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직장] '근무시간'이 따로 없는 회사

[창간8주년] '꿈의 직장'을 찾아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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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세상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 이른바 ‘꿈의 직장’은 어떤 모습일까. 최근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칼퇴근과 최고연봉, 정년보장, 비전 있는 직장, 수월한 업무, 많은 휴가 등의 조건이 달렸다. 그렇다면 이런 조건을 갖춘 꿈의 직장은 과연 존재할까. <머니위크>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꿈의 직장으로 통하는 국내 기업들을 찾아 그 속을 들여다봤다.

“사실 저흰 근무시간에 대한 제도가 없습니다.” 박현우 스마트스터디 부사장은 근무시간과 관련한 사내 규칙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당황스러웠다. 스마트스터디는 자율 출퇴근제, 무제한 휴가 등을 시행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회사다. 파격적인 복지제도로 구직자들의 선망의 대상인 상황에서 이런 대답이 나올지는 상상도 못했다. 게다가 특별한 복지제도도 없단다.

정해진 근무시간 관련 규정도, 제대로 된 복지제도도 없는데 대체 왜 스마트스터디는 ‘꿈의 직장’ 중 하나로 꼽힐까. 5년 전 김민석 대표와 함께 스마트스터디를 창업하고 유아교육 애플리케이션 ‘핑크퐁’을 히트시킨 박 부사장에게 물어봤다.



박현우 스마트스터디 부사장. /사진=임한별 기자
박현우 스마트스터디 부사장. /사진=임한별 기자


Q. 근무시간 제도가 없다니 무슨 말인가.
A. 말 그대로 명문화된 근무시간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제도가 아니라 (근무시간이) 문화로 이뤄져 있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대부분의 회사는 오전 8~9시에 출근해 오후 5~6시에 퇴근하는 규칙을 정해놨는데 그 시간대에 출퇴근하면 상당히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이 덜 걸리거나 혹은 앉아서 올 수 있는 시간으로 조정하면 효율적인 자기관리가 가능하다. 업무는 8~15명으로 구성된 팀과 함께 하는데 100여명의 직원이 모두 같은 시간에 출퇴근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들이 편한 시간을 정해 일하면 되는 거다. 가끔 컨디션이 좋지 않아 오후에 출근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대표나 누구에게 알릴 필요 없이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조율하기만 하면 된다. 휴가도 마찬가지다. 새로 입사한 사람들은 이런 방식을 자연스럽게 주변사람에게 습득하기 때문에 문화라고 하는 거다.

Q. 아무것도 만들지 않은 이유는?
A. 무슨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해외 사례나 잘되는 기업문화를 봤을 때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하면 생존하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걸 줄이기 위해서는 회사의 수평적 문화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래서 기존 기업들이 하는 것 중 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 예를 들어 근무시간이나 호봉제, 근무장소 같은 것들을 만들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면서 의사결정은 단순화됐고 업무처리의 속도가 늘어났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어떤 전략이 올바른 시점에 적용되지 않으면 그 전략은 의미가 없어진다.

Q. 팀끼리 업무시간과 장소가 다르면 협업에 지장이 생길 수 있지 않은가.
A. 각 팀마다 팀장격인 프로젝트매니저(PM)가 있다. PM들은 자기가 담당하는 업무의 스케줄과 일의 진행 상황 등을 서로 공유한다. 그래서 그들은 다른 팀의 일도 관심있게 지켜본다. 다만 팀끼리 이익을 따져 충돌하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성과가 보고될 때 다른 팀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지금까지는 PM들끼리 경쟁보다는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앞으로 규모가 더 커진다면 이 부분을 고민해 봐야할 것 같다.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임한별 기자


Q. 하루에 정해진 업무량은 얼마나 되나.
A. 업무량은 시장이 정해주는 거다. 시장은 다른 회사와 항상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거기서 우리가 만들어내고 팔아야하는 것이 정해진다. 만약 하루 4시간만 일해도 이를 충족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거다. 그런데 직원이 자율적으로 책임있는 행동을 선택하게 하다보니까 업무강도가 낮다고는 못하겠다. 휴가나 휴식이 더 많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Q. 책임을 지운다니, 직원 입장에서는 부담될 것 같다.
A. 예를 들어 직원이 어떤 것을 3000개 주문할까 5000개 주문할까 고민하고 있으면 대표는 “회사에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하세요”라고 말한다. 이 표현 안에는 배려, 필요, 능력 등 여러 가지 단어가 포함돼 있다. 이 말을 잘 해석하고 만들어 갈 줄 아는 사람에게는 스마트스터디가 나쁘지 않는 회사다.


하지만 어떤 선택이 잘못됐다고 해서 직원을 질책하지는 않는다. 누구나 실패하지 않는가. 스타트업이 100개 생기면 99개가 사라지는데 그 사람들이 무조건 잘못한 것은 아니다. 시장의 때가 있는 거다. 다만 직원이 실패를 했을 때 실패한 이유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해 다음번의 성공으로 이뤄질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들지 못한다면 업무를 잘 못했다고 평가한다.

Q. 결국 직원이 중요할 것 같다. 좋은 직원을 뽑는 노하우는?
A. 지금 성장하는 단계에서 우리가 못하고 있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는 사람을 뽑는다. 상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주로 면접을 오래 진행한다. 가끔은 두시간 가까이 면접을 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이 사람이 우리를 얼마나 많이 알고 왔느냐도 중요하지만 특히 “저희랑 어떤 것을 해보고 싶으세요?”라는 질문에 반응이 갈린다. 이것저것 끝도 없이 얘기하며 “제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 건가요?”라고 되묻는 지원자와 면접을 진행하면 사업을 같이할 파트너와 회의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Q. 지금까지 이룬 성과와 비전은.
A. 지난 2011년 이후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지난해 76억원 매출에 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올해는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6월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고 이 돈으로 계속 인력을 채용하며 성장하고 있다. 우리는 교육용 콘텐츠를 어떻게 재밌게 만들어서 어떻게 전세계 아이들에게 보여줄지 계속 고민한다. 지난 5년간 구축한 수천만명의 다운로드 고객과 ‘핑크퐁’이라는 브랜드를 토대로 유아교육 관련 사업을 다양하게 시도할 계획이니 가능성을 지켜봐 주면 좋겠다.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임한별 기자


☞ 스마트스터디는?
- 유아동 교육 사업, 모바일 앱 개발 및 서비스
- 2010년 6월1일 설립
- 대표이사 김민석
- 직원수 101명 (9월초 기준)
- 매출액 76억원 (2014년 기준)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효원
장효원 specialjhw@mt.co.kr

현상의 이면을 보려고 노력합니다. 눈과 귀를 열어 두겠습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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