기로 다시 빚을 지거나 주택을 팔아 다른 집으로 이사가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런 이유에서 일각에서는 집값이 올라봐야 '7년짜리 전세'에 그치는 이상한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주택 거래와 이주에 드는 비용을 감안하면 입주자가 이득을 보기는 쉽지 않다. 이뿐 아니라 7년 후부터는 금리가 기존의 주택담보대출이자와 같은 이자로 전환된다. 만기가 20~30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7년 이후의 이자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7년 내에 집값이 최고점을 찍었을 때 집을 처분하는 사람만이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다. 주거 안정이 아닌 ‘투기’를 부추기는 셈이다. 게다가 시세차익을 남기고 7년안에 집을 되팔아 빚을 상환한다 해도 중도상환수수료가 있어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대출금을 5년 안에 갚으면 조기상환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3년 안에는 연 2.7%, 3~5년 사이는 연 1.35% 정도가 될 전망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감정가가 오른다고 해도 은행상환금 마련을 위해 주택을 내놓는 가정이 많을 것”이라며 “결국 시장에 물건이 넘쳐 실거래가는 떨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집값 안올라도 은행대신 대주보 ‘직격탄’

얼핏보면 집값 하락에 따른 손실금액이 없다 해도 초저금리를 제공하는 만큼 은행은 집값에서 수익이 나지 않으면 손실을 보는 구조인 것처럼 보이나 내용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대한주택보증이 손실분 보전에 나서기 때문이다.

국토부 측은 “코픽스보다 1% 낮은 금리의 상품이라는 것은 은행이 2% 정도의 손실을 기본적으로 안고 시작하는 것”이라며 “역모기지처럼 대출운용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익을 대주보가 보증해주는 것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결국 대출을 시행하는 주체는 은행이지만 집값이 적어도 2% 이상 꾸준히 오르지 않으면 대주보가 손실을 입게 되는 것이다. 대출 7년 이후부터는 대출금리가 일반 변동금리로 바뀌기 때문에 보증기간 조건 등에 따라 대주보 부담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자칫 주택기금의 재정 취약으로 이어져 다양한 주거복지에 쓰일 재원이 모자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토부 측은 은행에 특혜를 준 것이 아닌 대주보와 수익·리스크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기금의 공유형 모기지에도 대한주택보증의 공적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유형”이라며 “은행 및 대주보 어느 기관에게도 일방적으로 불리하거나 손실을 전가하기보다 양기관이 합리적으로 주택시장 변동성의 리스크를 분담하고 합리적으로 수익도 배분할 수 있도록 보증 구조를 설계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공급물량도 향후 주택시장 변동성, 은행의 리스크 감내여력, 보증기관의 보증여력 등을 고려해 산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최윤신
최윤신 chldbstls@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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