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부지 위치도. 사진제공=서울시 제공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부지 매각이 또다시 불발됐다. 한때 강남 노른자 위 땅으로 불렸으나 치솟은 땅값과 서울시의 용적률·주용도 변경 가능성이 크지 않아 앞으로도 매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는 옛 서울의료원 부지 매각을 위한 일반 입찰을 진행한 결과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고 25일 밝혔다. 해당 부지는 삼성동 171번지(8894㎡)와 171-1번지(2만2650㎡) 등 2개 필지 3만1543㎡다. 건물 9개 동 총면적 2만7744㎡ 규모다.

시에서 최소 입찰가로 9725억원을 제시했으나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현대차그룹과 삼성그룹은 2차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매맷값 대비 낮은 사업성 탓에 두 그룹 모두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의료원 부지는 준주거지역으로 용적률이 최대 400%로 제한된다. 또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전체 부지의 50%를 관광숙박시설·문화집회시설로 채워야 한다. 1조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매입한 한전부지와의 연계개발 시너지도 낮다는 판단이다. 한전부지와 바로 인접하지 않고 그사이에 도로와 건물 등이 있어 연계개발이 쉽지 않다는 것. 이에 시는 재입찰 등 옛 서울의료원 부지의 활용방안에 전반적으로 다시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재입찰에 들어갈 경우 가격조정 등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공유자산의 매각을 위한 세 번째 입찰부터는 최초 매각 예정가에서 10%씩, 최대 20%까지 낮출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