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난지도에 피어나는 '마천루 꽃'

[긴급점검] 대형개발사업, 지금은 ④ 상암DMC 랜드마크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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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분양시장을 중심으로 훈풍이 분다. 이에 힙입어 지난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답보상태에 빠졌던 대형 개발사업들이 재개되는 분위기다. 과거 호황이던 시절 덩치만 불려 주민 피해와 갈등의 원흉으로 지목됐던 대형 개발사업들. 과연 '흑역사'를 딛고 진일보할 수 있을까. <머니위크>가 연속기획을 통해 주요 대형 개발사업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마천루의 저주 탓일까.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조성사업 중에서도 유독 DMC 랜드마크 사업만 6년 동안이나 표류 중이다. 서울시에서 최근 사업재개를 위한 부활의 신호탄을 쐈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상황이다.

DMC 랜드마크 사업은 상암DMC F1블록(3만777.4㎡)과 F2블록 (6484.9㎡) 등 2개 필지(총 3만7262.3㎡)에 초고층 빌딩을 짓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이곳을 숙박·문화·업무 시설로 개발해 세계적인 IT와 디지털미디어 콘텐츠 생산 중심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1990년대만 해도 이 사업이 진행될 서울 마포 상암동 일대는 쓰레기를 매립하는 난지도로 더 유명했다. 시는 지난 1992년 사실상 버려진 땅이던 쓰레기 산을 뒤엎어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망을 발판으로 미래를 위한 신개척지 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수립했다.

이후 지난 1997년 상암택지 개발지구 확정을 시작으로 지난 2000년 4월 상암 새천년 신도시 기본 계획 발표, 2004년 5월 택지공급 공고, 2008년 3월 DMC첨단산업센터 준공, 지난해 9월 MBC 상암 신사옥 개관 등 전체적인 상암DMC사업은 현재까지도 별 탈 없이 진행 중이다.

 
상암 DMC 랜드마크 타워 조감도. /사진제공= 서울시
상암 DMC 랜드마크 타워 조감도. /사진제공= 서울시

◆ 첫 삽 뜨기 전 찾아온 '마천루의 저주'

지난 2008년 상암DMC 조성사업의 하나로 진행된 이 사업은 당시 '서울라이트타워'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다음 해인 2009년 한국교직원공제회, 한국산업은행, 하나은행과 대우건설, 대림건설 등 전체 25개사로 구성된 서울랜드마크컨소시엄이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사업에 암운이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사업자 선정 이후부터다. 지난 2010년 5월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인 '서울라이트타워'는 토지비로 1500억원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건설투자자들에게 지급보증을 요구했다.

서울라이트타워 측은 향후 아파트 분양대금으로 사업비를 충당할 수 있는 만큼 초기자금에 대해서만 지급보증을 서달라는 견해였으나 지난 2008년 불거진 국제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10%의 시공 지분을 가진 대림산업이 이를 거부하고 나서 사업진행은 불투명해졌다.

땅값과 초기 사업비를 모두 PF대출방식으로 조달하려 했던 터라 서울라이트타워는 토지 소유주인 시에 전체 3680억원의 땅값 중 3차 토지 중도금 400억원을 2개월 연체했다. 그해 7월 서울라이트타워는 유상증자와 추가 PF로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다.

그럼에도 연체가 4개월을 넘어가자 25개 참여사가 이사회를 열어 일단 900억원을 유상증자해 밀린 땅값을 조달하기로 의결했다. 서울라이트타워는 이 돈으로 3차 중도금 400억원과 4차 중도금 450억원을 한꺼번에 낼 예정이었다.

전체 출자사 중 20% 정도가 유상증자 참여에 난색을 표명,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해를 넘긴 2010년 1월이 돼서야 서울라이트타워와 한국교직원공제회 등이 토지비·사업비 등 3000억원 마련을 위한 협상을 재개했다.

이 사업의 땅값은 약 3600억원으로 수조원대인 다른 초대형 PF사업보다 적은 편이지만 총면적의 70%에 달하는 상업시설을 성공적으로 분양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가진 출자사가 많아 크고 작은 갈등이 이어졌다.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빌딩 높이를 낮추고 50층짜리 건물 2개동을 지어 애초 계획보다 아파트 비율을 늘리는 등 계획을 변경하려고 했으나 모든 시도가 무위로 돌아가면서 사업 지연이 계속됐다.

◆ 재개냐 표류냐 기로 선 DMC 랜드마크 사업

시는 지난 2012년 더는 사업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서울라이트타워와의 토지매매와 사업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시와 서울라이트타워가 1965억원 규모 토지 대금 반환을 놓고 소송전을 벌여 사업은 무기한 연기되는 듯했다.

사업이 다시 기지개를 켜기까지는 2년이 걸렸다. 시는 지난해 미디어와 IT 관련 기업들이 속속 상암DMC 입주를 마치고 외국 대규모 투자자들까지 관심을 가지자 DMC 랜드마크 사업 재개를 서둘러 진행했다.

시는 그해 11월19일 DMC 첨단산업센터에서 국내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랜드마크 부지 공급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시는 이 자리에서 기존 건축계획이나 사업장 용도에 대해 사업성을 추가 분석해 시장 상황에 맞게 공급하겠다는 견해를 건설사에 전달했다.

시 관계자는 "사업자 공모는 6월 이후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건설 경기가 안 좋을 때는 입찰에 나서는 민간사업자가 없어 유찰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공모사업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달 박원순 시장의 중국 방문 기간 중 중국 최대 부동산업체인 녹지그룹 장위량 회장이 직접 상암DMC 랜드마크 사업에 투자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말 시와 녹지그룹이 투자의향서를 체결하는 등 사업에 속도가 붙는 형국이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시가 DMC 랜드마크 사업 방향과 관련된 용역을 발주해 내달 결과가 나온 이후 사업자 공모와 동시에 사업을 재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과거 사업 무산 원인 중 하나로 꼽힌 약 2500억원의 교통개선분담금이 다시 변수로 떠오른 상태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분담금 2500억원은 확정된 금액이 아니다.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적당한 선으로 조정될 것"이라며 "빌딩 층수 역시 용역 결과를 토대로 DMC자문위원회를 거쳐 세부사안을 변경될 수 있어 올해 안에 사업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성동규
성동규 dongkuri@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위크> 산업2팀 건설부동산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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