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이통시장 지각변동 온다

'통신비 폭탄' 끊어라 / '빅3' 나눠먹던 시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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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이동통신사의 고객유치 전쟁이 ‘보조금’에서 ‘요금제’로 옮겨갔다. 이 같은 요금전쟁은 점차 심화될 전망이다. 연내 출시를 예고한 제4이동통신사와 알뜰폰 등이 전쟁에 가세할 채비를 갖추고 있어서다. <머니위크>는 이제 막 개막한 요금제 전쟁을 살펴보고 통신사별 상품을 꼼꼼하게 비교 분석했다. 또 전문가를 통해 데이터 요금제의 허와 실을 하나하나 짚어봤다.
최근 이동통신 3사가 전쟁에 돌입했다. 이전의 보조금 전쟁이 아닌 ‘요금제’ 전쟁이다. 일명 ‘데이터 요금제’가 최근 통신전쟁의 중심에 있다.

지난 5월7일 KT가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출시하자 일주일 만인 14일 LG유플러스는 ‘데이터 중심요금제’를, SK텔레콤은 19일 ‘밴드 데이터 요금제’를 연이어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을 계기로 이통사가 요금제 전쟁에 나서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 이로 인해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과도한 통신비 지출이 낮아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물론 가계통신비 절감효과가 미미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통신사 선택에 있어 당초 가장 많이 거론된 ‘보조금’이라는 키워드를 ‘요금제’로 바꿨다는 데 의미를 둘 만하다.

 
/사진=뉴시스 강진형 기자
/사진=뉴시스 강진형 기자

◆데이터 요금제로 불붙은 요금제 전쟁

통신 3사의 요금제 전쟁의 핵심은 ‘데이터 요금제’다. 유무선 통화와 SMS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데이터 제공량만으로 요금제를 선택하는 ‘데이터 요금제’가 통신 3사에서 모두 출시되며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5월7일 KT가 최초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한 지 20일 만에 전체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는 100만명에 육박했다. 5월26일 기준으로 SK텔레콤 51만600여명, KT 35만여명, LG유플러스 13만2000여명이다.

주목할 점은 이번 데이터 요금제 경쟁으로 과연 세 통신사의 고착된 점유율이 깨질 수 있을지 여부다. 지난 3월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무선통신 서비스 통계현황’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SK텔레콤의 가입자는 2835만6564명으로 점유율 49.6%, KT는 1743만2306명으로 30.49%, LG유플러스는 1138만1348명으로 19.91%의 점유율을 보였다. 대략 ‘5:3:2’의 점유율인데 이러한 구도는 지난 10년간 견고히 유지됐다.

업계 2위 KT가 가장 먼저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며 선점에 나선 것도 이러한 구도를 깨기 위한 승부수라는 게 업계의 후문이다. 지금까지 요금제는 업계 1위인 SK텔레콤이 선도하는 모양새였다. SK텔레콤이 먼저 통신요금을 책정하면 KT와 LG유플러스가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요금을 책정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애초 정부 역시 SK텔레콤과 데이터 요금제를 논의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KT가 선제적으로 나선 것이다.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요금제를 도입하면 가입자당 평균 수익이 가장 많이 줄어드는 회사는 SK텔레콤이다. 타사에 비해 주로 음성과 문자를 사용하는 가입자 비중이 높아서다.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가 선제적으로 움직이자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어쩔수 없이 SK텔레콤도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은 모양새다.

현재 데이터 요금제 경쟁은 2차전으로 치닫고 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은 SK텔레콤이 가장 낮은 요금제(월 2만9900원)부터 무선은 물론 유선통화까지 무제한으로 제공하자 LG유플러스도 기존에 출시한 요금제를 수정해 유선통화를 무료화했다. 월 4만9900원 미만 요금제에서 유선무제한을 포함하지 않은 KT도 조만간 이를 수정한 요금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KT 관계자는 “경쟁사들의 요금제를 분석해 고객 혜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상품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19일 가계통신비 경감 방안 협의를 위한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하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사진=뉴스1 오대일 기자
지난 5월19일 가계통신비 경감 방안 협의를 위한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하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사진=뉴스1 오대일 기자

◆‘삼국시대’ 끝나고 ‘춘추전국시대’ 오나

통신사 간 요금제 전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오랜시간 지속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삼국시대’가 막을 내리고 제 4이동통신사와 알뜰폰 등이 경쟁에 가담한 ‘춘추전국시대’가 개막될 것이란 예측이 적지 않다.

이미 포화상태라고 평가받는 이동통신시장이지만 정부는 가계 통신비 부담 경감을 목적으로 연말까지 제 4이통사를 만들어 경쟁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프랑스의 후발 이통업체인 ‘프리모바일’(Free mobile)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지난 2012년 출범한 프리모바일은 통신사용비를 지불할 여력이 되지 않는 사람을 위한 ‘2유로 요금제’와 19.99유로로 음성통화, SMS, 데이터서비스를 무제한 사용하는 요금제를 출시해 인기를 몰았고 큰 반향을 일으켰다.

프리모바일과 같이 경쟁력 있는 제 4이통사를 설립하기 위해 정부는 주파수 우선할당, 전국망 단계적 구축 허용 등 초기시장 진입 부담을 경감하는 정책을 마련해 신규사업자의 진입장벽을 낮추기로 했다. 다만 신규사업자의 시장안착 실패는 이용자 피해, 투자 매몰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재정·기술적 능력 등을 갖춘 사업자가 있는 경우에 한해 진입을 허용할 방침이다. 앞서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 6번이나 사업권을 신청하며 통신사업 진출을 시도했지만 정부는 재무능력을 우려해 번번이 ‘불허’ 결정을 내렸다.

경쟁에 참여하는 것은 제4이통사뿐만이 아니다. 5월 들어 가입자 500만명(점유율 8.8% 수준)을 돌파한 알뜰폰도 국내 이동통신업계의 한축으로 성장했다.

정부는 알뜰폰의 시장점유율을 올해 10%, 내년에는 12%까지 확대해 이동통신시장에서 실질적인 경쟁주체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유통망 확대를 위한 포털사이트를 운영하고 전파사용료 감면을 내년 9월까지 1년 연장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대신 기존 SK텔레콤과 KT(유선) 등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적용하던 통신요금 인가제를 폐지해 공평한 경쟁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요금 인가제 폐지는 6월 국회 이후 확정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오랜기간 공고해진 국내 통신사의 구조 자체가 격변하며 점유율을 지키려는 기존업체와 신흥업체 간 줄다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인위적인 개입이 없는 한 경쟁강화에 따라 통신비는 점진적으로 인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최윤신
최윤신 chldbstls@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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