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어른 동심' 먹고 쑥쑥 크는 시장

시크걸·쿨가이의 시시콜콜 / (62) 키덜트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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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이항영 MTN 전문위원과 백선아 MTN 앵커가 만나 핫한 트렌드의 맥을 짚어 드립니다. 센스 있게 흐름을 읽어주는 미녀 앵커와 시크하게 경제 포인트를 짚어주는 훈남 전문가가 경제 이야기를 부드럽게 풀어냅니다. 세상 흐름 속 숨어있는 경제이야기를 함께하시죠.
다 큰 어른들이 색종이를 손에 들고 TV 앞에 모여 들었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추억의 ‘색종이 아저씨’ 김영만씨가 출연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988년부터 10년 이상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종이접기를 가르쳤기 때문에 지금의 2030세대라면 김영만 아저씨의 종이접기를 한번쯤 따라 해봤을 것이다. 김영만씨의 방송이 TV로 나가기도 전에 인터넷방송을 보고 쏟아진 트위터 글만 14만건이었다. 방송 이후 색종이제작업체 종이나라의 매출은 3배 이상 껑충 뛰었다.

색종이 아저씨의 힘은 비단 추억의 종이접기라는 취미생활에서 그치지 않는다. 2030세대의 영원한 아저씨인 김영만씨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세대를 넘어 감동을 전하고 있다. 다 큰 시청자를 어린아이처럼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말투로 “이제 어른이 됐으니 잘할 수 있을 거예요”라고 말하면 눈시울이 저절로 붉어진다. 어른이니까 힘든 내색도 하면 안 되는 줄 알았던 시청자들은 색종이 아저씨 앞에서 다시금 어린아이의 연약한 마음을 드러낸다.

어릴 적 느꼈던 김영만 아저씨의 따뜻한 품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모여 키덜트(Kidult)문화를 형성한다. 키덜트는 어린이(Kid)와 성인(Adult)의 합성어로, ‘어른아이’로 해석할 수 있다. 어른이 됐음에도 여전히 어렸을 적의 분위기와 감성을 간직한 성인을 일컫는다. 어린 시절 경험했던 갖가지 향수를 잊지 못하고 그 경험을 다시 소비하고자 하는 현상이다.

현대백화점이 진행한 키덜트족을 위한 ‘아트토이 페스티벌’ .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현대백화점이 진행한 키덜트족을 위한 ‘아트토이 페스티벌’ .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레고 조립하고 프라모델 만들고

키덜트의 대표적인 예로 아이의 전유물처럼 느껴지는 레고 조립, 로봇 모형인 프라모델 만들기, 색칠공부, 어린아이처럼 옷을 입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요즘 길거리에서도 키덜트코스프레 의상은 물론이고 키덜트 관련 제품이나 행사가 부쩍 눈에 띈다. 키덜트문화의 급성장을 반영하듯 지난달 코엑스에서는 키덜트박람회가 열렸고 지난 3월에는 키덜트라이프스타일 페어 엑스포도 진행됐다.

키덜트문화의 확산은 주변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최근 맥도날드 앞에 난데없이 줄이 늘어섰다. 지난해 헬로키티와 슈퍼마리오에 이어 일루미네이션 제작 애니메이션 영화 <미니언즈>의 해피밀 세트가 판매됐기 때문. 예상외의 폭발적인 반응 덕분에 1차 출시된 물량이 모두 소진됐고 지난 9일부터 해피밀 미니언 스페셜세트의 2차 물량이 풀렸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 많은 사람이 줄을 선 것이다. 줄을 선 사람들은 아이들이 아니라 20~30대의 어른이 대부분이었다.

<암살>, <베테랑>, <미션임파서블> 등 올해 막강 영화 라인업 속에서도 애니메이션 영화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인간의 내면 감정을 표현하는 <인사이드 아웃>에 이어 귀여움으로 무장한 <미니언즈>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 주로 낮에만 상영하면서 아이들 관객이 대부분이던 애니메이션 영화의 공식을 깼다. 프라임시간대에 성인관객이 대다수를 차지한 것이다. 여의도 IFC몰의 한 영화관에서 상영된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의 경우 객석 70%가량을 성인관객이 채웠다.

