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정용진의 면세점 승부수, '신세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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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면세점 사업권을 따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 대전 엑스포공원 내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설, 동대구 복합환승센터 등 굵직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한 신세계가 이번엔 서울 시내 면세점 운영 특허권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면세점 사업권 도전은 수익 다각화를 위한 조치다. 하지만 정 부회장의 기대대로 사업권 확보가 가능할지는 여전히 미지수.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현대백화점, 롯데면세점, 한화갤러리아 등 쟁쟁한 유통기업들이 면세점 확보를 ‘생존권’으로 인식하고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특히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은 적과 손을 잡으며 ‘합종연횡’을 마다하지 않았다.

관세청이 제시한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은 단 2곳에 불과하다. 그런데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면세점 사업권을 따기 위해 뛰어든 기업은 7곳이다. 뛰어들지를 고민하는 대형 유통기업도 2~3곳에 달한다. 경쟁률이 최소한 5대 1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면세점 특허 입찰 신청 마감 기한은 오는 6월1일이다. 최종 후보자는 7월 중 결정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사업다각화 고심 '정용진의 승부수'

면세점 사업권 획득과 관련 재계가 신세계를 주목하는 것은 정 부회장의 적극적인 행보탓이다. 정 부회장은 면세점 특허 입찰이 시작되기 전부터 자본금 10억원 규모의 면세점 독립법인 ‘신세계디에프’를 출범했다. 신세계가 100% 출자한 회사다.

인력도 충원했다. 정 부회장은 성영목 신세계조선호텔 사장이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를 겸직하도록 했다. 롯데·신라 면세점 등에서 근무하던 사업 실무자 10여명도 추가 영입했다. 아직 뚜껑이 채 열리기도 전에 법인을 설립하고 인력 확보까지 나선 것은 신세계가 처음이다.

신세계는 독립법인을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지고 그룹 차원의 재무적·인적지원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롯데와 신라, 워커힐 등 국내 주요 면세업체는 호텔법인 내 사업부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신세계는 오는 7월 입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별도 법인 형태로 운영키로 했다.

재계 일각에선 이번 독립법인 설립이 일종의 '꼼수'라고 지적한다. 신세계는 지난 2012년 11월 신세계조선호텔을 통해 영남지역 최대 면세점인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했다. 그런데 파라다이스면세점은 지난해 적자를 낸 데다 재무상태도 썩 좋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파라다이스면세점은 부채총계 2965억원, 자본총계 2283억원이었다. 부채비율이 129.9%로 전년(114.4%) 대비 15.5%포인트 증가했다.

이렇게 되면 신세계는 관세청이 정한 시내면세점 특허심사 평가 기준인 관리역량(250점)과 지속가능성 및 재무건전성 등 경영능력(300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별도법인을 설립하면 이러한 부담을 덜 수 있다. 관세청으로부터 특허심사 평가 기준을 유리하게 받으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해석되는 부분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면세점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적잖은 투자를 해왔지만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이번 독립법인 설립도 그 배경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사진제공=신세계그룹

◆면세점 사업 '배수진' 통할까

신세계가 면세점사업 진출에 의욕적으로 임하는 이유는 미래 먹거리 창출과 그룹 차원의 수익 다각화가 시급해서다.

그동안 효자 노릇을 한 신세계와 이마트는 지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성장세가 주춤하다. 신세계는 올 1분기 누적 총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2.1% 줄어든 9840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말 기준 영업이익도 1900억원으로 전년보다 6.5% 감소했다. 이마트 역시 올 1분기 영업이익 1608억원으로 전년보다 1.6% 줄었다.

올해 전망도 밝지 못하다. 소비침체와 해외직구 붐 등으로 유통 등 백화점 소비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면세점 매출은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힘으로 연일 고공행진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면세점 매출은 8조3000억원으로 1년 만에 21% 증가했다. 특히 서울 시내 면세점 매출은 같은 기간 32% 급증했다.

지금의 흐름이 이어지면 면세점시장의 '10조 시대'도 머지 않아 열릴 것이다. 정 부회장 입장에선 면세점이 결코 놓칠 수 없는 매혹적인 시장인 셈이다.

정 부회장의 남은 과제는 어떻게 면세점 특허권 확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느냐다. 아쉽게도 신세계는 면세점 운영 기간이 짧고 다른 경쟁사에 비해 이렇다 할 강점이 없는 상태다.

서울 시내면세점은 총 6곳으로 동화면세점과 워커힐, 신라면세점, 롯데면세점이 강북 지역에 위치해 있다. 강남 지역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코엑스점 두 곳뿐이다.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 대부분이 여의도와 용산 등 강북지역을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찍은 데 반해 신세계는 소공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인근 남대문 상권과 강남 센트럴시티를 두고 고민 중이다.

만약 최종 후보지를 강남 센트럴시티로 택한다면 지역 안배 차원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남대문 상권을 후보지로 택할 경우 면세점 운영 경력이 짧고 경쟁사에 비해 내세울 장점이 없어 다소 불리한 입장에 설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 부회장에겐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 확실하고 강하게 관세청에 어필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를 만드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성승제
성승제 bank@mt.co.kr  | twitter facebook

금융을 사랑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금융 출입 기자입니다. 독자님들의 아낌없는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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