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대륙 직구족'도 이 손 안에

택배 '광속 전쟁' / 안방 넘어 중국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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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택배업계가 ‘광속 경쟁’에 돌입했다. 1분1초를 놓고 벌이는 속도전이 치열하다. <머니위크>는 이러한 속도전과 함께 택배업계에 불고 있는 ‘혁신’ 바람을 살펴봤다. 택배트럭에 동승해 쉼 없이 돌아가는 배송 현장을 취재했고, 택배앱 등 진화를 거듭 중인 업계의 서비스와 마케팅전략을 들여다봤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을 접한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상점을 찾아 물건을 사는 것보다 클릭 몇번으로 쇼핑하는 것에 익숙하다. 이 세대가 시장의 큰 비중을 차지하며 택배업에도 일대 지형변화가 찾아왔다. 국내 택배업체들은 직구족, 홈쇼핑족, 소셜커머스족 등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양새다.

일반인들은 택배시장이 포화상태라고 인식하기 쉽지만 전문가들은 성장유망업종으로 평가한다. 지난해 말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 물류담당 임원, 학계 전문가 등에게 물류시장의 전망을 물어본 결과 택배업이 물류업종 중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택배업이 성장하는 가장 큰 요인은 해외직구의 증가와 모바일 시대를 맞아 확대되는 소셜커머스시장, 급격히 증가하는 TV홈쇼핑시장 등 전자상거래의 폭발적 증가다.

실제로 민간소비 성장률이 하락하는 와중에도 택배물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택배시장 매출액은 2조9757억원이다. 택배물량은 16억2325만여개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대비 7.5%, 6.4%의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경기불황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장세다.

 
인천 운서동 인천공항세관 검사장에서 물류업체 직원들이 수입신고가 완료된 해외직구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유승관 기자
인천 운서동 인천공항세관 검사장에서 물류업체 직원들이 수입신고가 완료된 해외직구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유승관 기자

◆현지업체 손잡고 ‘중국 직구족’ 잡아라

택배업계는 시장이 한정된 국내를 넘어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연구센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3조원 규모였던 중국내 해외 직구시장은 지난해 27조원 규모로 증가했으며 오는 2018년에는 418조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트라와 업계 역시 지난 2013년 중국 해외직구 사용자가 1800만명이었고 오는 2018년 356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따라서 국내업체들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협력사들과 잇따라 손을 잡고 중국해외직구족 잡기에 열중한다.

CJ대한통운은 지난 3월 차이니아오의 중국 내 협력사인 택배업체 위엔퉁과 업무협력을 맺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위엔퉁이 운영하는 B737 전세 화물기 물량 중 중국에서 한국으로 배송되는 화물과 중국 소비자가 구입하는 한국 상품을 전담한다.

현대로지스틱스도 같은 달 알리바바의 물류중개업체인 차이니아오의 국내 협력사 아이씨비(ICB)와 중국 직접판매를 위한 업무협력을 체결했다.

사실 두 업체는 이미 중국 현지에 법인을 갖고 B2B(기업간 거래)시장 거점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규모가 커지는 직구족을 잡기 위해 B2C(기업 소비자 거래)와 C2C(소비자 간 거래) 진출을 시도하는 것이다.

다만 이들 업체는 직접진출이 아닌 중국회사와의 협업을 선택했다. 직접진출에는 수많은 걸림돌이 산재하기 때문이다.

우선 택배시장의 물류망 확보가 어렵다.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은 각 성(省)별로 택배 라이선스를 따로 받아야 한다. 중국 현지업체들의 과열 가격경쟁으로 수익률이 떨어지는 점도 한국기업의 중국 직접진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따라서 국내업체들은 중국 현지업체와 제휴를 통한 진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설사 직접 진출한다고 해도 규모 면에서 중국업체들과 경쟁상대가 되지 못한다. CJ대한통운과 협력을 맺은 중국내 업계 2위인 위엔퉁의 경우 2만대의 택배차와 10만명의 직원을 둔 범접할 수 없는 규모의 업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업체와 제휴를 맺으면 타 국가에 비해 까다로운 통관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고 현지업체가 이미 보유한 택배망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상하이 위엔통 본사에서 열린 행사에서 샹종(相峰) 위엔통 총재(왼쪽)와 어재혁 CJ대한통운 중국사업담당 상무가 MOU를 체결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자료제공=CJ대한통운
중국 상하이 위엔통 본사에서 열린 행사에서 샹종(相峰) 위엔통 총재(왼쪽)와 어재혁 CJ대한통운 중국사업담당 상무가 MOU를 체결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자료제공=CJ대한통운

◆‘전자상거래와 시너지’ 통해 점유율 잡는다

중국직구족 잡기에 나선 대기업 계열사들과 달리 중견 업체인 KG로지스는 증가하는 국내 전자상거래시장에서 주력계열사인 KG이니시스와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케이스다. 

KG옐로우캡을 소유한 KG그룹은 지난해 말 동부택배를 인수하며 KG로지스로 개명했고 내부적인 조직통합을 통해 이달 초 KG로지스로 합병했다. 이어 KG그룹은 그룹 주력사업인 KG이니시스의 전자상거래와 KG로지스의 물류시스템 간 시너지를 통해 그룹을 동반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최근 해외에서 아마존, 알리페이 등 세계적인 전자상거래기업들의 자체 배송 서비스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시너지 효과를 통해 KG이니시스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KG로지스는 현재 7% 수준인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려 내년에는 흑자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KG이니시스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전자상거래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결제부터 배송까지 통합된 원스톱 쇼핑을 제공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택배사가 아닌 소셜커머스 등의 유통회사나 농협 등 금융권에서도 사업 간 시너지 효과 차원에서 택배시장 진출을 호시탐탐 노린다.

농협은 지난해 농민들의 안정적인 유통망 확보를 명분으로 내걸어 택배업 진출을 선언했다. 그러나 전국단위의 유통망을 갖추고 ‘주말 배송’이라는 차별화를 내건 농협의 택배업 진출 선언은 기존 택배업계에는 큰 위협이기 때문에 업계의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롯데그룹도 최근 택배사업 진출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롯데그룹은 ‘이지스1호’ 라는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을 사들이고 계열사 물류를 맡고 있는 롯데로지스틱스가 롯데쇼핑의 물류설비와 시스템을 인수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등 택배사업 진출을 가시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이미 택배업에 진출할 밑바탕을 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화제의 중심에 있는 쿠팡 ‘로켓배송’도 소셜커머스와 택배가 합쳐진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다만 국내에서는 택배로 볼 것인지 단순배송으로 볼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인다. 글로벌 업계에서는 이런 서비스의 경우 '혁신적인 배송형태'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가 쿠팡에 10억달러 투자를 결정한 이유도 ‘로켓배송’이라는 시스템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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