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이야기] '살아있는 나'를 살리는 종신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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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보험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미리 당겨서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이 잇따라 출시됐다. 평균수명이 늘면서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이에 따라 보험상품은 사후보다는 생전에 초점이 맞춰지는 추세다. 이번 상품 출시가 사적연금시장 활성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신한·NH농협·AIA생명 이어 교보도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연금으로 받는 종신보험은 정부와 생명보험업계가 사적연금 활성화를 위해 도입을 추진해온 것으로 신한생명이 가장 먼저 상품화했다.

신한생명은 지난달 30일 ‘신한 연금미리받는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연금을 받다가 가입자가 사망하면 잔여분은 유족에게 사망보험금으로 지급된다.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연금을 선지급하는 형태다. 가입금액의 10%는 유족위로금으로 추가 지급된다.

 
 
/일러스트레이터=임종철
/일러스트레이터=임종철

이는 주택금융공사에서 판매하는 주택연금(집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상품)과 유사한 방식이다. 특히 가입시점에 ‘미래설계자금’을 설정하면 사망보험금의 최대 30%까지 일시금 수령이 가능하다. 노후 이벤트 자금으로 활용하면 좋다.

다음날 NH농협생명도 종신보험 본연의 사망보장 기능과 노후대비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놨다. NH농협생명이 출시한 ‘내맘같이 NH유니버셜종신보험’은 가입자가 보험금을 미리 타서 사용할 수 있다. 연금전환특약을 통해 은퇴 후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는 식이다. 다만 연금전환은 가입 후 5년 이상 경과하고 전환 시 해지환급금 500만원 이상일 경우 가능하다.

또한 입출금이 자유로운 구조로 가입자의 경제상황에 따라 보험료를 유연하게 납입할 수 있다. 의무납입기간인 24개월 이후 연 12회까지 수수료 없이 중도인출이 가능하다.


[보험 이야기] '살아있는 나'를 살리는 종신보험
[보험 이야기] '살아있는 나'를 살리는 종신보험

이어 지난 1일 AIA생명은 ‘우리 가족 힘이 되는 선지급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 역시 사망보험금 중 일부를 가입자 생전에 병원비로 미리 당겨 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가입자가 주요 질병 진단을 받거나 중대한 수술을 받을 경우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리얼라이프보험금’으로 받는다.

지급사유 발생 시 특약을 포함한 모든 보험료의 납입이 면제되는 기능이 탑재돼 고액의 의료비와 보험료 부담을 동시에 덜 수 있다. 가입자가 보험금을 지급 받지 않고 80세까지 생존 시에는 보험가입금액의 일부를 생활자금으로 지급해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가입자는 생활자금을 보험가입금액의 50%와 30% 중 선택할 수 있다. 또 이 안에서 리얼라이프보험금으로 선지급 받을 금액을 보험가입금액의 50%와 80% 중 선택하면 된다. 리얼라이프보험금 또는 생활자금이 지급된 후에도 총 보험가입금액에서 이를 제외한 사망보험금이 유족들에게 지급된다.

교보생명은 6일 종신보험 신상품 출시를 앞두고 ‘고령화 트렌드를 반영한 미래형 종신보험’ 출시 기념 상품설명회를 열었다. 이 상품 역시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미리 당겨서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이밖에 한화생명, KB생명, 흥국생명 등도 이달 내로 관련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생보사 관계자는 “기존 종신보험 중에선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품이 없다보니 해지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점차 유족보다는 가입자 자신도 혜택을 볼 수 있는 선지급형 종신보험이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사망보험금을 미리 받는 상품은 선지급 기능 추가에 보장도 한층 강화된 만큼 대체로 일반 종신보험보다 보험료가 비쌀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정해진 사망보험금 중에서 일부가 선지급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나중에 유족에게 돌아갈 사망보험금이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보험 이야기] '살아있는 나'를 살리는 종신보험

◆금융당국, 사적연금 활성화 기대

이 상품은 지난해 8월 금융위원회가 고령화에 대비해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이 짧은 가입기간과 낮은 소득대체율로 노후소득 보장에 충분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노후소득보장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의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실제 평균수명은 길어지고 은퇴연령은 낮아짐에도 노후준비는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2007년 44.6%에서 2011년 47.2%로 2.6%포인트 증가했다. OECD 회원국 중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다. 오는 2020년 노인세대에 진입하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연금가입률은 공적연금 31.8%, 사적연금 15.8%에 불과하다.

이처럼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이 제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금융당국은 이번 상품 출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사망보험금을 미리 받는 종신보험은 늘어나는 평균수명을 반영한 것”이라며 “앞으로 가입자의 요구를 반영해 다양한 연금상품을 출시토록 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려는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이 공적연금 강화 없이 진행된다면 노후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한다.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부는 노후안정 문제를 개인 스스로 해결하라는 쪽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공적연금을 먼저 강화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선
박효선 rahs135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증권팀 박효선입니다. 많은 격려와 질책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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