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도지사 이낙연)가 수 천억원대의 외자유치 실적을 ‘뻥튀기’해 뒷말이 무성하다. 게다가 전임 도지사 공적 가로채기 의혹 등으로 논란이 번지고 있다.

특히, 전남도가 과대포장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도 수정 요청 등 이를 바로 잡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일부 언론사에 이해만 구했던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17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낙연 전남지사와 주철현 여수시장,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 다니엘 페라리 CEO 등이 자리한 가운데 지난 12일 (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베르살리스와 여수산단에 고기능성 합성고무 제조공장을 설립하는 67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었다고 전남도는 14일 밝혔다.

또한 이탈리아 밀라노에 본사를 둔 베르살리스는 합성고무 생산 분야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롯데케미칼과 1차로 여수산단에 SSBR(친환경 타이어 소재) 등의 제조공장을 설립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합작투자 협약을 통해 추가로 오는 2017년까지 SBS(완구·스포츠용품 소재), SIS(테이프 소재) 등 고기능성 합성고무 생산 라인을 건설해 고급 기술인력 총 196명을 채용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날 67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 체결은 수치가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외자유치 투자협약은 1500억 원 규모라는 것이 여수시의 설명이다.

한마디로 전남도는 최근 실제로 체결한 1500억 원의 4배가 넘는 5200억 원을 부풀려 6700억 원대 투자협약을 체결한 것처럼 실적을 과대포장했다. 마치 이낙연 도지사 등이 이날 6700억 원대의 외자유치를 이끈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말썽이 일자 전남도 관계자는 "5200억원은 지난 2013년 11월쯤(전임 도지사 시절) 1차 투자협약을 체결했던 것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2차 투자협약은 1500억 원이다"고 밝혔다.

주동식 전남도 일자리 정책실장도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확인하고 친분이 있는 도 출입기자에 문자로 이해를 구했다. 하지만 한국 시간이 저녁 9시에서 10시정도 돼 (신문사 마감으로) 수정이 어려웠던 것이다"면서 "1500억 원 투자협약이 맞다"고 잘못된 보도자료임을 시인했다. 이어 그는 "월요일(18일)에 잘못된 부분에 대해 정정을 요청할지에 대해 고려해 보겠다"고 해명했다.

이와 더불어 전남도 대변인실의 늑장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허위 보도자료를 내고 정정 요청조차 하지 않아 이를 받아 쓴 언론사를 '오보 언론사'로 만든 전남도 대변인실은 사태수습도 ‘나몰라라’해 빈축을 사고 있다.

도 대변인실 관계자는 "정정요청은 해당 부서에서 알아서 할 일이다. 상의해 보겠다"며 사태 수습에서 한발짝 발을 뺐다. 이 같은 상황은 현직 이낙연 전남도지사가 전직 언론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납득이 되는 않은 상황이다.

이에 전남도가 전임 도지사 시절의 실적 수 천억원까지 덧붙여 현 도지사의 실적으로 홍보한 것도 부족해, 언론사에 정정요청조차 하지 않아 과잉 충성 의혹이 짙게 일고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도민들은 ‘전남도의 신뢰를 잃은 행정’에 고개를 돌리고 있다. 김명철(가명·45 나주시 다도면)씨는 “이유를 불문하고 신뢰를 잃은 행정은 도민들에 환영받을 수 없다”면서 “전남도가 잘못된 부분에 대해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없어 더욱 문제다”고 꼬집었다.

한편, 전남도가 6700억 원대 투자유치를 체결했다고 중앙경제지를 포함해 15곳의 언론사가 일제히 보도한 기사는 포털 등에 게재됐다. 현재도 전남도의 수정요청이 없어 오보된 기사가 포털을 떠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