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먹히니… 재계 '지각변동' 온다

하반기 대형 M&A 이후 시장 재편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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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인수·합병(M&A)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최근의 M&A는 기업과 기업 간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관계와 계열사 간 통합의 두가지 트렌드로 나뉜다. 이에 따라 산업계의 외관과 서열이 뒤바뀌고 있다.

이 중 계열사 간 통합의 목적은 시너지 확대와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서다.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 오너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고 외형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M&A와 계열사 간 통합이 활발한 올해 하반기부터 산업지형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대형 매물 먹은 한화, 재계 9위 '우뚝'

대형 매물 인수전에서 가장 크게 승전고를 울린 곳은 한화그룹이다. 한화는 삼성계열사 인수에 성공하면서 당당히 재계순위 9위로 올라섰다. 한진그룹을 제치고 한단계 뛰어 오른 것.

한화는 지난 6월29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2개 회사의 지분 인수 안건을 통과시켰다. 삼성테크윈 노조와 소액 투자자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안건은 무사히 통과됐다.

한화는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에 이어 두 회사가 합류하면서 지난해 말 추진한 삼성 4개 계열사에 대한 경영권 인수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인수로 한화는 자산총액이 38조원에서 59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한화케미칼 등 화학부문에선 21조원대 자산을 보유한 국내 최대의 석유화학그룹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한화그룹.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한화그룹.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화학계열사인 한화케미칼의 경우도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산총액 12조5970억원으로, 삼성종합화학(2조2459억원), 삼성토탈(6조3306억원)을 더해 전체 21조1735억원으로 급증하게 된다. 이는 단일 기업으로 국내 최대 석유화학 업체인 LG화학(18조1276억원)을 앞서는 규모다.

또 다른 대형 화학그룹인 SK그룹 내 SK케미칼(화학부문 6690억원), SK종합화학(6조5351억원), SK유화(483억원) 등 화학부문(7조2525억원)이나 롯데그룹의 롯데케미칼(10조3226억원)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계열사 통합, 지배구조-시너지 UP

계열사 합병을 통해 지배구조와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기업도 있다. SK는 지난 6월26일 SK C&C와의 합병안을 통과시켰다. 합병회사는 SK(주)이며 오는 8월1일 정식 출범한다. 이번 합병으로 통합 SK는 총 자산 13조2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지주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지배구조에 있어서도 SK그룹은 '최태원 회장→SK C&C→SK→자회사’에서 '최 회장→SK→자회사'로 이어지는 단순 형태로 탈바꿈했다. 지주회사인 SK를 사업회사인 SK C&C가 지배하는 ‘옥상옥’ 구조를 해소했기 때문이다.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통합 SK는 바이오·제약, 액화천연가스(LNG), 반도체 모듈·소재 등 3대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 매출 113조원(2014년 말 기준)에서 오는 2020년까지 200조원, 세전이익은 10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다만 바이오와 제약은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이 미래성장 분야로 꼽은 만큼 앞으로 삼성과 SK 간 시장선점을 두고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현대제철도 지난 1일 현대하이스코를 흡수합병하면서 자산 31조원, 연매출 20조원 규모의 거대 철강회사로 재탄생해 합병효과의 수혜를 받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이번 합병으로 철의 생산과 가공, 글로벌 영업망을 갖춘 세계 10위권 철강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특히 현대차 철강부문은 현대제철이 쇳물을 만들어 열연강판을 만들면 현대하이스코가 이를 가공해 자동차 냉연강판을 제조하는 이원 체제였지만 지난 2013년 12월 하이스코 냉연강판 사업부문을 합병한 데 이어 SSC(Steel Service Center)와 강관부문까지 흡수합병하면서 완전 일원화됐다. 업계 1위인 포스코(단독기준 자산 52조원, 매출 29조원)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 된 셈.

여기에 내수 중심이던 현대제철은 하이스코가 운영하던 SSC를 통해 해외 진출도 용이해졌다. 차량용 철강재 판매 중심이던 SSC는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후판 등 판매 포트폴리오를 확대, 매출과 수익면에서 개선이 기대된다.

SK그룹 서린동 사옥. /사진=머니투데이 DB
SK그룹 서린동 사옥. /사진=머니투데이 DB

◆자산 39조, 통합 삼성물산도 주목

재계 서열 1위인 삼성그룹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17일 임시주총을 거쳐 9월1일자로 합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법인명은 삼성물산으로 결정했다. 두 회사의 통합이 성공하면 자산규모 39조원(통합전 기준)의 거대 기업이 탄생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자산은 2014년 말 기준 각각 29조5000억원과 9조5000억원이다.

삼성은 통합 삼성물산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매출 6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분야는 건설부문이다. 삼성은 5년 뒤인 2020년까지 건설 부문 매출이 23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16조2000억원 규모다.

플랜트 부문에선 발전과 가스 플랜트 수주를 늘리고 관계사의 협력을 통해 민자발전(IPP) 사업 참여를 확대, 현재 3조6000억원인 매출을 6조7000억원으로 늘린다는 각오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이 제시한 삼성물산 합병비율에 이의를 제기해 현재 통합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 7.12%(1112만5927주)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한편 전략적 M&A를 통해 재계 순위 30위권 내에 진입하는 기업도 있다. 지난 6월 중순 벌크선(대형 화물선)사인 패오션 인수에 성공한 축산기업 하림이 대표적이다. 하림의 자산총액(2014년 말)은 4조8000억원, 팬오션(부채 포함) 자산규모는 4조4000억원에 달한다.

하림이 팬오션과 자산규모를 합하면 9조2000억원으로 불어날 수 있다. 재계순위(2015년 기준) 역시 30위인 미래에셋(9조991억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31~32위권인 동국제강(자산규모 9조780억원)과 한진중공업(자산규모 9조32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성승제
성승제 bank@mt.co.kr  | twitter facebook

금융을 사랑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금융 출입 기자입니다. 독자님들의 아낌없는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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