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30:20' 대출의 법칙 아시나요

대출 광풍시대 생존법 / 맞춤 포트폴리오를 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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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빚으로 살찐 사회다. 군살이 더덕더덕 붙은 것을 넘어 고도비만 위험이 임박했다. <머니위크>는 대출 광풍이 몰아치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피할 수 없는 빚일 경우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출 포트폴리오를 알아봤다. 아울러 알짜대출 활용법과 자영업자를 위한 대출법을 사례를 통해 살펴봤다.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는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자신의 배를 담보로 빚보증을 선다. 무역상인인 그는 배가 들어오면 당장 갚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다. 그러나 돈을 빌려간 친구는 제 날짜에 돌아오지 못하고 안토니오의 배는 바다에서 좌초되면서 죽음의 위기에 직면한다.

권선징악의 명작동화로 기억되는 <베니스의 상인>은 돈에 대한 고민과 교훈을 실감나게 담았다. 가계 재정에 빨간 불이 들어온 가정이거나 혹은 무리한 대출을 감행할 계획이 있다면 이 동화를 주목해보자. ‘쩐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대출의 기술을 엿볼 수 있다.

◆대출 실행 전 미래 계획부터

두 대학생 자녀를 둔 50대 가장 A씨는 요즘 우울증을 앓고 있다. 그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소박한 가장이다. 주택담보대출로 2억원의 빚을 냈지만 당시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면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금방이라도 오를 것 같았던 집값은 요지부동이다. 대출비용은 해마다 늘었다. A씨는 매달 이자와 원금상환으로 200만원을 내고 있다. 게다가 올해 막내 아들이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두 자녀의 등록금도 부담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A씨에게 집부터 매각할 것을 권했다. 김기성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상담사는 “안타깝지만 채무를 유지하기보다는 집부터 매각해 빚을 갚아야 한다”며 “매달 대출이자를 꼬박꼬박 내며 집값이 오르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빨리 정리하는 게 낫다”고 진단했다.

 
[커버스토리] '30:20' 대출의 법칙 아시나요

과연 A씨가 ‘집도 잃고 돈도 잃을 수 있는’ 참담한 상황에 몰린 근본 이유는 무엇일까. 미래에 대한 계획과 설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대출의 기술>의 공동저자인 이규빈·이성호씨는 저서를 통해 이렇게 지적했다. “미래에 대한 계획이 없는 무조건적인 소비, 이것이 ‘베니스 상인’의 발단이 됐다. 무계획적인 소비와 무리한 대출로 미래를 저당 잡힌 현대인의 모습이 바로 바사니오의 진짜 얼굴이다.”

A씨의 경우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환상 속에 자녀교육비와 은퇴 등의 현실적 고민을 뒤로 한 것이 화근이다. 아울러 현명한 대출을 받으려면 자신에게 꼭 필요한 대출인지 점검하는 것을 빼놓지 말아야한다. 대출을 받지 않고 소비를 줄여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지금 반드시 대출을 받아 지출해야 하는지 우선순위를 따져봐야 한다. A씨도 집을 살 당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꼭 사야 하는지 거듭 고민했더라면 지금 상황은 달라졌을 수 있다.

◆대출도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 

대출을 받을 땐 항상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안토니오는 배가 좌초될 수 있다는 가정을 하지 않았다. 자산의 포트폴리오도 전무했다. 그의 재산은 모두 바다 위 배에 묶여 있었다. 그래서 배가 난파됐을 때 빚을 갚지 못하고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 가구처럼 대부분의 자산이 부동산에 묶인 경우 유동자산과 비상예비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실직이나 건강 악화 등에 대비해 평소 3~6개월 정도의 생활자금을 예비해둬야 한다. 저축도 필수다. 빚 갚을 돈도 없는 사람에게 저축하라는 것이 비현실적으로 들리겠지만 저축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경제상황이 악화되면 피하기 어려운 위험이 온다.

실물경제가 얼어붙고 글로벌 위기가 발생해 금융기관이 대출금을 갚으라고 한다면 어찌될까. 지금은 친절하게 빚 권하는 사회가 어느 날 돈 갚으라며 돌변할 수 있다. 대출금 상환과 함께 일부는 적금에 가입해 목돈을 모으는 ‘대출-저축 병행’ 전략이 바람직하다.

대출의 규모와 만기상환 계획도 중요하다. 매달 대출금 상환에만 집중했다가 갑자기 돈 들어가는 일이 생길 경우 이에 대처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박상훈 키움에셋플래너 재무상담팀장은 “내 집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기에 앞서 대출이 주택가격의 30%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집값의 30% 수준만 대출받은 후 대출원리금은 소득의 20% 수준에서 상환하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박 팀장이 권하는 이른바 ‘30대 20 법칙’이다. 전세대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커버스토리] '30:20' 대출의 법칙 아시나요

예컨대 전세자금으로 1억원을 투입했다면 3000만원만 대출받고 원리금 상환은 매달 40만원(세후소득이 200만원인 경우) 정도가 적당하다는 뜻이다.

직장인들이 생활비 명목으로 이용하는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도 문제가 되고 있다. 대부분 매달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신용카드 결제대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이 생활비나 여타 지출금을 충당하지 못할 경우 마지막 보루로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 통장을 택하는 것이다.

직장에서 퇴직 후 이 신용대출금을 다 갚지 못한다면, 당장 신용대출금리가 인상되거나 대출상환 압박이 들어오지는 않지만 만기연장할 때 불리해질 수 있다. 대출연장을 위해서 금융기관으로부터 새롭게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금리가 인상되거나 한도가 줄어들 수 있고 경우에 따라 금융기관에서 아예 만기연장 자체를 거부할 수 있다. 따라서 사전에 대출금 상환을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박 팀장은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신용대출을 받았더라도 그 이상 대출액을 늘리면 안 된다”며 “신용대출은 말 그대로 자신의 신용이 담보인 만큼 개인의 미래가 저당 잡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경우든 ‘대출은 빚’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빚 부담에 눌린 가계가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비를 줄이며 절약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현대인은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카드 등으로 미리 사고 나중에 갚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위험한 습관이다. 휴대폰을 구입하든, 냉장고를 바꾸든 빚으로 해결하기보단 적금 등으로 필요자금을 모아 소비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선
박효선 rahs135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증권팀 박효선입니다. 많은 격려와 질책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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