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삼성물산 시대-4] 시총 4위 '대물', "갈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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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에 또 다른 ‘거물’이 탄생했다. 지난달 26일 합병을 결정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얘기다. 두 회사는 이날 개장 전 이사회를 통해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존속회사는 시가총액 규모가 큰 제일모직이지만 합병 후 상호는 삼성물산으로 결정됐다. 

합병비율은 제일모직 1주당 삼성물산 0.35주다. 이들은 오는 7월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9월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액은 제일모직 15만6493원, 삼성물산 5만7234원이다.

이에 따라 놀이동산(에버랜드), 패션, 건설, 식품에 종합상사까지 총 5가지 분야를 주요사업으로 하는 기업이 탄생하는 셈이다. 지난해 매출은 34조원이며 합병 결정을 발표한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시가총액도 34조원이다. 코스피시장 시총 순위 4위에 해당한다.

◇ 합병 후 시너지보다 지배구조에 주목

증권시장에서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합병이 발표된 지난달 26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오전 9시30분, 합병 발표로 인해 잠시 중단됐던 두 회사의 상장주식에 대한 거래가 풀리자마자 몰려든 투자자들의 매수 주문으로 인해 가격제한폭까지 주가가 올라간 것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공식적인 합병 사유는 중복사업의 통합과 해외진출 등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함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삼성그룹 내의 내부 건설물량 수주처가 단일화돼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하고 패션부문의 경우 삼성물산 해외채널을 이용한 사업 기회가 확대되는 등 사업부문 간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수치적으로 시너지가 얼마나 발생할지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사진=뉴시스 최진석 기자

증권가에서는 이번 합병과 관련해 지배구조에 더욱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번 합병을 통해 통합 삼성물산이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설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서 꼭 필요한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며 “합병이 완료되면 통합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을 4.1% 확보하는 데다 삼성SDS 지분 17.1%도 보유하게 된다. 만약 이후 삼성전자와 삼성SDS가 합병한다면 통합 삼성물산은 합병비율에 따라 총 7% 내외의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지분 희석 논란이 있지만 큰 사안은 아니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합병으로 삼성오너가의 합병법인 지분율은 이재용 부회장 16.5%, 이부진 사장 5.5%, 이서현 사장 5.5%, 이건희 회장 2.9% 등 총 30.4%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끝이 아닌 시작을 알리는 신호”라며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환과정은 합병 삼성물산이 지주회사가 되는 과정이다. 앞으로의 진행 상황에 따라 합병법인의 지주회사 프리미엄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오너의 편에 서라

전문가들은 합병 전까지 양사의 주가는 합병비율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지주사로서의 프리미엄과 더불어 합병 이후에는 주가가 지속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한다.

합병 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27일 제일모직에 대한 리포트를 내놓은 증권사는 총 12개사다. 이들 가운데 9개사가 제일모직에 대한 목표가를 상향했다.

김영우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합병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며 “두 회사 간의 합병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통합 삼성물산의 자회사, 손자회사가 됐다. 삼성그룹의 최대 미래 성장동력을 품에 안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반도체 클린룸 공사를 수주받지 못했던 건설부문도 삼성물산과의 합병으로 얼마든지 수주가 가능해졌다”며 “삼성전자가 공격적으로 투자하게 될 평택 반도체 라인공사로 인한 최대 수혜업체가 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전문가들은 갈수록 통합 삼성물산의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실적이 나아지면서 주가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그룹의 승계과정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지만 통합 삼성물산의 가치상승이 핵심이 될 것”이라며 “이번 합병 건으로 삼성전자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삼성그룹의 지배 구조 재편의 공식적인 서막이 올랐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든지 합병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 확대는 최우선 순위로 추진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기업가치가 상승할수록 더 많은 삼성전자의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배당확대를 통한 오너 일가의 상속세원 확보 차원에서라도 앞으로 합병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늘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상황이 급변하고 예측이 힘든 상황에서는 경영권을 가진 오너, 오너가 최대주주인 회사 편에 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통합 삼성물산 또는 삼성전자가 지주회사가 되든, 지배구조조정이 마무리가 되든 오너가 보유한 지분가치를 극대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끝>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유병철 ybsteel@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위크> 증권팀 유병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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