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에 남몰래 웃는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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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 메리츠종금증권이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규모는 8000억원 수준. 대형증권사의 기점이라 볼 수 있는 1조원에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이 회사를 주목하는 것은 '수익성' 때문이다.

지난해 메리츠종금증권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인 당기순이익 1447억원을 시현했다.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세후 기준 16.2%다. 증권업계 최고 수준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3월23일 공시한 2014 영업년도 사업보고서에서 “양적·질적 모든 면에서 한계를 극복했다”면서 “장기신용등급이 AA-로 상향됐고 업계 최초로 초대형 거점점포 전략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리테일 혁신프로그램을 가동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이엠투자증권 인수에 따라 대형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단순한 자평이 아니다. 실제로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해 124.86%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도(지난 1일 종가 기준) 44.85% 올랐다. 시가총액 또한 급증했다. 지난 2013년 말 5000억원 수준이었던 시총은 지난 1일 종가 기준으로 1조7772억원을 기록했다. 1년여 동안 255%나 늘었다.

 
/사진=머니위크 DB
/사진=머니위크 DB

◆ 메리츠는 어떻게 성공했나

최근 몇년간 증권업계는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에 시달렸다. 고정비를 줄이기 위한 희망퇴직과 지점 폐쇄는 일상이 됐다. 사무금융노조에 따르면 지난 2년새 417개, 6200명의 증권업 종사자가 업계를 떠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메리츠종금증권은 어떻게 이 같은 ‘안정적인’ 고성장을 기록한 것일까. 비밀은 메리츠의 이름에 있다. 바로 '종금'이다.

종금은 종합금융업의 준말이다. 지난 1975년 종합금융회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종금사들은 은행 여수신업무(개인대출 제외)부터 증권 기업금융(IB)업무, 국제금융(외환), 자기자본투자(PI), 여신전문금융회사업무 등 거의 대부분의 금융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종합금융 라이선스를 보유한 증권회사는 메리츠종금증권이 유일하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메리츠종금증권의 호실적에 대해 “종금이 이끌고 증권이 따라오는 선순환 수익구조를 이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2010년 4월 메리츠종합금융과의 합병으로 오는 2020년 3월까지 10년간 종금업을 영위할 수 있다.

손 애널리스트는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2010년 종금 합병 이후 실적이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수익 부문별로 보면 일반 증권사와 달리 기업금융(종금)부문이 56.5%(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종금부문에서는 이자수익을 얻고 증권부문에서는 수수료수익을 얻는 구조이기 때문에 증권 업황 부침에 따른 수익 변동성이 적다”고 설명했다.

◆ 저금리 호재인데… 우려도 나와

메리츠종금증권이 진행 중인 사업 가운데 남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사업이 있다. 바로 기업여신(금융기관이 기업체에 대해 대출, 보증, 투자 등을 지원하는 것)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다. 이 회사는 부동산 관련 사업으로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기업여신 중에서도 미분양담보대출확약(이하 미담확약)의 비중이 매우 크다. 미담확약은 준공 이후 미분양물량이 생길 경우 이를 담보로 시공사에 자금을 대출해주기로 약속하는 것이다. 일반 증권사는 미담확약 시 지급보증액의 100%를 영업용 순자본에서 차감해야 한다. 종금업 라이선스가 있는 메리츠종금증권은 8%만 차감한다.

미담확약이 있으면 PF대출 금융기관은 미분양이 발생하더라도 대출금을 상환 받을 수 있어 분양 리스크가 줄어든다. 대신 확약자인 메리츠종금증권은 대출금액의 2~4%를 수수료로 받아간다. 만약 미분양이 발생하면 메리츠종금증권은 미분양 물량의 50~60% 상당을 시공사에 대출해준다. 이후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면 대출금을 충당한다.

이렇다보니 메리츠종금증권은 손해를 볼 가능성이 낮다. 게다가 지난 3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1%대로 내리며 부동산시장의 미분양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메리츠종금증권에게는 그야말로 ‘호재’가 가득한 모습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이 너무 ‘공격적’이지 않느냐는 우려가 높다. 익명의 증권사 고위임원은 “메리츠종금증권은 부동산 대출과 관련해 일주일에 10여건 정도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건당 7억~8억원 이상의 규모이며 지속적으로 수익이 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오는 2020년까지 별 다른 일이 없다면 상당히 큰 돈을 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는 크게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앞으로 부동산시장에 문제가 생겨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50% 이하로 급락하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면 메리츠에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부실여신이 일년에 한두번씩은 발생하고 있다. 다만 손실을 본 사례는 거의 없다”면서 “모두 담보권을 가지고 있어 대출원리금의 전액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사업성에 대한 검토도 철저히 하고 있다”면서 “심사팀에서 자세히 검토를 마친 물건에 대해 사장 및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다시 한 번 면밀히 검토해 문제가 없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메리츠종금증권의 사업은 호조다. 너무 잘되다보니 ‘우발채무’도 급증세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이 회사의 담보대출확약은 2조8579억원, 한도대출이 6576억원,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매입약정이 1174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우발채무 규모는 3조6000억원대에 달한다. 이 회사의 자기자본 대비 366.1%다. 물론 우발채무는 이름 그대로 장래에 우발적인 사태가 발생할 경우 채무가 되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다.

시장에서는 ‘폭탄’이 터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지만 메리츠종금증권은 아랑곳하지 않고 부동산사업의 확대에 여념이 없다. 증권업계 위기의 상황에서도 ‘나 홀로 빛난’ 메리츠종금증권이 저금리와 부동산시장 호황에 힘입어 올해도 선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유병철
유병철 ybsteel@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위크> 증권팀 유병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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