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빚만 늘리는 정책, 다시 짜라"

브레이크 없는 가계부채 (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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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가계부채에 대한 경고음이 요란하다. 그럼에도 부채 규모가 줄기는커녕 가속페달을 밟는 형국이다. <머니위크>는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경제 경착륙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금융권 및 가계의 부실 가능성을 짚어보고 대비책을 검토해봤다. 아울러 갈수록 심화되는 가계부채의 근본적인 해결방안도 모색해봤다.
가계부채 뇌관이 터지기 직전이다. 가계대출은 이미 1100조원을 넘어섰다. 위험성이 큰 부실대출이 늘어나자 정부는 지난 7월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을 내놓았다. 가계부채 규모와 부실방지를 위해 담보 위주의 금융기관 대출심사를 소득에 기반을 둔 상환능력 중심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 골자다. 고정금리대출을 늘리고 원리금 상환 시점도 앞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대책은 오히려 논란에 불을 지폈다. 정치권과 경제전문가들은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어정쩡한 대책이 국민 불신만 키운다고 비판했다. 부동산시장을 살리는 동시에 경기 활성화 기조를 해치지 않으려던 정부는 오히려 딜레마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경제정책 접근방향 자체를 틀어 우선순위부터 다시 짜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의 지속적인 부동산부양책은 금리가 인상국면으로 전환됐을 때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전문가 3인에게 가계부채 위험을 타개할 만한 여러 대책을 들어봤다. 

[커버스토리] "빚만 늘리는 정책, 다시 짜라"

[커버스토리] "빚만 늘리는 정책, 다시 짜라"
◆“일자리·소득 증대가 근본적 대안”
- 우석훈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


현 경제상황은 ‘빚 중심의 경제, 증폭되는 불황’이라고 볼 수 있다. 집을 사는 것만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단계를 넘었음에도 정부는 균형을 깨면서까지 부동산시장을 인위적으로 활성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있는 많은 자본과 돈이 땅으로만 몰려 미래의 가능성은 좁아지고 불황의 에너지만 극도로 높아진 상태다.

빚 탕감 취지에는 일부 공감하지만 지금과 같은 부동산 활성화 정책은 결국 금융소비자와 서민의 삶을 힘들게 할 것이다. 정부는 다른 방식의 정책을 펼쳐야 했다. 주택부양책이 경제정책의 1순위가 되면 안된다는 얘기다.

지금부터라도 일자리와 소득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소득이 늘지 않으면 부채상환능력은 떨어지고 내수부진으로 이어진다. 지난 2008년 이후 저임금구조가 악화되면서 청년들은 학자금대출로 시작되는 부채의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다.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 창업지원, 생활 및 주거안정, 부채경감 등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청년들을 총체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 노동조건을 강화하고 노동소득을 높이는 정책을 펼쳐야 가계가 튼튼해질 수 있다. 고용의 질이 높아지면 사람들도 더 많이 소비하고 세금도 더 늘어날 것이다. 현재로서는 경제를 살려 일자리와 소득을 늘리는 방법 외엔 대안이 없다.

[커버스토리] "빚만 늘리는 정책, 다시 짜라"
◆“서민주거 안정화 시급”
이헌욱 참여연대 민생경제팀 본부장

가계부채는 갈수록 늘고 있지만 상환능력이 없는 사람에 대한 방안은 부족한 상태다. 가계부채대책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채무자의 빚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종합대책이 나와야 한다.

특히 집값이 오른다는 보장이 없음에도 정부는 부동산부양책으로 대출을 늘려 시장에 돈을 푸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전세는 없고 월세가 워낙 비싸다 보니 사람들은 여기에 동요할 수밖에 없다. 많은 서민이 감당하기 힘든 빚을 떠안으면서 집을 사는 이유다. 하지만 집값만 올려놓고 경기는 살아나지 않는 결과를 낳았다.

따라서 가계부채 해법을 종합적 시각에서 다시 마련해야 한다. 부채를 늘리지 않으려면 주택문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본다. 부동산부양책 이전에 서민의 주거환경부터 안정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의 리츠나 독일 사회주택과 같은 제도를 참고해 집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

물론 외국의 정책을 우리 사회에 정착시키기까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정부는 주도적으로 월세주택을 광범위하게 공급하고 임차인 보호장치를 도입하는 등의 방안으로 거주지에 대한 인식전환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빚 내서 집을 사는 것보다 월세로 사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서민주거가 안정된다면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는 사람이 줄어들 것이다. 서민주거 안정화가 가계부채 대다수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을 줄이는 근본적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커버스토리] "빚만 늘리는 정책, 다시 짜라"
◆“저소득층 중심으로 접근해야”
-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

대출을 통해 내수를 활성화시킨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관련 정책 역시 한정적인 대상에게 효과가 돌아갈 뿐 근본책은 아니다. 저금리로 인해 지금은 그럭저럭 견디고 있지만 언젠가 금리가 오르면 엄청난 부작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인상되면 무엇보다 이자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다. 그럼에도 빚 상환능력이 취약한 저소득층에 대한 대안책은 부족하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은행권 대출은 고신용·고소득층에 집중됐다. 저소득층은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고 저축은행 등 금리가 높은 2금융권으로 밀려났다. 2금융권 대출자를 고려한 보완책이 시급하다.

현재로서는 신용부채를 갚지 못하는 다중채무자의 부채를 실질적으로 탕감해주고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를 최대한 억제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가계부채의 총량관리라는 적극적인 정책수단이 필요한 상태다. 실질소득과 비교한 가계부채가 100% 이하로 가도록 중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총량도 문제지만 부동산을 떠받치는 수단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해온 것도 가계부채 부실을 늘리는 데 한몫했다. LTV와 DTI 규제를 계속 완화할 게 아니라 과거 수준으로 규제해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선
박효선 rahs1351@mt.co.kr

안녕하세요. 증권팀 박효선입니다. 많은 격려와 질책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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