키덜트문화는 애니메이션 열풍 외에 성인들의 다양한 취미생활에서도 관찰된다. 아이들이 즐기는 조립장난감 레고부터 훨씬 정교한 로봇, 피규어 등을 조립한다. 최근 연예인들도 희귀한 피규어를 수집하는 취미를 자랑한 바 있는데 값비싼 피규어의 경우 1000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키덜트와 IT가 만나면 로봇에 취미를 갖거나 장난감자동차 대신 무인비행기 드론을 조종하게 된다.

기업들도 키덜트문화를 활용한 시장을 개척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디즈니캐릭터, 마블캐릭터에 견주는 캐릭터가 탄생했는데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캐릭터 전쟁이 바로 그것이다. 네이버는 라인의 캐릭터인 ‘브라운’과 ‘코니’를 앞세운 ‘라인프렌즈 카페&스토어’를 우리나라를 포함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지에서 성공적으로 문을 열었다. 인기에 힘입어 라인의 캐릭터가 외교부의 명예외교관으로 위촉됐을 정도다. 다음카카오도 카카오톡 이모티콘인 ‘카카오프렌즈’를 중심으로 상품제작, 게임과 같은 캐릭터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국내시장 1조… 아직 초기단

최근에는 개인적으로 취미생활을 즐기는 키덜트족과 함께 아이와 친구처럼 놀아주는 아빠를 칭하는 프렌디(Friend+Daddy)족이 더해지며 성인을 위한 장난감시장이 더 커졌다. 전문적인 키덜트매장도 생겼는데 용산 아이파크백화점의 테마관인 ‘토이&하비’, 남성들의 놀이터를 표방한 일산 이마트타운 킨텍스점의 ‘일렉트로마트’, 수원 ‘AK&’의 키덜트관 등이 대표적이다.

일렉트로마트에는 드론 체험공간이 있고 각종 캐릭터 피규어와 맥주 거품기 등 취미용 소형가전을 판매한다. 전세계 피규어 마니아의 성지와 같은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 피규어 전문매장’처럼 우리나라에도 대형전문매장이 들어설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국내 키덜트시장은 규모가 총 5000억~7000억원으로 추정되며 매년 20~30%의 성장을 거듭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키덜트산업의 범위를 확대해서 평가하기도 한다. 키덜트 관련 상품과 콘텐츠, 전시, 카페 등을 포함한 국내 키덜트산업 규모를 1조원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빠른 성장속도에도 불구하고 국내 키덜트시장은 아직 초기단계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최근 KT경제경영연구소가 만화시장에 주목하는 흥미로운 리포트를 발간했다. 지난해 국내 만화시장 규모가 7150억원이고 이 중 웹툰시장이 14%인 1000억원을 차지한다는 것. 특히 웹툰을 통한 광고 매출액의 증가와 함께 웹툰의 영화·드라마 제작 등 2차 저작권료 수입과 유료 웹툰의 판매 등이 웹툰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웹툰 플랫폼기업인 미스터블루는 동부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조만간 코스닥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주식투자 관점에서 키덜트 문화는 아직 대중적이지 않은 초기단계인 만큼 종목을 특정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해외의 캐릭터 위주로 성장하고 있어서다. 해외에서는 단연코 마블코믹스를 자회사 체제로 보유한 디즈니가 탑픽이다. 최근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감으로 인해 급한 조정을 보이기도 했지만 글로벌 1위로서의 입지는 여전히 탄탄하다. 국내에서는 넛잡 시리즈로 유명한 레드로버를 눈여겨보길 권한다. 레드로버는 중국의 쑤닝그룹이 인수했는데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한 비즈니스의 확대 가능성이 엿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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