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vs록앤올 '지도전쟁', 대기업 횡포가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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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서비스를 운영하는 록앤올(김기사)과 SK플래닛(T맵)이 ‘지적재산권’을 놓고 맞붙었다. “김기사가 T맵의 DB를 무단사용 했다”며 SK플래닛이 민사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록앤올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벤처기업의 성장을 방해하는 행위”라 맞섰다. 양사 주장이 팽팽하게 엇갈려 첨예한 법적공방이 예상된다.
박종환 록앤올 공동대표가 SK플래닛 T맵의 DB를 무단사용했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종환 록앤올 공동대표가 SK플래닛 T맵의 DB를 무단사용했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방1. 무단사용 했나, 안했나

박종환 록앤올 공동대표는 3일 오전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는 (SK플래닛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록앤올에 T맵 지식재산권 침해 중단을 요청한 SK플래닛의 민사소송을 반박하기 위한 자리였다.

앞서 SK플래닛은 지난달 30일 자사 내비게이션서비스인 T맵의 지도, 도로네트워크, POI 등 수백만개의 전자지도DB를 록앤올의 김기사가 무단 사용했다며 사용 중단 및 폐기를 요청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SK플래닛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양사는 T맵 전자지도DB를 김기사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해 2월 합의에 따라 DB 사용계약을 마무리 짓고 지난 9월말까지 김기사 자체 DB로 교체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뒀다. 이는 유예기간 이후에는 T맵의 DB가 완전히 배제돼 김기사 측의 독자적인 DB 서비스가 제공돼야 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SK플래닛은 유예기간 이후 3일까지도 김기사 서비스에서 T맵의 디지털 워터마크가 다수 발견됐다며 록앤올이 T맵의 DB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김기사 측이 우리 자료를 일괄 삭제했다면 3일 현재 T맵 디지털 워터마크가 단 하나라도 발견되지 않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계약종료 이후인 현재까지 김기사에서 다수의 T맵 전자지도 DB 디지털 워터마크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록앤올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올해 6월말까지 T맵 지도를 사용한 것은 맞지만 이후에는 관련 DB를 삭제하고 자체 구축된 DB로 서비스했다는 것.

박 대표는 “우리의 지도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정부에서 제공하는 것을 기반으로 만들었다”며 “SK플래닛이 오타 몇개 난 것으로 자신들의 DB를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업계 상식상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도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것이 많고 그 과정에서 일부 오타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일부 오타가 워터마크가 될 수 있는지, 그런 오타에 대한 부분이 지적재산권 침해인지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방2. 대기업의 횡포?

이와 함께 그는 SK플래닛과의 계약 당시 록앤올이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4년여의 계약기간 동안 SK플래닛이 수시로 지도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놨다는 것. 박 대표는 “SK플래닛과 계약을 하고 두번째 해에 지도 사용 비용을 2.5배 인상했는데 당시 이 정도 인상폭은 스타트업이 감내하기 힘든 수준이었다”며 “수시로 지도 제공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성토했다.

SK플래닛 입장은 다르다. 김기사와 T맵의 계약이 ‘하청에 따른 종속 관계’가 아니라 국내 많은 내비게이션 업체 중 T맵 전자지도 DB를 김기사가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갑을관계’일 리 없다는 것이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양사의 합의를 기반으로 이뤄진 약 4년간의 계약이 종료된 후 13개월의 유예 기간 동안 전자지도DB를 교체하라는 요청에 대해 ‘대기업이 벤처의 성장을 가로막는 행위’라고 폄하하는 것은 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또한 비용부분에 대해서도 “T맵은 벤처기업 지원 차원에서 김기사 측에 최저 수준의 가격을 책정했다”며 “김기사는 국내 유수 기업에게 제공하는 가격 대비 2011년 10%, 2014년 50% 가격으로 각각 구매했다”고 반박했다.

법적공방, 장기화 조짐

SK플래닛은 록앤올 측의 해결의사가 없을 경우 형사고소를 포함한 모든 법적 수단을 고려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 록앤올은 소장을 접수 받는 대로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등의 법적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SK플래닛이 제기하는 (법적 시비의) 근본적인 핵심은 지적재산권이 아니라 김기사 서비스의 트래픽이 늘어나면서 우리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SK플래닛의 부당행위에 대해 법적대응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플래닛 관계자는 “지식재산권 보호 요청이 대기업의 횡포로 왜곡되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라며 “‘본질을 벗어난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당초 계약종료 시 합의한 대로 T맵 전자지도 DB의 즉각적인 교체를 재차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채희
정채희 poof34@mt.co.kr  | twitter facebook

IT 전 분야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통3사, TV홈쇼핑,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자 여러분들의 따끔한 말씀, 혹은 제보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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