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드론 차이나' 세계를 날다

원종태 특파원의 China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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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와호장룡>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중국 영화배우 장쯔이. 그녀는 지난 2월 초 남자친구인 가수 왕펑에게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프러포즈를 받았다. 왕펑은 장쯔이에게 9.15캐럿짜리 영국산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했는데 이 반지를 전달해준 큐피트는 다름 아닌 중국산 드론(무인 비행기) ‘팬텀’이었다. 장쯔이는 즉석에서 청혼을 받아들였다. 이날 프러포즈로 웃은 사람은 장쯔이와 왕펑 뿐만이 아니다. 팬텀 제조사인 중국 최대 무인 비행기 전문업체 다장도 이날 프러포즈가 언론에 대서 특필되며 드론 문의가 폭주하는 등 13억 중국인에게 확실하게 존재감을 알렸다.

#2. 지난 3월 말 항저우의 한 식품업체 공장에 시 환경부 단속반이 들이닥쳤다. 죽순을 가공 판매하는 이 업체는 죽순을 씻고, 찌고, 훈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대량의 폐수를 무단 방출했다. 단속반은 공장에 들어서자마자 폐수탱크와 연결된 하수관에서 흘러 나온 폐수가 인근 강으로 유입되는 현장을 적발했다. 이 전광석화 같은 단속은 드론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단속반은 드론을 띄워 공장 폐수가 30m 떨어진 강으로 계속 흘러드는 현장을 공중 촬영했다. 항저우시 환경부 단속반은 드론을 쓰면서 환경 폐수의 오염 경로를 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더 넓은 면적을 손바닥 보듯 단속할 수 있어 업무 효율이 크게 높아졌다고 밝혔다.

 
중국 영화배우 장쯔이(오른쪽)의 36세 생일 파티에서 가수 왕펑이 중국 다장이 만든 무인 비행기 ‘팬텀’에 청혼 반지를 담아 공개 프러포즈를 하면서 큰 화제가 됐다. 다장은 이 프로포즈로 13억 중국인에게 자사 무인기를 홍보하는 효과를 누렸다. 전 세계 상업용 무인기 시장의 70%를 점유한 다장은 중국 무인기 산업의 핵심 주자로 꼽힌다.
중국 영화배우 장쯔이(오른쪽)의 36세 생일 파티에서 가수 왕펑이 중국 다장이 만든 무인 비행기 ‘팬텀’에 청혼 반지를 담아 공개 프러포즈를 하면서 큰 화제가 됐다. 다장은 이 프로포즈로 13억 중국인에게 자사 무인기를 홍보하는 효과를 누렸다. 전 세계 상업용 무인기 시장의 70%를 점유한 다장은 중국 무인기 산업의 핵심 주자로 꼽힌다.

전 세계 드론시장의 절대 강자로 꼽히는 중국의 무인 비행기(무인기)사업이 뜨고 있다. 당장 무인기 제조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다장을 보면 중국 무인기의 경쟁력을 단적으로 볼 수 있다. 다장은 프랑스 패롯, 미국 로보틱스, 독일 아스텍과 함께 세계 4대 무인기 업체로 통한다.

실제 미국에서 무인기 사용 허가를 받은 129개 기업 중 61개사는 다장이 만든 무인기를 쓰고 있다. 이미 무인기 사용 허가를 신청한 695개사 중에서도 다장 무인기를 사용하겠다고 결정한 업체는 400개가 넘는다. 다장은 전세계 상업용 무인기시장의 70%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다.

중국에는 다장 같은 상업용 무인기 외에 군사용·공업용 무인기 기술도 크게 발달했는데 주싱커지와 유닉 같은 기존 업체들은 물론 텅쉰 같은 인터넷기업까지 무인기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 중국이 선점한 제조업 최고의 진주 ‘무인기’

특히 무인기는 엄청난 부가가치로 ‘제조업 최고의 진주’로 불린다. 재료공학과 제어공학, 컴퓨터공학, 비행 컨트롤 시스템, 스마트폰 기술에 이르기까지 무인기사업에 필요한 첨단 기술은 한둘이 아니다. 이 때문에 무인기 기술력이 곧 그 나라의 과학기술 수준을 보여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중국은 무인기를 이미 40년 전부터 중점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업 대국답게 무인기사업도 전세계 어느 나라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베이징항공항천대학과 난징항공항천대학, 하얼빈공업대학 등이 깊이 있는 무인기 연구를 계속해 온 것이 큰 힘이 됐다. 여기에 가오더 같은 인터넷기업까지 앞다퉈 무인기 조종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등 산학이 함께 무인기 산업을 위해 뛰고 있다.

