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건보료, 옛날엔 '담배 한갑'

'오락가락' 건보료 개편 / 그동안 얼마나 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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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을 놓고 정부가 오락가락하다 보니 제도가 제대로 고쳐질지 의문이다. 현행 건보료 부과체계는 공정성과 형평성 차원에서 허점이 많다. 잘못된 것은 뜯어 고치는 게 상식이다. <머니위크>는 현행 건강보험료 부과체계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개선방향을 살펴봤다.
미국은 세계 최강대국이다. 세계 최고의 경제력과 힘을 가지고 있지만 모든 면에서 1등은 아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미국보다 나은 부분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기대수명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78.8세다.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지난 2013년 기준으로 81세다. 평균적으로 한국인이 미국인보다 오래 산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수명이 미국인보다 긴 것은 국민건강보험 덕도 크다. 물론 미국에도 전국민 의료보험이 있다. 일명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환자보호와 알맞은 가격 치료법’(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이다. 다만 이 법안이 시행된 것은 지난 2010년이다. 현 시대의 최강국인 미국조차 지난 세기에 도입 논의를 시작, 100년간 수많은 논란을 거듭한 끝에 간신히 도입에 성공한 것이 전국민 의료보험이다.

우리나라에서 국민 의료보험이 시작된 것은 1960년대다. 최소한 국민에 대한 건강권 보장이라는 측면만 놓고 보면 우리가 미국보다 먼저 시작한 셈이다.

 
[커버스토리] 건보료, 옛날엔 '담배 한갑'

◆ 매번 오르기만 하는 건강보험료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9월 블룸버그가 발표한 ‘의료효율성 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제도는 싱가포르, 홍콩, 이탈리아, 일본에 이어 세계 5위다.

그럼에도 우리 국민들의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불만은 매우 높다. 우선 보험료가 오르기만 하고 내릴 줄 모른다. 2000년대 들어 건강보험료는 매년 쉬지 않고 꾸준히 올랐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1년 3만2713원이었던 세대당 건강보험료 부담액(지역·직장가입자 합계 평균)이 2013년에는 8만7670원으로 168%나 늘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은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로 부과체계가 나눠져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역가입자보다 직장가입자들의 부담이 더 늘었다. 지역가입자의 부담액은 지난 2001년 3만6253원에서 2013년 7만7783원으로 114.56% 올랐다. 같은 기간 직장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액은 2만8830원에서 9만2565원으로 221.07% 급증했다.

건강보험료는 왜 오르기만 하는 걸까. 일반적으로 정부(보건복지부)는 매년 다음해의 건강보험 지출을 예상하고 건강보험료 수익을 결정한다. 결국 정부가 매년 건강보험료 지출을 실제보다 높게 책정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고 초고령화 시대에 진입한 대한민국의 상황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보험료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 1975년 건보료, 월급여의 3% 수준

과거에도 보험료는 오르기만 했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과거의 자료를 모아 시계열을 분석할 수는 없었다. 너무 오래 전인 데다 전산화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2000년대 이전의 자료가 없다”며 “당시 직장의료보험과 각지의 지역의료보험이 통합된 데다 의료보험조합도 통합돼 해산했기 때문에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단편적인 자료를 통해 당시의 보험료를 엿보는 것은 가능하다. 김종대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김학준 보좌관이 발간한 <김종대의 국민건강보험설>에 따르면 지난 1975년 피용자(기업) 의료보험조합은 대체적으로 보험료를 법정 최저선인 월급여의 3% 수준으로 정했다.

자영자(민간) 의료보험조합은 대체로 1인당 100~200원을 월납액으로 정했다. 다만 자영자 의료보험조합은 1인당 보험료의 편차가 심했다. 거제청십자조합은 60원으로 가장 낮은 반면 춘성의료조합은 500원으로 가장 높았다. 부산의 청십자의료조합의 경우 가입비를 1000원 받았고 백령적십자의료조합은 세대당 200원을 받았다.

이 금액은 당시 어느정도의 가치였을까. 경기도 행정역사관에는 지난 1960~70년대의 월급봉투가 전시돼 있다. 같은 사람이 지난 1968년 5월에 받은 급여봉투와 지난 1975년 1월에 받은 봉투다. 지난 1968년에 받은 급여는 수당을 포함해 1만550원, 7년 뒤인 1975년 1월에 받은 급여는 수당을 포함해 4만800원이다.
지난 1971년 봉급생활자의 월급은 평균 2만2441원이었다. 생필품 기준으로 살펴보면 우리나라 최초 필터담배인 ‘아리랑’이 1976년 단종될 때 1갑에 150원이었다. 또한 같은 해 2홉들이 병소주의 출고가는 105원이었다. 지난 1970년대 서울 시내버스요금은 15~80원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당시 건강보험료 100~200원은 적은 돈은 아니지만 크게 부담되는 수준도 아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합’에서 ‘공단’까지… 험난했던 건강보험史

우리나라에 의료보험이 등장한 것은 지난 1960년대다. 우리 정부는 지난 1963년 의료보험법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이 모여서 조합을 만든 뒤 병이 나면 의료비의 일부를 지급하는 의료보험조합을 설립할 수 있었다.

첫 조합의 등장은 지난 1965년 만들어진 중앙의료보험조합이다. 하지만 이 1호 조합은 1년도 버티지 못하고 해산됐다. 보험료 납부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수준이 낮았고 사업비도 부족해서다. 이후 임의보험 시대의 피용자 의료보험조합은 총 4개뿐이었다. 다행히 민간의료보험조합이 8개나 설립되며 전체 조합 수는 11개를 기록했다.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린 고 장기려 박사(1911~1995년)가 지난 1968년 부산에서 만든 청십자의료보험조합을 시작으로 민간의료보험조합이 7개나 더 생겼다. 청십자의료보험조합은 현재의 국민건강보험의 토대가 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의료보험제도의 그늘로 들어오는 사람은 꾸준히 늘었다. 지난 1977년 5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직장의료보험제도가 처음 실시됐다. 또한 지난 1979년 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직원과 3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의료보험이 시작됐고, 이어 농어촌지역의료보험(1988년), 도시자영업자(1989년) 등으로 확대되며 사실상 전국민 의료보험시대를 맞았다.

이후 김대중 정부 초기에 직장의료보험과 전국 각지의 지역의료보험을 통합했다. 이전까지 중소업체였던 의료보험조합을 통합했고 지난 2000년 7월1일 모든 의료보험이 국민건강보험으로 통합돼 현재에 이르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유병철
유병철 ybsteel@mt.co.kr  | twitter

<머니위크> 증권팀 유병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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