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광주시 입찰행정 복마전 오명 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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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의 입찰행정이 마치 복마전을 연상시킨다. 말 바꾸기와 거짓말도 부족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업체 회유까지, 코앞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끝없이 이어지는 관계 공무원들의 회피성 발언을 보고 있자니 분통이 치밀 지경이다. 여기에 최근 사법기관이 계약 낙찰업체에 대해 무효 판결했지만 광주시가 업체 대변에 급급해 유착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광주U대회 축구장 개·보수 공사(인조잔디) 구매설치와 관련 광주지법 민사21부(부장판사 이창한)는 입찰에 탈락한 A사가 광주시를 상대로 제기한 계약효력정지 등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로 인해 6곳의 축구보조경기장 공사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광주U대회 준비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는 광주시가 자초한 일이다.

광주시는 당초 시방서에 기재된 기본구조(파일 길이 55㎜, 충진재 SEBS, 11㎏/㎡)의 시험성적서를 제출하지 못한 B업체를 요건에 부합하지 못한 시험성적서(40㎜, 충진재 RPU, 4.5㎏/㎡, 쇼크패드 25㎜인 제품과 파일길이 40㎜, 충진재 TPE, 4.5㎏/㎡, 쇼크패드 10㎜)와 공사실적을 바탕으로 적격심사 후 낙찰자로 결정하는 우를 범했다.

이것도 부족해 광주시는 구매규격을 임의로 변경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최종 인증기한까지 납품할 물건에 대한 랩 테스트 시험성적서의 제출을 유예하는 특혜까지 줬다. 이와 관련해 사법부는 "소송을 제기한 업체를 비롯한 다른 입찰 참가자들의 계약의 기회를 부당하게 제한했다"고 판시했다. 또한 "이 사건의 입찰 및 계약체결의 과정에는 중대한 하자가 존재하고, 계약 당사자도 이 같은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이므로 이 계약은 무효"라고 밝혔다.

광주시의 입찰공고에도 '구매규격의 FIFA 2 Star 랩 테스트 시험성적서를 계약체결 전까지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입찰참가업체가 구매규격과 다른 제품의 시험 성적서를 제출하거나 계약 체결 후 시험 성적서를 제출한 것을 광주시가 허용하는 것은 입찰공고의 문언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다.

이런 잘못을 시인해도 부족할 판에 광주시는 사법부의 판단이 잘못됐다며 '가처분 취소 및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광주시의 속내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또한 어떤 말 못할 사연들이 엮여 있는 것인지.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광주시는 하루라도 빨리 사법부의 판단을 받아들여 입찰에 참가한 후순위 업체들을 대상으로 자격 충족 요건을 따져 공사에 착수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시간끌기에 나선 광주시를 보면 계약 무효 판결을 받은 업체가 끝까지 공사를 마무리 짓기를 바라는 모양새다. 실제로 시 계약부서 관계자는 “시간이 촉박하다. 언제 공고를 내서 새로운 업체를 찾겠냐”고 밝혔다. 사법부의 판결을 무시하고 업체가 공사를 강행 한 것을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않은 광주시.

이렇다보니 지속적으로 유착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담당 공무원은 "소송을 제기했던 업체가 55㎜ 규격짜리에 대한 랩테스트 결과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분석결과 기준 규격과 일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광주시의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사법부는 소송업체가 제출한 서류 등을 근거로 이 같은 판결을 했으며 본 기자도 FIFA 대행기관에서 인증한 랩 테스트 통과 서류를 확인할 수 있었다.

광주시의 상식을 벗어난 행정은 이뿐만 아니다. 지난 6일 시 고위 간부가 소송을

[기자수첩] 광주시 입찰행정 복마전 오명 벗을까
제기한 업체 관계자를 만나 "(이번 판결과 무관하게) 제발 공사를 하게 해 달라. U대회는 치러야 하지 않겠느냐"고 회유에 나서 말썽이다. 자신들이 잘못해 놓고 '잘못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입을 닫으라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40일이며 재시공까지 충분하다고 업계 관계자는 밝히고 있다. 중국산 저가 인조잔디 제품으로 시공해 FIFA 인증도 못 받아 국제적 망신을 자초할 것인지, 아니면 고품질의 제품으로 시공해 광주U대회에 참가한 선수들과 시민들에 호평을 받을 것인지 광주시의 현명한 판단만이 남아 있다.
 

광주=홍기철
광주=홍기철 honam3333@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호남지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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