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중국인들의 '땅따먹기'

원종태 특파원의 China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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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용이 호주를 통째로 삼키려 한다."

최근 호주 시드니에서는 중국인의 현지 부동산 투자를 더 이상 허용해선 안된다는 호주인들의 가두 시위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일부 단체는 "중국인의 호주 부동산 투자는 호주인에게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중국을 상징하는 용이 호주 국기를 집어 삼키는 자극적인 그림까지 사용해 시위를 벌인다.

호주인들의 이 같은 반 중국 정서는 중국인들의 무차별적인 호주 부동산 투자가 원인이다. 중국인들은 시드니와 멜버른을 중심으로 단독주택이나 아파트, 서비스드 레지던스, 상업용 부동산 등을 닥치는대로 사들인다. 시드니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중국인 고객들이 워낙 많이 몰려 영어가 아닌 중국어로 안내 팸플릿을 만들 정도다. 이렇다 보니 정작 호주인들은 시드니나 멜버른의 집값이 너무 올라 가격이 저렴한 퀸즈랜드로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도 엿보인다. 시드니 집값이 중국인들의 영향으로 3년전보다 40% 이상 급등했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시드니대 중국연구센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자본의 호주 상업용 부동산 투자금액은 43억7000만 호주달러(3조7510억원)로 중국 자본 총 투자금액의 46%에 달했다. 이전까지는 광산이나 제조공장 등의 투자에 골몰했던 중국인들이 지난 2013년부터 부동산 투자비중을 늘리는가 싶더니 지난해와 올해에는 노골적으로 부동산을 싹쓸이하고 있다. 일부 신규 분양 주택은 구입자의 85%가 중국인이라는 보고도 있다. 자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투자를 허용한 호주로서는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 폐해가 여간 난감한 것이 아니다.

 
[특파원 리포트] 중국인들의 '땅따먹기'

◆선진국 부동산 삼키는 용

중국인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사실 역사가 그다지 길지 않다. 넘쳐나는 달러를 감당하지 못하는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중국 기업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를 하나 둘씩 허용했고, 2009년 이후 중국 기업의 보유 리스트에 해외 부동산들이 대거 올라오기 시작했다. 중국 개인 부자들도 2~3년 전부터 야금야금 미국 등을 시작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에 가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투자 경력이 짧다고 자금력을 우습게 봐선 안된다. 지난해 중국 자본의 미국 부동산 구입 규모는 165억 달러에 달했다. 전년대비 46%나 늘었다. 중국 자본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허용된 지난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투자 금액이 최소 200배 이상 불었다는 통계도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뉴욕의 왕궁’으로 불리는 랜드마크 호텔 ‘월도프 아스토리아’를 중국 안팡보험이 19억5000만달러(2조1300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중국 부자들도 미국 고급주택들을 거침없이 사들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인들이 미국에서 구입한 주택의 평균 구입가격은 72만5510달러로 전체 평균 주택 구입가격보다 2.5배 이상 높다. 이들은 영국 런던과 일본 도쿄의 부동산에도 활발히 손을 뻗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도쿄의 대형 상업용 부동산들이 대거 중국 부동산 기업에 팔리기도 했다. 당시 중일 관계가 동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극도로 악화된 상황이어서 이 같은 투자는 더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부동산서비스업체인 존스랑라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자본의 해외 부동산 투자 금액은 역대 최고인 75억 달러(8조3400억원)에 달한다. 존스랑라샬은 올해 연간으로 중국의 해외 부동산 투자규모는 200억달러(22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중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 규모는 자국 내 부동산 투자금액보다 훨씬 많다.

오죽했으면 지난 3월 열린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에서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 부이사장이자 전 상무부 차관을 지낸 웨이지엔궈가 중국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현지 부동산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이라고 밝혔을까.

◆진짜 이유는 이민과 교육

하지만 이 바람은 실제와 다르다. 워낙 막강한 자금력으로 투자에 달려들다 보니 해외 부동산시장 곳곳에서 후유증이 엿보인다. 이미 호주 당국은 60명의 조사 요원을 파견해 중국인들의 호주 부동산 투자 사례의 위법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1차 조사 대상은 195건이지만 호주 당국 스스로도 이번 조사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밝혔다. 호주 부동산의 외국인 투자 사례는 지난 2013년 기준으로 500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해와 올해는 더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상당수 투자가 중국 본토인과 캐나다·미국·싱가포르계 중국인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중국 부자들은 왜 이토록 해외 부동산에 매달리는 것일까. 1차적으로는 이미 하락세로 접어든 중국 부동산 시장보다 투자 수익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들이 투자하는 국가는 대부분 선진국으로 경제 상황도 안정돼 있는데다 임대 상황도 좋은 편이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주택 가격은 이미 소득을 고려할 때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평이다. 베이징 내 한인 밀집지역인 왕징의 일부 아파트 가격은 노후도가 상당한데도 ㎡당 2만 위안(360만원)을 훌쩍 넘는다. 달러·유로화 등의 약세로 위안화 구매력이 어느 때보다 좋아진 것도 해외 투자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부자들이 해외 부동산을 사들이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고 말한
[특파원 리포트] 중국인들의 '땅따먹기'
다. 바로 이민과 교육 문제다. 중국 후룬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자산 160만 달러(17억7000만원) 이상을 보유한 중국인 중 64%는 해외 선진국으로 이미 이민을 떠났거나 떠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013년 미국으로 투자 이민을 온 외국인 10명 중 8명은 중국인이다. 호주도 최근 수년간 투자 이민 신청자의 90%가 중국인으로 알려졌다. 중국 부자들이 투자 이민 요건을 충족시키고 이민 후 거주를 위해 현지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이민이 힘들다고 해도 우선은 자녀들의 유학 생활이나 임대사업에 쓰고 추후 기회를 노린다는 것이 중국 부자들의 진짜 속내라는 분석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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