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빅3 '영등포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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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전통의 부도심 중 한곳인 영등포. 교통의 요지이자 서남부지역 대표 상권으로 꼽히는 곳이지만 그동안 강남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권 수준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거 ‘영등포’ 하면 떠오르던 낡은 이미지 탓이다. 좁은 시장골목과 낡은 공장건물, 유흥가가 밀집했던 영등포는 그 지리적 특성 때문에 주변 지역에 비해 발전이 낙후된 지역으로 여겨졌다.

#. 그랬던 영등포가 확 달라졌다.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의 새 격전지로 거듭난 것. 변화의 핵심은 영등포역에서 신도림역으로 가는 서남 방향과 영등포역에서 영등포구청역으로 나가는 서북방향이다. 이 지역에는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까지 빅3 유통업체가 모두 입점해있다. 백화점 ‘빅3’의 대형 점포가 한 상권에서 맞붙는 것은 서울 시내에서 이곳이 처음이다.

‘영등포 대전’에 불씨를 지핀 주인공은 현대백화점. 이 업체는 최근 신도림 디큐브시티백화점을 내세워 ‘롯데-신세계’ 2파전 양상으로 흘러가던 서남부권 상권에 합류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 빅3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가 벌어질 예정이다.

 
/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 낙후 이미지 벗고 新 유통 격전지로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대성산업으로부터 디큐브시티백화점을 인수한 JR자산운용 펀드와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고 서울 신도림 디큐브백화점을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로 재오픈, 지난 20일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임대차 계약 기간은 20년이다.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는 연면적 11만6588㎡(3만5270평), 영업면적 5만2893㎡(1만6000평)로, 지하2층~지상6층 규모다. 현대백화점 14개 점포 가운데 중동점·목동점·대구점에 이어 네번째로 크다.

현대백화점은 기존 디큐브백화점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은 물론 디큐브시티 오픈을 통해 침체에 빠진 서울 서남부 상권을 새로운 ‘유통문화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를 위해 ▲패밀리형 MD(상품 기획) 강화 ▲차별화된 마케팅 ▲프리미엄 고객 서비스 도입 ▲가족 단위 문화 콘텐츠 다양화 등을 내걸었다.

또 백화점 운영 노하우와 역세권에 위치한 입지적 강점을 통해 반경 3㎞ 내의 1,2차 상권(영등포구·구로구·동작구) 외에 인천·광명·수원 등 3차 상권 고객까지 최대한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MD 개편이 마무리되는 오는 2017년 매출 4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디큐브백화점 매출은 2000억원대 초반 수준에 머물렀다.

김영태 현대백화점 사장은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를 가족과 함께 쇼핑과 문화생활, 휴식을 한번에 즐길 수 있는 문화체험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라며 “차별화된 MD와 가족단위 중심의 다양한 콘텐츠 등을 통해 서울 서남권 문화 생활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등 기존 점포에 이어 현대백화점까지 경쟁에 가세하면서 서남부 영등포 상권에 유례없던 ‘백화점 빅3 클러스터’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료제공=현대백화점
/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 유동인구 13만명… 상권지도 들썩

영등포구 일대는 하루 유동인구가 13만명에 이르는 핵심 상권으로 꼽힌다. 서울과 인천을 연결하는 경인로가 위치한 지리적 장점 때문에 롯데와 신세계는 일찌감치 이곳에 군침을 흘리기 시작했다.

포문을 연 것은 신세계백화점이다. 신세계는 지난 1984년 영등포에 국내 첫 백화점 지점을 오픈했다. 7년 뒤 롯데백화점이 영등포역사에 신세계 영등포점보다 4배 큰 규모로 입점하면서 영등포 상권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됐다.

이에 질세라 신세계는 기존 경방필백화점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오픈 25년 만에 대대적 리뉴얼을 감행, 지난 2009년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 개장에 맞춰 재개장했다. 매장 면적은 종전 1만㎡에서 4만3306㎡로 4배 넘게 커졌다. 덩치를 키운 신세계백화점을 보고 ‘수성’에 골몰하던 롯데백화점도 개점 후 처음 외벽공사를 하는 등 대대적인 리뉴얼에 들어갔다.

두 백화점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직까지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연매출도 약 5000억원 안팎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전국 점포 중 매출액 기준 4위를 차지하는 주요 점포로 꼽힌다.

여기에 현대백화점까지 서부 상권 경쟁에 가세하면서 영등포 일대를 둘러싼 유통 전쟁은 더욱 살벌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와 신세계, 기존 업체에 대항하는 현대백화점이 어떤 전략으로 매출을 확보해 나갈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유통전문가들은 “영등포는 교통·수요·접근성 측면에서 유통 격전지가 되기 좋은 조건”이라며 “유통업체들의 ‘영등포 대전’이 나눠먹기식 출혈 경쟁을 피하기 위해선 서울 전 지역과 경기, 인천의 소비자까지 어떻게 끌어 모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한다.

하드웨어적 이점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차별화도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타임스퀘어 내에 명품관을 확보했고, 롯데백화점 또한 명품과 잡화를 강화해 젊은 세대 발길을 잡겠다는 방침”이라며 “유통업은 단순히 하드웨어적인 부분만 확대한다고 다 성공하는 건 아니다. 현지 사정에 맞는 MD, 과학적인 고객 동선 확보 등 운영 노하우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새롭게 열린 영등포 상권 유통 대전. 그동안 강남 위주였던 그룹 입지를 서남권으로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이 롯데와 신세계에 맞서 영등포 상권의 심장을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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