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길 잃은 초이노믹스, 불안한 부동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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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사실상 밝혔다. 이른바 '초이노믹스'로 불리는 최 부총리의 경제정책이 성공보다 실패 쪽에 더 가깝다는 평가에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은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이에 뒤따를 후폭풍이 우리 경제에 불어닥칠 때쯤이면 그는 부총리직에서 물러나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최 부총리는 지나친 낙관론을 펼치는 모양새다. 최 부총리가 1년여 동안 우리 경제에 남긴 공과를 되짚어봤다.

◆부동산 살리려다 가계부채 '폭증'

최 부총리는 지난 15일 국회에서 진행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모든 국민이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세계 경제가 다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은 선방하는 나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정말 그럴까. 최 부총리는 취임 전부터 각종 부동산 활성화대책 등을 통해 경제를 살려 실질소득을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부동산 거래는 늘었다. 하지만 소득증가는커녕 가계부채만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소비 위축과 재무건전성 악화를 불렀다.

실제 올 상반기(1~6월) 서울 아파트는 최근 6년 새 평균 거래량(3만2000가구)보다 2배 많은 6만5000여가구가 거래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2.2% 뛰었다. 반면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1~9월)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 이상 늘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의 가계 주택담보대출 잔액(458조원)은 전달보다 6조원 증가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9월 기준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6월 말 11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는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4년 반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은 전분기대비 0.1% 감소했다.

경제성장률 역시 올해 3%대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2.4%, 내년 성장률도 2.6%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도 ‘2015∼2016년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2.7%로 예상했다.

실질소득 감소는 가계부채 증가와 무관치 않다는 게 금융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부채가 가계경제를 짓누르는 형국이어서 앞으로 닥칠 금리인상 등 외부 압력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한 금융전문가는 "올 하반기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중국의 추가 통화정책 시행 등이 예고됐다"면서 "수출 부진과 가계부채 증가라는 악재로 인해 당분간 소득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후 가계의 대출금 상환부담이 가중되면 종국에는 부동산시장에도 혼란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부동산시장은 각종 대출상품과 연계된 탓에 금리인상 이후 다시 장기침체기로 돌아설 수 있다"고 관측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뉴시스 DB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뉴시스 DB

◆저환율 정책에 외국 투기자본 유입

최 부총리가 저환율·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경제정책을 펼치면서 국내 부동산시장에 외국 투기자본이 몰리는 부작용을 불러오기도 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거래된 전체 오피스 중 30% 이상이 외국계 자본에게 매각됐다. 투자규모 측면에서는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오피스빌딩 매매 73건 중 10건, 거래대금 9조원 중 2조8000원이 외국계 자본이었다.

외국계 자본이 투자했던 전체 오피스 매각사례 92건을 조사한 결과 보유기간은 평균 4년으로 매각수익률(복리)은 2006년까지 평균 16%대를 기록하다가 2010년 이후 10%대로 하락했다. 국내 자본과 외국계 자본이 기록한 전체 평균수익률(8%)과 비교 하면 높은 수준이다.

이런 흐름은 2008년 국제금융위기 당시 영국과 미국의 환율이 바닥을 치자 중동 오일머니와 중국 큰손들이 고급 주택과 빌딩을 사들였던 것과 유사하다. 이런 탓에 미국 전체 부동산시장의 가격이 상승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실제 미국 부동산시장에는 중국 큰손들이 몰려들었다.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중국인의 해외 부동산 투자액은 7조4335억원으로 중국의 해외 부동산 투자액은 전체 아시아 투자자들의 30%를 차지했다.

덩달아 미국 집값도 상승 중이다. S&P와 케이스실러가 공동 조사한 결과 지난 7월 20개 대도시 주택가격 지수가 전달보다 0.6%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5% 올랐다. 강세를 보이는 집값과 반대로 경제 성장동력은 하락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달 전보다 0.2% 하락했다. 월간 CPI 하락폭은 지난 8월의 0.1%보다 더 커졌다. 금융전문가들이 예상한 지난달 CPI 하락폭은 약 0.2%였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달보다 0.5% 하락, 올 1월 이후 8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소매판매도 부진하다. 14일 상무부가 발표한 9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1% 증가에 그쳤다. 8월 기록도 애초 0.2% 증가에서 0%로 하향 조정됐다.

이달 초 발표된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2년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시장 예상치인 20만3000명을 크게 밑도는 14만2000명에 그쳤다.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은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올 2분기 3.9%에서 3분기 0.9%로 추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경제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미국 부동산시장이 왜곡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우리 부동산 시장과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한 전문가는 "부동산 거품은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최 부총리의 경제정책 탓에 커진 부동산 거품을 걷어내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성동규
성동규 dongkuri@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위크> 산업2팀 건설부동산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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