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일본 실버에게서 배운다

[창간8주년] 고령화 파고를 넘어라 / 거리 곳곳에서 '은빛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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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전세계가 은색물결로 물들고 있다. 바야흐로 고령화시대다. <머니위크>는 창간 8주년을 맞아 저출산 문제 개선을 통한 고령화대책을 비롯해 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산업재편의 방향 및 대응방안을 살펴봤다. 또 고령사회를 대비한 노후준비 및 고령 일자리도 알아봤다. 아울러 고령화를 먼저 겪은 이웃나라 일본을 현장취재해 고령화 극복의 노하우를 엿봤다.

# ‘은화를 만드는 거리’라는 뜻을 가진 도쿄의 유명 번화가 긴자(Ginza). <머니위크> 특별취재팀이 창간기획 취재를 위해 긴자거리를 방문한 지난 1일, 거리 곳곳에서는 화려하게 치장한 노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한때 젊음의 거리로 불리던 공간에서 이제는 백발노인들이 자유롭게 여가를 즐기는 것이다.

거리 곳곳에 위치한 가판대와 패스트푸드점에서는 노동으로 구슬땀을 흘리는 시니어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 긴자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하야사카 다카시씨(61세)는 “일본의 고령화 현상이 일반화되면서 스스로 돈을 벌고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노인이 늘었다”며 “국가 차원에서도 노인의 노동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는 상태”라고 말했다.

번화가에서 조금 떨어진 ‘다카시마다이라’라는 작은 동네로 나오니 거리를 활보하는 노인의 비중이 확연히 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서 산책을 즐기던 사사키 코지씨(63)는 “일본 노인은 집안에만 있지 않고 활발한 야외활동을 즐기는 ‘행동력’을 보이는 이들이 많다”며 “대부분 삶을 지속할 만한 경제력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노동생활을 이어가며 고령화를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대표적인 세계 최장수국가다. 현재 일본 내 65세 이상 고령자 수는 3384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6.7%에 달하며 오는 2050년엔 3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 들어 일본의 베이비붐세대를 의미하는 ‘단카이세대’(1946~1949년생)가 모두 65세 이상 고령자가 됐다는 점에서 일본이 이제는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했음을 짐작케 한다.

이 같은 고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일본정부는 ‘고령자 고용확보’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펴고 있다. 이를 통해 연금수급 개시시점과 은퇴시점 간의 소득공백을 최소화해 노인 빈곤문제를 최대한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



긴자 거리를 자연스레 활보하는 시니어들. /사진=한영훈 기자
긴자 거리를 자연스레 활보하는 시니어들. /사진=한영훈 기자


◆일본의 ‘고령자 고용안정법’

최근 일본정부의 고령화 대책 중 가장 중요한 정책은 지난 2013년 실시한 ‘고령자 고용안정법’의 개정이다. 이를 통해 일본정부는 희망하는 모든 노동자에 대해 65세까지 고용을 보장하도록 ‘고령자 고용확보조치’를 실시했다.

고령자 고용확보조치는 65세 미만을 정년으로 정하는 사업장에 대해 고용을 65세까지 보장하도록 ▲정년폐지 ▲정년 연장 ▲계속고용제도 도입 중 하나를 선택해 실시토록 의무화한 것이다. 지난 2013년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일본 전체기업 중 92.3%가 고령자 고용확보조치를 실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토 모토시게 도쿄대 경제학부 교수는 “해당 법안이 개정되기 전에는 계속고용제도의 적용대상자가 희망자 전원이 아닌 고용주가 정해진 기준에 의해 선별한 이들로 제한됐다”며 “이후 고령자 고용안정법 개정을 통해 계속고용을 희망하는 노동자 전원이 65세까지 의무적으로 고용을 보장받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정년을 늘려 고령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하는 제도에도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현재 실시되는 고령자 고용안정법은 대부분 남성 정규직 노동자가 대상이고 비정규직 노동자나 고령의 여성노동자에 대한 고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일본정부는 비정규직 및 고령 여성 등 취업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직업훈련이나 채용 알선 등의 취업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또 실버인재센터에서는 자원봉사를 진행하며 일자리를 찾는 노인을 돕는다.

◆일본기업, 고령화 극복방안 ‘적극 모색’

일본기업들도 고령인구의 활용 가능성을 인식하고 노동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특히 고령자의 노동력 활용을 위해 고령자들의 근무형태를 유연화하고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예컨대 일본의 카고메사와 타카시마야 백화점의 경우 60~62세 직원의 능력에 따라 전일제와 파트타임 형태로 차등 고용한다. 또 미쯔비시사의 퇴직자들은 창업자에게 영업, 마케팅전략 등 다방면에 걸친 실전경험을 전수하는 컨설팅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앞으로 많은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점쳐지는 보건 및 실버산업 분야의 일자리에 고령노동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조인직 KDB대우증권 도쿄지점장은 “일본의 경우 돌봄이 필요한 노인인구의 증가로 2025년에는 약 250만명의 간병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고령자들은 전문기술과 체력적 요구가 크지 않은 세탁물 관리, 단순 간병 등에 종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일본기업들은 고령층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및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새로운 시장 확대를 통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노화로 인한 신체적 불편을 보완해 주는 제품의 생산 및 서비스 제공 시도 움직임이다. 아유미 슈즈는 엉덩이와 무릎 보호를 목적으로 디자인한 토쿠타케신발을 출시했으며 일본 청소종합대행업체인 벤리는 에어컨 청소 및 잡초 제거 등 집안일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한영훈 기자
/사진=한영훈 기자


☞ 진화하는 일본 장기요양보험

일본의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간병하는 가족의 부담을 덜기 위해 사회가 노인을 부양하는 제도로, 의료와 생활지원을 포괄한 지역 케어시스템으로 발전하는 중이다. 국내에도 지난 2008년 공적 장기요양보험을 사회보험방식으로 도입했지만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일본은 고령자의 19%가 장기요양보험의 혜택을 누리는 반면 국내는 고령자의 6%만이 혜택을 받고 있다.

보장범위도 한국보다 더 넓다. 이윤경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의 연구에 따르면 일본의 개호등급 중 한국의 요양등급에 진입하지 못하는 비율은 9.3%에 이른다. 즉, 해당 범주에 속하는 노인은 일본에서는 개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본인부담금도 일본은 10% 수준으로 한국(15∼20%)보다 적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도쿄(일본)=한영훈
도쿄(일본)=한영훈 han005@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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