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통장 갈아탔을 뿐인데… 거, 쏠쏠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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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직장인 A씨(46)는 지난달 30일부터 ‘계좌이동제’가 본격 시행됨에 따라 주거래은행을 갈아타기로 결심했다. 현재 거주 중인 전셋집 계약만기시점에 맞춰 내 집 마련을 위한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알아보던 중 주거래은행을 변경하면 우대금리를 제공받을 수 있는 은행이 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해당 은행의 계좌에서 자동이체가 출금되도록 ‘페이인포’(Payinfo)를 통해 변경할 경우 신규대출 계약 시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2. 30대 주부 B씨는 현재 주거래은행 이동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그동안 은행을 옮기려고 할 때마다 매번 발목을 잡았던 각종 자동이체 문제가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서 말끔히 해결돼서다. B씨는 수시입출식통장의 금리가 연 0.1% 수준임에도 휴대폰·각종 공과금 등 통장에 추가한 자동이체가 10개를 넘어 차마 은행을 옮길 엄두를 내지 못했다. B씨는 “대다수의 은행이 계좌이동제 시행에 맞춰 수수료면제 등 우대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을 연이어 출시해 꼼꼼히 살펴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0일부터 시행된 ‘계좌이동제’로 금융소비자가 손쉽게 주거래은행을 변경할 수 있게 됐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기존 고객을 지키는 동시에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소리 없는 ‘눈치전쟁’이 시작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계좌이동제 시행에 따라 주거래은행 선택권이 대폭 확대되는 등 소비자 편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신한·우리 ‘웃고’ 국민·농협 ‘울고’

계좌이동제 실시 초반,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데 성공한 곳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계좌이동제 실시 이후 지난달 30일과 지난 2일 2영업일 동안 순증가 기준으로 신한은행이 가장 많은 고객을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유입된 계좌이체건수에서 이탈한 계좌이체건수를 뺀 계좌 자동이체 항목수가 약 1300건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순익부문 1위의 자존심을 세우는 동시에 계좌이동제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약 800건, KEB하나은행은 약 500건, 기업은행은 200건의 계좌가 늘었다. 이 중 변화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이 기간 동안 3000여명이 자동이체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겼지만 3800여명이 우리은행으로 계좌를 변경했다.

반면 국민은행, 농협은행은 시중은행 중 이탈 고객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돼 향후 영업전략을 세우는 데 ‘빨간불’이 켜졌다.

국민은행은 순증 기준으로 계좌 자동이체 항목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협은행 역시 다른 은행으로 이탈한 고객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영업전략을 세우는 데 차질을 빚게 됐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 관계자는 “2영업일간 계좌 자동이체 항목은 감소했지만 우량고객 위주의 증가가 이뤄졌다”며 “특히 시행 3일차부터는 신규고객 역시 증가세로 돌아선 상태”라고 밝혔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계좌이동제 실시 이후 2영업일간 페이인포사이트를 통해 이뤄진 자동이체 변경건수는 3만4517건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계좌이동제 실시 초반인 만큼 섣불리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태”라며 “앞으로 주거래고객을 잡기 위한 은행의 마케팅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추상철 기자
/사진=뉴시스 추상철 기자

◆계좌이동제, 소비자 편익 증가 요인

금융전문가들은 이번 계좌이동제 시행에 따라 소비자 편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주거래은행 선택권이 대폭 확대된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그동안 최대 수십건에 달하는 자동이체건수는 다른 은행으로 주거래계좌를 옮기기 어렵게 하는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하지만 계좌이동제가 시행됨에 따라 자동이체를 옮기는 과정이 간편해지며 각 고객마다 혜택이 최적화된 통장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된 것.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계좌이동제가 실시되면서 나이·신분 등 개인별 상황에 따라 필요한 금융상품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한층 편리해졌다”며 “이를 통해 고객 입장에서는 금리를 비롯해 더욱 양질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은행산업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중은행들이 더 많은 고객을 유입하기 위해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등을 앞다퉈 개발할 경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은행산업 전체의 발전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순히 비슷한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을 출시하는 것이 아닌 신청절차의 단순화 등 상품 외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중은행의 움직임이 이어질 경우 이는 은행산업 발전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이와 같은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중이다. 과거에는 주거래고객 본인에 한해 제공되던 수수료면제, 예·적금 추가금리 등의 혜택이 배우자 및 자녀에게도 제공되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멤버십서비스 역시 은행뿐 아니라 계열사에서 제공하는 포인트를 통합해 현금처럼 사용하는 제도가 도입됐다.

하나금융그룹이 선보인 신개념 멤버십서비스인 ‘하나멤버스’는 금융권 최초로 제휴사 포인트까지 현금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KEB하나은행,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생명, 하나캐피탈, 하나저축은행 등 6개 계열사의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하나머니‘를 적립하고 적립된 하나머니는 OK캐쉬백, SSG머니(신세계 포인트) 등 제휴사의 포인트와 합산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일시적 계좌 잔액부족으로 전기료, 통신료 등 공과금 성격의 요금이 미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관리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계좌이동제 : 계좌이동제는 은행 주거래계좌에서 자동이체되는 통신비, 보험료 등을 다른 은행계좌로 손쉽게 옮길 수 있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금융결제원 페이인포에 접속하면 자동이체계좌를 해지·변경할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영훈
한영훈 han005@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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