중국이 무인기에 이처럼 주목하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무인기시장 규모는 지난 2000년 24억달러에서 지난해 53달러를 돌파했다. 오는 2023년에는 125억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의 한 보고서도 앞으로 10년 내 자국 무인기시장이 지금보다 10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세계적으로 향후 10년 간 무인기산업이 커지며 1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렇게 되면 무인기 관련 사업규모도 820억달러로 불어날 전망이다. 어떤 산업분야도 따라오지 못할 성장속도다.

◆ 시장 규모 10년내 800억달러… 일자리도 10만개

무인기는 이미 생활 곳곳을 파고 들고 있다. 중국 상업용 무인기는 농업, 에너지, 인프라, 광업, 건축, 부동산, 영화 촬영 분야에 이르기까지 가는 곳마다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다큐멘터리 <산시를 날아서 넘다>는 2/3가 넘는 장면을 무인기로 촬영했고 예상치 못한 그림 같은 명장면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베이징과 텐진, 허베이 등에서는 대기오염이나 수질오염 감시는 물론 송전탑 점검 등에도 무인기를 광범위하게 쓰고 있다. 대지진 같은 재난 발생지역에서도 무인기는 사람들이 닿지 못하는 곳까지 구석구석 누비며 새로운 보도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무인기가 멸종 위기 동물의 자료를 수집하는 역할을 맡는다.

태양광으로 에너지를 보충해 5년 동안 착륙하지 않고도 연속으로 비행 가능한 무인기 기술이 개발될 정도다. 무인기가 ‘날아다니는 와이파이’로 불리며 네트워크 연결이 힘든 오지에서 인터넷 연결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무인기에 가장 열광하는 분야는 역시 택배산업이다. 택배업체들은 무인기시장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순펑, 아마존 등은 이미 무인기를 택배 배송에 활용할 준비를 끝냈다.

실제 중국 최대 택배업체인 순펑은 지난 2013년 500번이나 무인 비행기를 띄웠다. 주강 삼각주 지역의 핵심인 광저우와 저장 등 외딴 지역에 무인기 택배 가능성을 실험하려는 목적이었다. 무인기 택배는 이동 거리가 짧고, 교통이 편리한 도시보다는 시골이나 산간 마을에서 무한한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배송 인력이 필요없고 비용도 훨씬 적게 들기 때문에 순펑뿐 아니라 위엔통과 타오바오, 이하오티엔 같은 내로라하는 온라인쇼핑몰들은 모두 무인기를 이용한 배송 연구에 공을 들이고 있다.

◆ 베이징서는 불법… 관련법 정비 선행돼야

그러나 무인기의 무한한 가능성에 비해 중국의 법이 따라주지 못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지난 1월 미국 백악관 건물에 부딪친 무인비행기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무인기는 법과 안전 문제로 골칫거리가 될 때도 많다. 이미 중국과 미국 등은 안전 문제로 무인기를 띄우려면 별도의 운전면허를 따도록 법으로 정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44명이 무인기 운전면허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인기시장 규모로 볼 때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무인기 사용 허가와 항공 운항 허가도 필수 사항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법 조항은 아직까지 중국의 일부 성에만 마련돼 있는 등 관련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 정비할 사항은 한 둘이 아니다. 무인기 조종이나 안전 문제를 다룬 법 조항 자체가 없는 성들도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는 관련 제도가 무인기 발전 속도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높다. 베이징만 해도 5환 이내 도심에서는 비행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법적으로 무인기 자체를 띄울 수 없는 셈이다. 이는 앞으로 중국 정부가 풀어야 할 최대 숙제로 꼽힌다. 1000억 달러를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차세대 성장산업, 무인기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중국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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