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불편함이 이 브랜드 만들었죠"

브랜드가 힘이다 / 인터뷰-손태일 시디즈파워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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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21세기 우리들은 브랜드를 입고, 브랜드를 먹고 마시며, 브랜드를 사용한다. 애플의 ‘아이폰’이나 삼성의 ‘갤럭시’, 현대자동차의 ‘쏘나타’처럼 잘 만든 브랜드는 한 기업을 대변한다. 오랜 기간 소비자로부터 선택받은 브랜드는 기업을 성장시킨다. 오늘날 브랜드가 가진 힘은 무엇인지, 기업들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브랜드의 성패가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머니위크>가 낱낱이 살펴봤다.
의자를 만드는 게 그의 일이다. 단순히 앉기만 하는 의자가 아니라 기능성을 고려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에 자연친화적 특징까지 담아 냈달까. 국내 의자업계 1위, 시디즈를 이끄는 손태일 부사장 얘기다. 자동차업계에서 금형 설계를 맡았던 그는 10년 전 퍼시스그룹 계열사인 일룸에 입사, 가구업계와 첫 인연을 맺었다.

그의 손이 닿자 퍼시스그룹만의 의자브랜드 시디즈가 탄생했다. OEM 공장에서 납품받던 방식에서 의자 전문제조기업으로 새롭게 발돋움한 것. 이후 시디즈는 매년 200%의 성장률을 보이며 단숨에 업계 선두주자로 뛰어올랐다. 그 배경에는 그의 공이 컸다고 직원들은 입을 모은다.

의자업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는 그를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 위치한 시디즈 본사에서 만났다. 직책은 부사장이지만 그가 하는 일은 다양하다. 서울사업소에서 마케팅과 영업, 상품기획까지 총괄하며 의자 만들기에 열정을 쏟고 있다. 불편, 품질, 목표. 의자업에 있어서 그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이렇게 정리된다.

◆불편 - 혁신을 만들다 

“어느날이었죠. 제조업체로부터 완성된 의자가 왔는데 팔걸이 경도가 제각각이었어요.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고민했죠. 의자를 일정하게 제작하기 위해선 설비와 원료 등이 중요한데 업체들이 영세하다 보니 방법이 없는 거예요. 직접 만들지 않으면 좋은 품질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걸 그때 깨달았죠. 그래서 자체 생산에 들어간 겁니다.”

사무용 가구로 유명한 퍼시스그룹이 의자 전문브랜드를 만든 일화다. 손 부사장은 단품으로서의 의자가 지닌 가치를 깨달은 뒤 2007년 의자사업부를 독립시키는 데 기여했다. 
물론 당시 시장상황은 척박했다. 대부분 OEM 방식으로 제작되는 의자제조업에 뛰어드는 것 자체가 업계에선 무모한 도전으로 비춰졌다. 제품도 다양하지 못했다. 대중적인 브랜드인지도는 최악에 가까웠다.

“초반에는 두가지 제품으로 시작했어요. 당시에는 유통망이나 대리점 숫자도 많지 않아 자리잡기까지 고충이 많았죠. 시디즈를 아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요. 하지만 회사원이나 학생 등 시디즈 제품을 써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으면서 점차 성장해나갔죠.”

실제 시디즈는 브랜드 출시 이후 매년 20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며 덩치를 키웠다. 지난해에는 약 88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판매 1위를 기록했다. 국내 판매 호조에 힘이어 수출 실적도 1위를 달리고 있다. 두 종류에 그쳤던 기능성 의자는 현재 30여가지로 늘었다.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임한별 기자

◆ 품질 - 세계서 인정받다

손 부사장이 말하는 시디즈의 브랜드파워는 품질이다. 브랜드 탄생단계부터 그가 가장 신경쓴 부분이기도 하고 타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시디즈 의자는 제품 출고에 앞서 총 9단계(철제가공-분체도장-틸트어셈블리-우레탄발포-재단-미싱-봉재-조립-검사)의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시장에 출시된다. 이는 단순 부품조립이 아닌 의자 생산 일체를 담당하는 것으로 시디즈가 가진 주요 경쟁력 중 하나다.

같은 맥락에서 시디즈는 의자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인 의자연구소를 보유, 의자의 디자인적 부분과 기능적인 부분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아마 학생이나 직장인이라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의자에서 보낼 겁니다. 평균적으로 사람이 1시간 동안 의자에 앉으면 60번 정도를 움직이는데 모두 혈액순환을 위해서죠. 좋은 잠자리를 따지듯 좋은 의자를 골라야 하는 이유입니다. 시디즈는 몸의 미세한 움직임을 고려해 최적화된 의자를 만드는 데 확실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했죠.”

세심한 관찰력은 특별함을 만들어냈다. 인체공학적 설계 노하우는 사용자에게 뛰어난 착석감을 제공해 만족도를 높였으며 내구성 면에서도 보통 K/S 기준으로 제조된 제품보다 약 3배 이상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소재와 디자인도 빼놓을 수 없다. 시디즈 제품은 친화경적인 소재를 사용해 위생과 오염에 강하다. 특히 국내 최초로 전품목에서 그린가드(미국 친환경 제품 인증)를 취득했다. 디자인 부문도 지난해까지 총 54개의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임한별 기자

◆ 목표 - 장수하는 의자브랜드

시디즈가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도 인정받기까지 손 부사장의 역할이 컸다. 그는 선진화된 자동차 생산시스템을 가구업에 적용해 시디즈 평택공장의 시간당·면적당 의자 생산수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초창기 하루 의자 생산량이 1800여개에 그쳤다면 현재는 같은 면적과 인원으로 5500개 이상을 생산한다.

B2B에 국한됐던 유통망을 B2C(온라인 채널 및 대형마트)로 다양화한 것도 그다. B2C 진출 이후 시디즈의 매출은 매년 100%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목표는 시디즈 의자 100만개를 생산해 시디즈 브랜드로 판매망을 넓히는 것. 매출목표는 1500억원으로 잡았다.

중장기적 비전은 새로운 의자시장으로의 진출이다. 학생용·사무용·인테리어용 의자에 국한하지 않고 좌식의자, 가정용 의자, 노인을 위한 헬스보조 의자 등 새 산업분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의자제조업의 선두업체로서 의자에 대한 관여도를 높여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습니다. 의자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고 소비자에게 좋은 브랜드로 각인시켜 업계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브랜드와 사용자와의 소통, 목표를 뛰어넘는 생각, 의자업의 선진화. 그의 최종 목표는 장수하는 의자브랜드를 만드는 일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김설아 sasa70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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