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의 보험, 이렇게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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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가장 잔인한 달/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엘리엇의 ‘황무지’라는 시 중 일부다. 근대사에서 4월은 정치적 변혁이나 경제적 침체 현상이 빈번했다는 데서 곧잘 잔인한 달로 거론된다. 올 4월은 특히 보험소비자들에게 잔인한 달로 기억될 듯하다.
 
보험은 매년 4월 보험료가 조정된다. 특히 올해는 3년 만의 경험생명표 개정과 2년 만의 예정이율 인하가 맞물렸다. 더욱이 금융당국은 ‘과잉 진료 유발’을 이유로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일컬어지는 실손의료보험의 혜택마저 줄였다.

◆실손보험 선택권 축소, 종신형 연금 수령액 줄어
 
보험소비자에게 가장 아쉬운 소식은 4월부터 가입하는 실손의료보험의 경우 ‘자기부담금 10%’ 상품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지난 3월까지 실손의료보험은 가입자가 실제 쓴 의료비 중 80~90%를 지원했다. 자기부담금 10%를 선택하면 매월 내는 보험료는 살짝 비싸지지만 실제 아플 때는 90%까지 보상받았다. 반면 자기부담금이 20%인 경우에는 매월 내야 하는 보험료가 저렴하지만 실제 사고가 발생한다면 돌려받는 의료비가 80%에 그친다.
 
송승용 희망재무설계 이사는 “자기부담금 20%인 상품은 10%인 상품에 비해 고작 1000~2000원 정도 저렴한 편”이라며 “금융당국이 과잉 진료 우려를 이유로 보험가입자의 선택권을 축소한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꼬집었다.
 
단 ‘연간 자기부담금 상환 총액이 200만원’이라는 안전장치는 주목할 만하다. 송 이사는 “기존 자기부담금 10% 상품과 마찬가지로 연간 자기부담금 상한 총액이 200만원으로 유지되므로 진료비 규모가 큰 경우에는 오히려 자기부담금 20% 상품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낮은 보험료를 내고 연간 자기부담금 200만원 이상이면 똑같이 추가부담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잔인한 4월의 보험, 이렇게 바뀐다

‘8차 경험생명표’와 예정이율 인하도 4월부터 연금보험과 암보험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8차 경험생명표’의 평균 수명은 여성은 86.7세, 남성은 81.4세로 각각 기존보다 0.8세, 1.4세씩 늘어났다. 이같이 늘어난 수명에 따라 종신토록 받는 연금의 수령액은 줄어든다. 또한 암 발생률이 3년 전보다 평균 11.22%나 높아졌기 때문에 암 보험료도 인상될 예정이다. 아울러 보험사가 자산운용을 통해 보험상품에 반영하는 예정이율이 지난해 3.5%에서 3.25%로 인하된 것도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꼽힌다. 보험업계는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인하되면 약 6~7%의 장기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저축성보험의 수익도 뚝뚝 떨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실종’이 임박한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이 아직 남아있음은 주목할 만하다. 가입 시 약속한 금리를 만기 때까지 적용해주는 상품은 요즘처럼 금리가 떨어지는 시기엔 수익성 악화 요인이 되므로 보험사들이 판매를 꺼릴 수밖에 없다. 이에 MG손해보험은 연 3.25%의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을 지난 3월 말로 판매 종료했다.
 
하지만 ‘마지막 잎새’ 같은 상품이 아직 남아있다. 더케이손해보험은 연 3.5%의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을 판매 중이다. 만기는 10년, 15년 등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더케이손해보험에서 변동금리형 저축성보험 판매를 준비 중인데 이를 위해서는 확정금리형 상품의 판매 실적을 쌓아야 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을 판매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新연금종신보험·마일리지車보험 '반가운 소식'

이달부터 사망보험금을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신연금종신보험이 출시된다. 새로운 연금 종신보험은 만기 후에도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매달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상품이다. 고령화시대 길어진 노후 준비를 위해 고안됐다. 기존에도 사망보험금을 연금으로 전환해주는 종신보험이 일부 출시됐지만 사망보험금의 80% 수준인 해약보험금 기준이어서 가입자에게 일부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새로운 연금종신보험은 4월1일 신한생명을 필두로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등에서 선보인다.
 
주행거리가 비교적 짧은 운전자를 위한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의 할인폭도 커졌다. 동부화재는 오는 16일부터 3000㎞ 이하 주행 때 제공했던 할인율을 13.2%에서 18.3%로 확대하고, 5000㎞ 이하는 할인율을 9.8%에서 13.9%로 높인다. 현대해상은 3000㎞ 이하(11.9%→16.5%), 5000㎞ 이하(8.8%→13.6%), 1만㎞ 이하(5.6%→10.6%)로 구간을 세분화해 차등적 할인을 확대 적용한다.
 
롯데손보도 3000㎞ 이하(11.9%→18.8%), 5000㎞ 이하(8.8%→13.5%), 7000㎞ 이하(5.6%→10.6%)와 1만㎞ 이하(5.6%→9.3%) 구간별로 할인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삼성화재는 이미 지난 3월부터 주행거리가 4000㎞ 이하이면 11%, 1만㎞ 이하이면 6%의 보험료를 각각 할인 적용했다. 운행량이 줄어들면 사고 위험 가능성이 낮아지는 만큼 합리적으로 보험료를 낮춰준다는 취지다.
 
한편 이달부터 유방암 환자의 유방재건 수술비 부담은 크게 줄어들게 됐다. 유방암 환자의 유방재건 수술비용에 건강보험 혜택이 새롭게 적용됨에 따라 최대 2000만원까지 개인이 부담해야 했던 유방재건 수술비가 최대 400만원으로 대폭 조정됐다. 수술비용 부담으로 유방재건수술을 포기하는 유방암 환자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배현정
배현정 mom@mt.co.kr

머니위크 금융팀장 배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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