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넉달도 안돼… 위기의 '중통령'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측근 구속에 '보은 인사'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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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취임한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요즘 좌불안석이다. 최근 부정선거 혐의로 사회단체로부터 고발 당한 데 이어 선거에서 그를 도운 중앙회 현직 부회장이 구속됐다. 혼탁한 선거 이후 중소기업과 내부 조직 추스르기에 전념할 시기지만 오히려 박 회장이 논란의 중심에 선 것.

최근 단행한 내부 인사도 차가운 시선을 받는다. 중앙회에선 파벌을 넘어 골고루 인재를 등용한 ‘탕평인사’라고 강조하지만 일각에선 막강한 힘을 과시하는 주요 임원 자리를 박 회장 측근 등 특정 인물이 독차지했다고 꼬집는다.

박 회장이 임기 내 추진할 정책 과제 중 일부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특정 기업이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30만 중소기업을 대변할 위치임에도 박 회장 자신의 안위를 먼저 걱정해야 할 처지다.

◆현직 임원·측근 사상초유 구속

박 회장은 당선 이후 줄곧 선거법 위반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 측근 2명은 박 회장 당선을 위해 선거인에게 500만원과 200만원의 현금을 각각 준 것으로 나타났다. 박 회장 측근인 이들 중 한명은 중앙회 현직 부회장이어서 더욱 충격적이다.

또 다른 한명은 제주아스콘사업협동조합의 전 회장이다. 박 회장은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관리 위탁을 받았던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두 사람이 중앙회 선거법을 위반한 명확한 증거를 확보해 검찰에 고발했다”면서 “지금까지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 과정에서 (선관위가) 검찰에 고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박 회장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자칫 구속된 인물 가운데 한사람이라도 선거법 위반이 박 회장과 연관이 있다고 검찰에 진술하거나 뒤늦게라도 위법 행위 증거가 포착될 경우 박 회장 본인도 피의자가 될 수 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사진=뉴시스 박주성 기자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사진=뉴시스 박주성 기자

최근 보수단체인 자유청년연합이 "매표행위로 당선됐다"며 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전해져 혐의가 밝혀지면 당선무효형이 내려질 수도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 139조에 따르면 회장 당선인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 선고를 받을 경우 당선이 무효처리된다. 이후 임기가 6개월 이상 남았을 때는 당선 무효처리 이후 2개월 내에 회장 선거를 다시 치르게 된다.

서울시선관위 관계자는 “박 회장이 선거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저질렀거나 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 여부는 검찰이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불법 혐의 증거가 나오거나 불법 혐의와 관련된 측근의 진술을 확보한다면 구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쪽짜리 탕평인사… 정책 공약도 '허술'

박 회장의 경영능력에 물음표를 던지는 시각도 적잖다. 물론 아직은 회장에 선출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아 총체적인 평가를 내리기엔 이르지만 '보은인사' 논란이 예사롭지 않다.

박 회장은 당선 직후 비상근 부회장 17명과 이사 22명을 선임했다. 이들 대부분은 선거 때 직간접적으로 박 회장을 도운 인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부회장 역시 박 회장이 선택한 사람이다.

정기총회에서 부회장을 추천하는 전형위원 4명이 모두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도 꼴사납다. 전형위원회는 부회장을 선임하기 위해 만든 조직인데 위원들 모두가 본인을 추천한 것이다. 제조업과 뿌리산업, 창조경제 등 분야별 대표 인물을 배제한 채 구성된 회장단이 중소기업을 대표하는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정책과 공약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 회장은 취임 당시 단체수의계약제도를 보완한 '단체인증우선구매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제도는 조합에 들어가지 못한 영세기업의 경우 오히려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중소기업경제구조위원회' 구성과 '중소기업 경쟁력 우위 업종' 도입도 실현가능성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정치권과 대기업 간 긴밀한 협의가 선행돼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중앙회가 추진하겠다고 나선 것은 일의 순서에 맞지 않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견해다.

중기중앙회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은 비주류에서 회장으로 오른 케이스”라며 “중앙회의 변화와 개혁을 원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염원을 담아 회장에 당선됐는데 최근 상황을 보면 기대보다는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중통령, 어떤 권한 있길래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중통령'으로 불린다. '중소기업의 대통령'이란 뜻이다. 중기중앙회장은 경제 5단체장(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기중앙회) 중 한 명으로 330만 중소기업을 대표하고 산하 20개 단체와 900개 조합을 이끈다. 특히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경제관련 회의에 부총리급에 준하는 의전과 예우를 받으며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에도 동행한다.

별도의 급여는 없으나  3조원대의 소기업·소상공인 전용 노란우산공제의 관리권과 산하 조합 감사권을 갖고 대외활동수당, 대형급 세단(현재 에쿠스 리무진 4000CC급) 차량을 제공받는다.

이 같은 권한 때문인지 중기중앙회장 선거는 매번 과열 양상을 보이며 후보자간 상호비방이나 향응제공 등의 시비가 불거진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성승제
성승제 bank@mt.co.kr  | twitter facebook

금융을 사랑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금융 출입 기자입니다. 독자님들의 아낌없는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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