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혁, 20년 뒤에도 '미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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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개혁이 봉합단계에 들어가는 것 같았으나 다시 상처가 벌어졌다. 지난 6일 여야의 공무원연금 개혁안 본회의 처리가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여야 정치권과 실무기구는 내부적으로 개혁의 핵심수치인 기여율과 지급률 등을 놓고 상당부분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미봉책’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과거 세차례 시도한 개혁 당시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구조개혁 없는 반쪽짜리 논란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작업은 ‘제대로 된’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됐다. 반면 일각에서는 ‘반쪽짜리’ 개혁이라는 비난이 터져 나왔다. 결과는 비관적이다. 구조 자체를 뜯어고치겠다는 계획은 흐지부지됐다. 또 공무원이 낼 돈과 받을 돈을 손질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다. 결국 50차례가 넘는 협상의 결과물을 놓고 ‘용두사미’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국회 공무원연금개혁 특별위원회는 지난 2일 전체회의를 열고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가결 처리했다. 이번 개혁을 통해 앞으로 70년간 307조원의 재정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재정절감의 20%를 국민연금에 투입하기로 하면서 실제 절감액은 240조원으로 줄었다. 결과적으로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격’이라는 지적이 난무했다.

 
/뉴스1=박지혜 기자
/뉴스1=박지혜 기자

지급률은 앞으로 20년 동안 목표치인 1.7%까지 낮출 계획이었다. 현행 1.9%보다 0.2%포인트 줄어든 수준이다. 정부는 줄곧 1.65%를 주장했지만 1.7%로 가닥이 잡혔다. 1.65%와 1.7%의 재정차이는 70년 기준으로 36조3000억원에 달한다. 1년 기준 5000억원이 넘는 액수다.

뿐만 아니라 20년 후에나 완성되는 개혁의 성공 여부에 대한 의문도 넘쳐났다. 개혁의 완성시기가 오래 걸려 재직자보다 신규 공무원의 부담이 크다는 맹점도 드러났다. 결국 밀어붙이기식의 개혁으로 치달았고 결론은 나지 않았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하는 구조개혁이 무산되면서 형평성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그나마 재정절감 효과라도 극대화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실패했다. 공무원의 반대와 처리시한의 벽에 부딪히면서 명분도 조각나 흩어졌다.

◆“무산 잘 됐다” vs “서둘러 매듭져야”

반쪽짜리 개혁은 결국 처리되지 못했다. 여야가 지난 6일 공무원연금 개혁안 본회의 처리에 실패하면서 공무원연금 개혁은 표류 위기에 처했다. 이날 여야는 실무기구에서 합의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국회 규칙에 명기할지 여부를 놓고 맞섰다. 재정절감분 가운데 20%를 국민연금에 투입하고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50%로 유지하는 안이다. 결국 공무원연금 개혁은 여기에서 틀어졌다. 소득대체율은 국민연금 가입자의 생애 전 기간 평균소득에 대비한 국민연금 수령액의 비중을 말한다.

공무원연금은 지난 1993년 처음 적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지난 2000년 김대중 정권은 국민 세금으로 연금 적자를 메우는 법을 만들었다. 이후 지난 2009년 이명박 정권에서도 일부 손을 댔지만 정부의 적자보전금 규모는 4년 만에 연금 개혁 이전인 1조9000억원대로 돌아왔다.

이번 개혁작업에서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여야는 합의안을 통해 “내는 돈은 2%포인트 높이고 받는 돈은 0.2%포인트 낮췄다”고 생색을 냈지만 개혁의 본질인 연금재정 건전화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나마 조정된 지급률도 20년에 걸쳐 내린다. 하지만 20년 뒤에는 웬만한 수급자가 모두 빠져 나간 뒤라 실효성 논란이 일 수 있다.

반면 공무원연금 개혁을 서둘러 매듭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재정부담을 차기 정권에 넘기는 ‘폭탄 돌리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 무산. /사진=뉴스1 한재호 기자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 무산. /사진=뉴스1 한재호 기자

지난 6일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 실패로 올해는 하루 80억원의 국민세금이 들어가고 내년부터는 하루 100억원이 요구된다. 공무원연금 적자는 올해 2조9133억원에서 내년 3조6575억원으로 늘어난다. 이번에 합의된 공무원연금법이 통과됐다면 내년 적자는 3조6575억원에서 2조1689억원으로 41%가 줄어들 수 있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내후년에는 적자가 4조2341억원으로 증가한다. 차기 정권(2018~2022년)에서는 5년간 적자가 모두 32조원(연평균 6조4000억원), 차차기 정권(2023~2027년)에서는 차기 정권의 1.6배인 52조원(연평균 10조4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차기 정권에서는 하루 175억원, 차차기 정권에선 하루 285억원의 국민세금이 들어가는 셈이다.

◆5월에 처리 못하면 장기 표류 우려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내년 1월1일 개정법 시행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시행령을 만들고 전산 프로그램을 정비한 뒤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데 6개월 정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여야가 입장을 좁히지 못하고 오는 7월을 넘겨 공무원연금 법안을 처리하면 사전 준비작업 시간이 부족해 시한이 늘어날 수 있다.

실제로 여야는 실무기구에서 합의했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국회 규칙에 명기할지 여부를 놓고 팽팽하게 맞섰다. 여당은 합의문에 없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야당이 주장해 국회통과가 무산됐다고 반박한다. 야당은 청와대와 여당 일부 의원이 합의를 파기함으로써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가 실패했다고 주장한다. 여야가 불발된 공무원연금 개혁의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상황이다. 따라서 공무원연금법을 5월 안에 처리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장기 표류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더구나 정치권에서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영구 미제’로 남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들린다. 혹시라도 오는 9월 열리는 정기국회로 넘어가면 여야 모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공무원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지연되면서 더 늦어지면 안 된다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7건의 화급한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도 덩달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또 연말정산 파동 후속대책으로 마련한 소득세법개정안 등 민생 필수법안 역시 줄줄이 같은 처지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늦춰진 데 따른 국민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성필
박성필 feelps@mt.co.kr

산업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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