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아산, 수학여행·신혼여행은 잊어라

송세진의 On the Road - 아산 현충사·외암민속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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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이 어디야?" 하던 사람도 '온양'이라고 하면 "온천!" 하고 말한다. 이 사람, 나이가 대충 나온다. 온천과 현충사로 유명한 곳, 예전엔 온양이라 했지만 지금은 아산이라 하는 곳, 충무공 탄생 470주년을 맞아 현충사를 둘러보고 돌담길이 아름다운 외암민속마을로 산책을 떠난다.

 
현충사.
현충사.
충무공이순신기념관 전시실.
충무공이순신기념관 전시실.

◆충무공의 사당, 현충사

순신은 21세에 이곳으로 장가 들었다. 보성군수를 지낸 방진의 무남독녀와 결혼해 자연스럽게 처가집이 본가가 됐다. 그는 무과에 급제하기 전 10년 동안 이곳에서 무예를 연마했다. 이후 군인이 돼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끌었고, 공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다. 노량해전에서 고된 인생을 마친 그는 비로소 아산으로 돌아왔다. 충무공 사후 108년이 지난 숙종 32년, 이곳에 사당을 세웠고 이듬해 1707년에는 숙종임금이 현충사라고 사액했다.

그러나 1868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사당은 헐리게 된다. 1932년 일제강점기 때 민족성금으로 중건했고 이후 박정희 대통령의 대대적인 성역화 사업으로 명소 유적이자 수학여행의 필수코스가 되기도 했다. 작년에는 영화 <명량>이 국민적 관심을 모은 최고의 히트작이 됐다. 이처럼 충무공 이순신은 우리 국민이 곤경에 처할 때마다 다시 떠오르고, 다시 부각되는 인물이다.

현충사는 나무가 좋다. 홍살문과 사당으로 향하는 길에는 노송이 가지를 기울여 터널을 만들고 화려한 수형을 자랑하는 반송과 앵두나무, 상수리나무 등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킨 나무들이 이곳의 구력을 말해준다. 정원의 끝에는 영정을 모신 현충사, 즉 사당이 있다. 이곳에는 우리 눈에도 익숙한 그림, 백원짜리 동전에 새겨진 분의 얼굴, 충무공의 영정이 있다. 사당에서 장군을 잠시 생각하고 나오면 왼쪽으로 길이 있고, 길을 따라가면 생가가 있다. 이곳에서 대대로 후손이 살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빈 집이다. 집 앞에는 커다란 은행나무 두그루가 있고 그 앞이 활터다. 현재는 과녁판이 145m 떨어져 있는데 충무공은 200m 거리에 과녁판을 놓고 연습했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임금이 북쪽에 있기 때문에 과녁판은 반드시 남쪽에 놓고 활쏘기를 했다고 한다. 매년 음력 4월28일 이순신장군 탄신일 즈음에 전국 시도대항 궁도대회가 바로 이곳에서 열린다.

입구에는 충무공이순신기념관이 있다. 벌써 날씨가 더워져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부는 기념관이 반갑다. 전시관에서는 이순신 장군과 수군의 활약을 볼 수 있다. 거북선과 판옥선 등 조선의 군선과 일본의 배, 화포, 조총, 전략, 전술 등을 살펴 보고 한산대첩에 대한 영상도 관람한다. 2전시실로 넘어가서는 이순신 장군에 대해 보다 자세히 들여다 본다. 이곳에 그분의 일대기와 유물, 사료, 교서 등이 있다. 특히 국보 76호인 난중일기와 보물 326호인 장검 등이 인상적이다. 4D 영상실에서는 노량해전을 실감나는 움직임과 함께 관람하고, 교육관 1층에서는 이순신 일대기를 표현한 그림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그 시간으로 상상여행을 떠난다.

모내기를 준비하는 외암민속마을.
모내기를 준비하는 외암민속마을.
외암민속마을 돌담길.
외암민속마을 돌담길.

◆산책에 평화가 깃드는 외암민속마을

다리를 건너면 외암민속마을이 시작된다. 마을 입구에서 보면 생각보다 집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예부터 엿장수도 마을에 들어오면 길을 잃었다고 하니 깊고 넓어 뭔가 빠져드는 매력이 있나 보다. 입구에는 민속관이 있다. 관람객들이 집과 생활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일종의 견본주택을 만들어 놓았다. 상류층·중류층·서민층의 가옥과 초가삼간 등 그들의 주거공간을 재현해 마음껏 들여다 볼 수 있게 했다. 덕분에 관람자들이 가정집에 불쑥 들어갈 필요 없으니 민망하지 않고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장치가 된다. 홍보관에서는 이곳에서 촬영된 영화와 드라마를 소개한다. <태극기 휘날리며>, <클래식>, <소름>, <임꺽정> 등 다양한 영화를 촬영했는데 전통마을이라고 사극만 촬영한 것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세대를 흘러온 마을이기 때문에 그림이 뻔하지 않고 느낌이 다양하다.

이곳엔 500년 전부터 부락이 형성됐다. 설화산 맑은 물이 내려오고 따뜻한 햇빛을 받는, 딱 봐도 명당인 이곳에 여러 사람들이 모여 살았는데 조선 명종 때 예안 이씨 이사종이 이주하고 이후 후손들이 번창하면서 이씨 위주의 동족 마을이 됐다.

