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구형폰 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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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같았으면 벌써 바꾸고도 남았을 텐데…. 노예(?) 끝난 지 오래됐는데 고장 나서 못 쓸 때까지는 꾸역꾸역 쓰려고요.”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해 지난해 10월 탄생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실효(?)를 거두고 있다. 정부가 의도한 효과와는 크게 다르지만 소비자의 휴대전화 구매 욕구를 꺾어 가계통신비를 낮추는 데 일조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만족하는 주체가 아무도 없다. 단통법이 시행된 지 6개월, 소비자는 고가 단말을 구입할 여력이 없어 ‘구형폰’을 쓰고 제조사는 호평받는 최신 스마트폰을 내놔도 뜻대로 잘 팔리지 않아 고민이다.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6’를 보고 구입을 희망한 한모씨(30)가 그 예다. 한씨는 이미 2년 약정이 끝난 구형폰을 쓰고 있지만 갤럭시S6 실 구매가를 보고 마음을 접었다.

이통사 최대지원금 33만원에 대리점에서 주는 보조금을 더해도 최소 48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마저도 1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요금제에 2년 약정을 걸었을 때나 가능한 얘기다.

요금제에 기기값까지 내려면 달마다 10만원 이상이 빠져나가는 셈. 한씨는 “같은 단말인데도 해외에서는 2년 약정을 걸면 어떤 곳은 20만원대에도 구입이 가능하다”며 “단통법 때문에 오히려 국내 소비자가 역차별을 당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동통신사도 마찬가지다. 마케팅에 힘을 쏟고 싶어도 단통법으로 묶인 제재수단이 지나치게 많다. 대리점과 판매점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고객 방문은 끊긴 지 오래고 유통현장을 떠나려 해도 매장처분이 어렵다”며 울분을 토했다. 시민단체도 “단통법은 소비자 권익증진과 무관한 정책”이라며 비판했다. 보다 못한 야당 의원들까지 단통법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했다. 오로지 정부만이 “단통법이 가계통신비 절감에 효과를 주고 있다”며 찬양에 나섰다.

그렇다고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것도 아니다. 단통법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8일 보조금 상한액을 기존보다 3만원 올려 33만원으로 제한했다. 반응은 좋았을까.
 
[기자수첩] 구형폰 쓰는 사람들

소비자들과 유통협회, 시민단체, 정치권은 “방향이 틀렸다”며 맹비난 중이다. 이들은 보조금 상한제를 비롯한 단통법 규정의 대부분을 즉각 폐지하거나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자율경쟁을 촉진해 고객혜택을 늘리는 것이 가계통신비 절감의 길이라고 호소한다. 더 나아가 제조사의 단말기 출고가 인하와 함께 이통사의 기본료 폐지까지 이뤄지면 실질적인 요금인하 혜택이 국민 모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한다.

아직 6개월,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단통법 관련 주체들의 시름이 깊다. ‘가계’를 위한다던 단통법, 소비자들의 ‘진짜 의견’에 귀 기울일 때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정채희
정채희 poof34@mt.co.kr  | twitter facebook

IT 전 분야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통3사, TV홈쇼핑,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자 여러분들의 따끔한 말씀, 혹은 제보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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