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비행기, 그것이 알고싶다

구름 위 세상이 궁금하다 / 활짝 열린 하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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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고작 12초. ‘새처럼 날고 싶다’는 라이트 형제의 꿈이 이뤄진 순간. 인류의 비행 혁명은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110여년 후, ‘커다란 새’와 하늘길은 얼마나 바뀌었을까. 인류의 삶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머니위크>가 비행기의 모든 것을 파헤쳐봤다.

직장생활 5년차인 고대리씨(가명). 고씨는 올 여름 휴가지를 알아보다 해외여행으로 마음을 돌렸다. 국내 관광지를 가려고 했지만 숙박비용이 만만찮았기 때문. 고급펜션은 1박에 30만원을 웃돌았고 야외수영장 시설을 갖춘 호텔 패키지는 1박에 5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반면 같은 날짜에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 등의 패키지여행을 알아보니 가격이 오히려 저렴했다. 

고씨는 “65만원짜리 동남아 3박5일 패키지를 예약했는데 성수기에 국내 휴양지 체류비를 고려하면 해외여행이 훨씬 저렴한 것 같다”며 “예전에는 해외여행을 간다고 하면 막연한 거부감이 들었는데 이제는 저가항공사를 비롯해 해외특가상품이 많아져서 부담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미지투데이
/이미지투데이

◆ ‘뜨는 비행기’…너도나도 해외로

비행기가 뜨고 있다. 과거 소위 돈 좀 있다는 사람들만 누리던 호사에서 이제는 누구든지 국내든 해외든 비행기를 타고 자유롭게 여행 다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전통적으로 물가가 싼 휴가지로 꼽히는 중국, 동남아 등으로 향하는 발길이 이어지면서 해당 지역의 노선이 증가한 데다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항공료가 저렴해졌기 때문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998년 말 184개이던 국제노선은 지난해 말 324개로 대폭 확대됐다. 이 중 국적항공사의 취항노선이 114개에서 210개로 증가했으며 국내 취항 외국항공사의 노선 수도 70개에서 242개로 급증했다. 특히 중국·동남아·일본노선 등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국제노선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계휴가철 붐비는 인천공항. /사진=뉴스1 DB
하계휴가철 붐비는 인천공항. /사진=뉴스1 DB

한 여행업계 종사자는 “항공편만 저렴하게 확보하면 성수기 휴가철의 제주도 등 국내여행보다 중국·일본여행을 더 싸게 갈 수 있다”며 “항공편 외에 숙박이나 교통비, 체류비 등이 국내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알뜰여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로 내국인의 해외출국자는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 특히 지난해 21~30세 내국인 출국자는 249만443명으로 지난 2009년 163만5335명 이후 50%가량 급증했다. 올해 역시 6월 말까지 138만70명이 해외로 여행을 떠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2만8000명) 증가한 수치다.

전 연령대의 해외여행객 역시 지난 2009년 949만명에서 2011년 1269만명, 2013년 1485만명, 지난해는 1608만명으로 늘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해 메르스 사태 여파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메르스가 잠잠해지고 본격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다시 활기를 띠는 분위기”라며 “항공사들도 마지막 ‘여름철 특수’를 잡기 위해 여행사와 손잡고 실속형·알뜰형·프리미엄형 등 다양한 패키지를 내놓고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B737MAX'. /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 'B737MAX'. /사진제공=대한항공
진에어. /사진제공=진에어
진에어. /사진제공=진에어
아시아나항공 A380.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A380.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반면 국내노선은 지난 1998년 이후부터 2001~2002년까지 소폭 증가한 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지난 2010년에는 여객수요가 감소하면서 김포-무안, 김포-사천 노선이 폐지됐고 무안-제주 노선이 신설됐으며 KTX 2단계 개통으로 국내선 항공수요는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저가항공사의 국내노선 운항 증가로 지난 2011년부터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국내 항공산업의 패턴이 빠르게 변하는 원인으로 ‘저가항공의 등장’을 꼽는다. 저비용항공사가 지난 2005년 본격 출연한 후 폭풍 성장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대형항공사와의 경계가 모호해진 것이다.

실제 제주를 중심으로 운영되던 LCC 노선이 대폭 확대되면서 대형항공사를 위협하고 있다. 현재 제주항공은 22개 노선, 진에어는 15개 노선, 에어부산 14개 노선, 이스타와 티웨이항공이 13개 노선을 각각 보유 중이다. 


제주항공. /사진제공=제주항공
제주항공. /사진제공=제주항공

◆ 덩치 불린 LCC…소비자 선택폭 ‘다양’

특히 LCC는 대형항공사의 주무대인 중장거리 노선 진입도 앞두고 있다. 진에어는 오는 12월19일부터 국내 LCC 중 최초로 중장거리 노선인 호놀룰루 운항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현재 보유한 중대형항공기 2대 외에 1대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인천-호놀룰루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는 노선으로 진에어는 가격대를 대한항공의 절반 수준인 50만원대로 대폭 낮췄다. 이에 질세라 에어부산도 몇년 안에 미주 노선 등 장거리 취항에 나서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이와 함께 LCC는 기내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물론 유료서비스이긴 하지만 대형항공사 수준을 따라가면서 ‘서비스 저하’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에 질세라 대형항공사들도 LCC의 항공권 가격정책에 맞춰 저렴한 상품을 내놓는 데 바쁜 모양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일 가격은 낮추고 노선은 늘리는 ‘할인항공권’을 확대·개편했다. 일시적 항공권 할인에서 한발 더 나아가 LCC의 특가항공권체계와 비슷하게 바꾼 것이다. LCC의 주력노선 중 하나인 일본구간 왕복 특가운임의 경우 21만원대로 LCC 항공권과는 불과 몇천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업계는 이러한 교차서비스 현상이 가져올 새로운 시장개척 가능성에 주목한다. LCC의 한 관계자는 “치열한 가격경쟁에 따른 항공 대중화를 시작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양대 민항체계에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LCC로 인해 가격대가 다양해지고 항공스케줄 역시 확대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과도한 기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LCC가 각종 서비스 측면에서 아직은 기존 대형항공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져 중장거리 시장에서 정착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결국 따라가는 서비스가 아닌 차별성을 강조해 시장을 잡는 자가 향후 시장확대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활짝 열린 비행기 대중화 시대, 그 선택은 승객들의 평가에 달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김설아 sasa70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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