마을은 돌담이 예술이다.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아 시야를 가리지도 않고 빛을 막지도 않아 밝고 포근한 골목길을 만들어준다. 길을 따라 걸으며 옛집들을 슬쩍슬쩍 들여다 보는 맛도 즐겁다. 선조들은 설화산 물을 인공수로를 이용해 집안으로 끌어왔다. 그들은 정원을 공들여 꾸미기도 했는데, 덕분에 마을 전체가 풍요로운 인상을 준다. 그러니까 공개된 민속관에서는 집의 내부를 살피고 천천히 돌담길을 걸으며 마을 전체가 주는 여유로움에 빠져 보는 것이 이 마을 산책의 포인트다.

이곳은 여러 형태의 한옥이 다닥다닥 붙어있지 않고 논과 밭, 돌담을 지나며 띄엄띄엄 떨어져 있다. 따라서 인공 한옥마을이 아닌 진짜 전통 마을이라는 게 실감난다. 초가 마루에 있는 양문 냉장고, 기와 지붕 위의 접시안테나, 돌담 그늘에 놓인 이양기 같은 현대의 도구들이 생동감을 더한다. 이곳에 사람이 살고 있으며 그들의 생활이 이어지고 있는 삶의 현장임을 느낄 수 있다. 초가이기 때문에 허름하게 ‘초가처럼’ 보존한 것도 아니고 한옥집이라고 장작불을 고집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생활을 맞췄고 집도 이에 따라 진화했다. 불편하다고 싹 허물지 않았고 집과 사람은 서로에게 적응하며 500년을 살아왔다. 원형 그대로 보존된 문화재도 가치가 있지만 이런 마을은 사람 냄새가 나서 좋다. 이곳에도 민속놀이, 전통음식, 전통혼례, 공예품 만들기 같은 체험 프로그램이 있지만 굳이 무엇을 하지 않더라도 산책 자체가 체험이고 힐링이다.

지중해마을.
지중해마을.

◆출사지로 떠오르는 지중해마을

지중해마을은 현충사와 외암민속마을 사이에 있다. 이곳은 주변에 삼성디스플레이 단지가 들어서면서 그곳에 살던 원주민 66명이 이주자 택지로 옮겨와 조성한 마을이다. 마을은 크게 파르테논, 프로방스, 산토리니로 꾸몄다. 전면은 신전풍 건물들이 배치돼 있고 남서쪽은 프랑스 남동부 프로방스 풍이다. 남동쪽은 그리스 화산섬인 산토리니가 모델이다. 보통 3층 건물 중 2층은 문화예술인들이 입주해 있고 3층은 마을 주민들의 주거공간이다. 여행자들은 1층에 있는 다양한 식당과 카페에서 쉬어가기 좋다. 일반 여행자들에게는 큰 볼거리가 없겠지만 사진 찍는 여행자들에게는 출사지로 떠오르고 있다.


[여행 정보]

● 현충사 가는 법
과천봉담도시 고속화도로 - 봉담동탄고속도로 - 평택화성고속도로 - 서동대로 - 안중사거리에서 ‘아산, 아산방조제, 평택호관광지, 심복사’ 방면으로 좌회전 - 서해로 - 옥정교차로에서 ‘탕정, 둔포, 현충사’ 방면으로 우측방향 - 은행나무길 - 송곡사거리에서 ‘평택, 둔포’ 방면으로 좌회전 - 충무로 - 석정삼거리에서 ‘천안, 현충사’ 방면으로 우회전 - 이순신대로 - ‘현충사’ 방면으로 좌회전 - 현충사길

[대중교통]
온양온천역 정류장에서 920번 탑승 - 현충사 입구에서 하차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현충사: 검색어 ‘현충사’ / 충청남도 아산시 염치읍 백암리 100
외암민속마을: 검색어 ‘외암민속마을’ / 충청남도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길 5

현충사
http://hcs.cha.go.kr
문의: 041-539-4600
관람시간: 오전 9시 ~ 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해설사와 동행 관람: 오전 10시 30분, 오후 1시 30분, 오후 2시 30분, 오후 3시 30분
전통활쏘기 체험: 중학생 이상/ 오후 2시~4시 / 강풍, 폭염, 우천시 중지
어린이 충무공학교: 초등생 4학년~6학년 /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30분 ~ 12시 / 041-539-4612

외암민속마을
http://xn--hz2bq0wj9dp1k.xn--3e0b707e
문의: 041-544-8290
입장시간: 오전 9시 ~ 오후 5시 30분
입장료: 어른 2,000원 / 어린이, 청소년, 군인 1,000원

● 숙소
외암민속마을 민박체험: 집집마다 4인에서 20여명 단체까지 수용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민박을 운영하고 있다. 민박 예약 손님은 외암마을 입장이 무료이고 외암민속마을 홈페이지에서 미리 방을 확인하고 예약까지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
문의: 041-541-0848 / http://xn--hz2bq0wj9dp1k.xn--3e0b707e

지중해마을 게스트하우스: 지중해마을에 자리잡은 게스트하우스로 한국파워블로거협동조합이 운영한다. 깔끔하고 심플한 내부와 창밖으로 보이는 마을의 풍경이 이국적이다.
문의: 010-9483-4298 / 충청남도 아산시 탕정면로 40번길 15-12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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