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KDB생명 딜레마, '끼워 팔면 팔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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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의 ‘알짜 매물’ LIG손해보험의 매각작업이 모두 끝났다. LIG손해보험은 KB금융지주 품에 안기면서 KB손해보험이라는 새 이름으로 닻을 올렸다. 이제 보험업계 M&A시장의 초점은 KDB생명으로 모아질 전망이다.

증권업계도 KDB생명 매각절차에 주목한다. KDB생명 매각방식이 업계 최대어인 KDB대우증권과 패키지로 매각될 가능성이 커져서다. 

/사진=뉴스1 DB
/사진=뉴스1 DB

KDB생명, 대우증권 매각에 부담요인?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증권 매각이 9월부터 시작된다. 또 올 초 KDB생명 대주주인 KDB-칸서스밸류사모펀드(PEF)가 펀드 만기를 오는 2017년으로 2년 연장했다. 만기에 쫓겨 시작된 매각작업이 계속 실패로 돌아가자 통상 1년으로 이뤄지는 만기 연장기간을 2년으로 늘린 것이다.

대우증권과 KDB생명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대우증권의 매각방식을 패키지 매각과 단독매각을 두고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매각은 대우증권만 따로 파는 방식이고 패키지 매각은 대우증권에 KDB생명 등을 묶어 파는 방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대우증권 매각)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연내 매각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매각방식은 아직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대우증권-KDB생명 패키지 매각이 유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융당국도 대우증권을 단독 매각하기보다는 KDB생명과 함께 묶는 패키지 방안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KDB생명과의 패키지 매각을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대우증권을 인수할 후보군은 얼마든지 존재하지만 KDB생명 인수에 적극 나설 금융사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지난 2013년 우리투자증권 매각 당시에도 당국이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저축은행을 패키지로 묶어 필았다가 헐값 매각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따라서 금융권은 이 같은 패키지 매각설을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대부분 대우증권 매각에만 관심이 쏠려있다. 대우증권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히는 곳은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다.

우선 국내 최대 은행을 보유한 KB금융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비은행권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는 KB금융이 대우증권을 인수하면 업계 10위권의 KB투자증권을 단번에 대형증권사로 끌어올릴 수 있다. 따라서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KB금융은 조심스런 입장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대우증권이) 매물로 나오지 않은 상태라 딱히 할 말이 없다”며 “(대우증권이) 매물로 나온다면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신한금융도 유력 인수 후보다. 증권업계 5위 신한금융투자를 계열사로 보유한 신한금융이 대우증권을 인수한다면 단숨에 업계 1위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산규모가 28조원인 신한금융투자와 30조원인 대우증권이 합병할 경우 자산 60조원 규모의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KDB생명이 패키지에 끼면 금융권의 대우증권에 대한 관심 자체가 전반적으로 식을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KDB생명이 대우증권 매각에 끼면 인수가만 높이고 인수 시너지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서다.

게다가 KDB생명은 출자자 구성이 복잡하다. KDB생명은 산업은행뿐 아니라 국민연금, 칸서스자산운용, 코리안리, 금호아시아나 등으로 출자자가 구성된 ‘KDB-칸서스밸류 PEF’가 지분 85%를 보유 중이다. 지분정리가 복잡해 매각가를 낮추기도 어려운 상태다. 따라서 KDB생명 매각가로 투자원금(8500억원) 이상의 가격을 요구하면 또다시 유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대우증권만을 원하는 인수후보자 입장에서는 고려대상이 아닌 KDB생명까지 패키지로 사야 한다면 골치 아플 수 있다”며 “사실 KDB생명은 매력있는 매물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KDB생명이 대우증권 패키지에 끼면 KB금융과 신한금융 등 금융권의 대우증권에 대한 관심 자체도 함께 식을 수 있다”며 “KDB생명 패키지딜 방식은 대우증권 매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물론 KDB생명도 나름의 경쟁력을 갖췄다. KDB생명의 설계사 수는 4000여명으로 방카슈랑스 비중이 높은 KB생명과 신한생명 입장에서는 단번에 설계사 채널을 강화할 수 있다. 또 최근 생보업계 신채널로 떠오른 온라인상품 실적도 상승세를 보여 채널다각화에도 긍정적이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KDB생명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약 6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약 32억원)보다 무려 21배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RBC비율도 232.09%로 전년대비 24%포인트 올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일단 KDB생명에 대한 투자금 회수시한이 2017년으로 연장된 상황이어서 재매각 착수를 위한 공고 준비 등 공식적인 일정을 아직 잡지 않았다”며 “현재는 KDB생명의 내실을 다져 매각가치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사진=머니투데이 DB

◆매물로서 매력적이지 않다


현재 국내 생명보험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랐다. 또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생보업계 미래는 밝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업계에서 KDB생명의 애매한 위치도 인수자에게는 매력적이지 않다는 분석이다. KDB생명의 총자산은 올 3월 기준 14조3261억원으로 25개 생보사 중 12위에 불과하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해 KDB생명은 매각을 2차례 진행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산업은행은 KDB생명 인수부터 유상증자까지 모두 합쳐 850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당시 매각가 8500억원을 제시한 후보자는 단 한곳도 없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KDB생명을 국내자본이 아닌 외국자본에서 인수할 수밖에 없다는 예측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과연 국내 금융사 중 KDB생명을 인수할 곳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미 시장의 외면을 받은 만큼 KDB생명의 매각과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최근 중국 안방보험이 금융당국의 동양생명 대주주 변경승인을 통과한 사실을 주목할 만하다”며 “많은 자금력을 갖춘 중국 금융사 등이 (KDB생명을)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
www.moneyweek.co.kr) 제39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선
박효선 rahs1351@mt.co.kr

안녕하세요. 증권팀 박효선입니다. 많은 격려와 질책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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