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더 멀어지는 '불황터널 출구'

격변의 2015 하반기 / 미국 금리인상과 환율전쟁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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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2015년 하반기, 국내외 경제는 매우 변덕스러운 날씨에 몸살을 앓을 가능성이 적잖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고돼 있고 일본과 유럽의 양적완화에 글로벌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중국 증시와 그리스발 유럽 리스크도 긴장감을 더한다. <머니위크>는 대한민국을 휘감은 거센 외풍의 진원지를 들여다보고 그 영향 및 대응책을 짚어봤다. 위기 속에서 저성장·저금리·저수익(뉴노멀 시대)의 굴레를 벗어날 투자전략과 하반기부터 바뀌는 제도도 알아봤다.

올해 상반기 한국경제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글로벌 환율전쟁 등의 영향으로 침체국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은 하반기에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 금리인상이 오는 9월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또 강대국들은 금리를 인하하고 돈을 풀기 시작했다. 올 하반기에도 한국경제는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기 쉽지 않아 보인다.


◆9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오는 9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렸을 때 고용을 제외한 다른 지표들은 부진한 수준이었다. 이로 인해 금리인상이 오는 12월까지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이후에 나온 지표들이 미국경제 회복세를 입증하면서 금리인상이 오는 9월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ADP리서치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지난달 민간고용은 23만7000명 늘어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낸 것은 물론 월가 전망인 21만8000명 증가도 웃돌았다. 지난 5월 민간고용 역시 종전 20만1000명에서 20만3000명으로 상향수정됐다.

전미구매관리자협회(ISM)가 집계한 지난달 제조업지수는 전월의 52.8에서 53.5로 올랐다. 부동산부문도 호조세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 건설지출이 전월대비 0.8%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전망치인 0.4%를 두배 웃도는 증가폭이다.

또 블룸버그는 전문가들이 지난달 비농업부문 신규취업자 수가 23만3000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고 밝혔다. 고용시장 회복 기준선으로 여겨지는 20만명을 웃도는 규모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전월의 5.5%에서 5.4%로 낮아지고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년보다 2.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표가 계속 호조를 보인다면 연준이 오는 9월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투데이
/이미지투데이

◆수출부진과 가계부채 문제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우리나라는 환율이 올 하반기를 힘들게 할 장애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경제연구원은 미국이 금리인상을 시작해 원·달러 환율이 상승압력을 받더라도 실질실효환율이 높은 수준이라면 우리나라의 수출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도 크고 국제사회에서 원화의 추가절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커 적극적으로 외환시장정책에 나서기 어렵다는 것.

LG경제연구원은 “수출 일선에서 체감하는 ‘원고 압박’을 줄이기 위해 해외투자를 확대하는 게 급선무”라며 “근본적으로는 내수경제의 활력을 키워 현재 심화양상을 보이는 대외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문제도 우려된다.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100조원에 이른다.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서면 자본유출 위험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채무구조를 보면 변동금리대출이 약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상당수의 채무자에게 직접적인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하현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안심전환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8~9%에 불과한 만큼 가계부채 문제는 항상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가계부채의 상환부담을 줄이고 악성 부채비율을 낮추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 환율전쟁서 밀리나

강대국들은 최근 수출증대를 위해 금리를 인하하고 돈을 풀기 시작했다. 이에 우리나라의 원화가치를 끌어올리면서 수출경쟁력을 억누를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생각하면 환율이 올라 돈 가치가 상승하는 게 좋을 것 같지만 우리나라처럼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득보다 실이 더 크다. 예컨대 한국과 일본이 미국에 자동차를 파는 경우를 따져보자. 일본은 엔저정책으로 엔화가치가 낮고 한국은 원화가치가 높기 때문에 미국은 일본산 자동차를 구입할 것이다.

또 미국·유럽·일본 등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화폐를 인위적으로 찍어내 자국의 통화가치를 떨어뜨려도 견딜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5%의 저금리정책을 쓰고 있지만 경기를 부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일본과 유로존 등 대규모 양적완화를 진행 중인 국가들과 환율전쟁에서 우리나라가 불리해진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8월부터 세차례 금리를 인하했다. 이 과정에서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이 오히려 높아졌다.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 5월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114.34로 전월보다 1.14%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달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115.67로 지난 2008년 2월(118.79) 이후 7년2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본격적인 금리인하 직전 시점인 지난해 7월과 비교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당시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113.87로 오히려 지금보다 낮았다. 10개월간 세번이나 금리를 인하했지만 원화가치는 오히려 상승한 셈이다.

반면 일본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은 대규모 양적완화 영향으로 크게 하락했다. 아베노믹스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2012년 9월 101.38이었던 엔화 실질실효환율이 올 5월에는 69.81까지 하락했다. 실질통화가치가 31%가량 떨어진 것. 엔화 실질실효환율은 지난해 12월 69.2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존 실질실효환율도 양적완화를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2013년 12월 100.94에서 올해 5월 88.98로 11.8% 하락했다.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과 유로존은 통화정책에 따른 환율효과가 확실히 나타난 셈이다.

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제통화인 엔화와 유로화는 돈을 풀면 외환시장에 곧바로 효과가 나타난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기준금리를 내리더라도 구조적으로 환율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환율전쟁은 기본적으로 국제통화를 보유한 선진국에 유리한 게임”이라며 “선진국이 돈을 “풀수록 신흥시장국 금리정책 효과는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성필
박성필 feelps@mt.co.kr

산업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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