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명소]파주 삼봉산에서의 완벽한 한나절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삼봉산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은방울꽃. 금방이라도 맑은 종소리를 낼 것만 같다./사진=최선애
삼봉산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은방울꽃. 금방이라도 맑은 종소리를 낼 것만 같다./사진=최선애
<b>개발되지 않는 산과 들은 안락하지 못한가요?</b>

삼봉산 능선을 걷기 전까지는 이 땅에서 엔진소리와 같은 기계가 내는 소음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남아있을 것 같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강원도 아득한 산속에서도, 남녘 지리산 1200고지와 같은 편벽된 곳에서도 엔진소리는 어김없이 자연의 고적함을 갈구하는 두 귀를 찌르곤 했기 때문입니다.

엔진소음은 필연적으로 '사람 무리'로 이어집니다. 명성이 자자한 산일수록 지루한 사람들로 넘쳐나죠.

자연이란 그곳을 찾는 사람들이 긴장을 풀고 한가로이 지낼 수 있는 곳이어야 하는데, 흉터처럼 자연 본래의 풍광을 해치는 불필요한 시설들과 귀를 어지럽히는 소음만이 가득해지고 있습니다.

개발되지 않는 산과 들은 안락하지 못하기 때문인가요? 엊그제 그린벨트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는 뉴스를 듣고 새삼 떠오른 상념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가'였습니다.

<b>가깝지만 '천만다행'(千萬多幸)인 파주 삼봉산</b>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자주 찾는 산은 도시에서 멀리 있기 마련이지만 삼봉산 주위의 여러 봉우리(비학산·파평산·노고산·금병산 등)들은 도시와 가깝게 붙어있는 산들입니다.

대체로 200~400미터 정도의 낮은 산들이어서 그런지 이곳에 이런 준수한 산들이 있다는 걸 아는 도시인이 많지 않은 듯합니다. 비록 정오를 지나 출발하긴 했으나 주말, 그것도 계절의 여왕인 5월 첫째 주에 6시간여의 산행에 초로의 부부 두 쌍과 마주친 게 전부였으니까요. 신기했던 건 산행 내내 어떤 기계음도, 엔진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한적한 산에는 우리, 중년의 아줌마 넷이 떠드는 수다소리만 가득했습니다.

고적(孤寂)한 능선길. 6시간동안 단 두 팀만 조우했다./사진=최선애
고적(孤寂)한 능선길. 6시간동안 단 두 팀만 조우했다./사진=최선애
이곳은 졸졸 흐르는 물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청량한 계곡 물소리 대신 산길 가에는 으아리, 천남성, 은방울꽃등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있습니다.

특히 금방이라도 맑은 종소리를 낼 것만 같은 은방울꽃은 산 전체에 골고루 산개해 소박한 자태를 수줍게 드러내 보이고 있었습니다. 종모양의 흰 꽃이 방울 같아서 깨끗하고 맑은 느낌을 안겨주는 꽃입니다. 이 산뜻하고 담담한 향기를 언제 또 맡을 수 있을까요.

자연의 기이하고 아름다운 절경일수록 멀리, 외진 곳에 있다고 여기기 마련입니다. 가깝고 평탄해서 접근하기 쉬운 곳은 사람들로 항상 붐비는 것이 정상적인 풍경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상식의 허를 찌르듯 인적이 드물어 호젓하기만 합니다.

장군봉에서 바라본 초리골. 왼쪽 능선을 따라 4㎞ 완만한 산길이 이어진다./사진=최선애
장군봉에서 바라본 초리골. 왼쪽 능선을 따라 4㎞ 완만한 산길이 이어진다./사진=최선애
<b>장군봉 전망, 파주8경 중 으뜸</b>

파주시는 인천광역시에서 서울, 구리, 의정부로 이어지는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의 서북쪽 꼭짓점에 해당합니다. 2000년부터 왕성하게 개발되기 시작한 곳이죠. 자연히 인구도 엄청난 속도로 유입되었습니다. 삼봉산이 자리한 법원읍은 북쪽으로 적성면, 동쪽으로 양주시 광적면, 남쪽으로 광탄면, 서쪽으로 문산읍·파평면에 접하고 있는 파주의 중심입니다.

초리골 주차장에서 암산을 거쳐 삼봉산을 지나 능선을 따라 3㎞ 쯤 걷다보면 장군봉 전망대가 나타납니다. 전망대 뒤로는 아름드리 솔숲이 물결치고 아래로는 가로막는 장애물 하나 없는 탁 트인 파노라마가 눈 안에 들어옵니다.

중년아줌마들의 수다가 한적한 산길을 흔들어 놓았다./사진=최선애
중년아줌마들의 수다가 한적한 산길을 흔들어 놓았다./사진=최선애
장군봉에서 초리골로 하산하는 길은 꽃길의 연속입니다. 멀리 깊은 산속의 녹음 사이로 펼쳐져 있는 꽃들과 과수원 사이사이에 피어난 꽃의 화려한 빛깔이 그림속의 한 장면 같습니다. 그러고도 맑은 하늘아래 오랜만에 산행을 함께 한 벗들의 목소리와 웃는 얼굴들이 어우러져 오늘 완벽한 한나절을 보냈노라고 기억할 것입니다.

☞ 글·사진=최선애씨
${IL05}

☞ 관련기사
<a href="http://bike.mt.co.kr/articleView.html?no=2015042909473756624&sec=korea" target=_new>[트레킹 명소]신우대가 전하는 문장대(文臧臺) 바람소리</a>
<a href="http://bike.mt.co.kr/articleView.html?no=2015033109534499732&sec=korea" target=_new>[트레킹 명소] 대야산의 봄
</a>
<a href="http://bike.mt.co.kr/articleView.html?no=2015013108293766322&sec=korea" target=_new>[트레킹 명소]다섯 번째 고봉(高峰)이나 쉬 오르는 평창 계방산</a>
<a href="http://bike.mt.co.kr/articleView.html?no=2015012411485457839&sec=korea" target=_new>[트레킹 명소] 덕유산, 그 겨울산의 색깔</a>
<a href="http://bike.mt.co.kr/articleView.html?no=2014111415254568461&sec=korea" target=_new>[트레킹 명소] "강진에 살어리랏다"</a>


 

  • 0%
  • 0%
  • 코스피 : 3249.32상승 24.6818:01 06/11
  • 코스닥 : 991.13상승 3.3618:01 06/11
  • 원달러 : 1110.80하락 518:01 06/11
  • 두바이유 : 72.69상승 0.1718:01 06/11
  • 금 : 71.18상승 0.4718:01 06/11
  • [머니S포토] '국민의힘 30대 당대표 탄생'
  • [머니S포토]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줄확진 '올스톱'
  • [머니S포토] 공수처 수사 관련 발언하는 김기현 권한대행
  • [머니S포토] 캐딜락 5세대 에스컬레이드, 압도적인 존재감
  • [머니S포토] '국민의힘 30대 당대표 탄생'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