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IT] 애플은 왜 사과를 베어 먹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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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에덴의 동산에서 이브가 아담에게 건넨 금기의 사과? 뉴턴에게 만유인력의 법칙을 깨닫게 해준 사과? 지금 가장 '핫'한 사과는 바로 '애플사의 사과'일 것이다.

애플 초기로고 /자료=애플
애플 초기로고 /자료=애플


게다가 '한입 베어 문 사과' 모양은 IT제품을 고르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며 입맛을 더 돋게 한다. 하지만 애플의 로고가 처음부터 지금과 같지는 않았다. 1976년 애플의 첫 로고는 굉장히 고리타분한 느낌이다. 뉴턴이 사과나무 아래에 앉아 책을 읽는 모습을 그린 그림과 같은 이 로고는 '뉴턴, 낯선 상념의 바다를 영원히 홀로 떠도는 정신(Newton, A mind forever voyaging through strange seas of thought alone)'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하지만 '최소의 디자인이 최선의 디자인'이라는 명제를 추구하는 스티브 잡스의 마음에 차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듬해에 바로 로고가 바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련된 디자인의 노트북의 상징이 되어버린 맥북의 '한입 베어 문 사과'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백설공주를 꿈꾼 '앨런 튜링'의 무지개사과?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을 본 사람이라면 익숙할 수도 있겠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매일 바뀌는 독일군의 암호체계를 해독하기 위해 '콜로서스'라는 기계식 암호 해독기를 만든 천재 수학자. 컴퓨터와 인공지능(AI)의 실질적 창시자로 꼽히는 '앨런 튜링'. 애플의 로고 얘기에 갑자기 왜 낯선 수학자 얘기인가 싶지만 애플사가 앨런튜링을 기리기 위해 '한입 베어 문 사과'를 로고로 만들었다는 '썰'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스틸컷(왼)과 앨런튜링 /자료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유튜브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스틸컷(왼)과 앨런튜링 /자료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유튜브

앨런튜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시대에 중범죄에 해당하는 동성애자였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국 법원은 그에게 여성 호르몬을 주사하도록 판결했고 앨런은 여자처럼 젖가슴이 나오고 목소리도 여성스러워지는 후유증에 시달렸다. 인간의 지능에 대해 연구하던 그는 이러한 상황을 견디지 못해 정확히 계산된 청산가리를 주입한 독사과를 먹고 자살한다.
1976년부터 1988년까지 사용된 애플로고 /자료=애플
1976년부터 1988년까지 사용된 애플로고 /자료=애플

실제 앨런튜링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를 무척이나 좋아했다는데 '사회가 나에게 여자가 되라고 강요했으므로, 가장 여성스러운 방법으로 죽음을 맞는다'라는 유서를 남기기도 했다. 천재의 기구한 사연이 담긴 독사과가 바로 애플사의 '한입 베어 문 사과'의 시초가 됐다는 것이다. 실제 1976년부터 1988년까지 사용한 애플 로고의 색은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사과'이기에 이 '썰'은 꽤 오랫동안 힘을 얻었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과일?
그런데 스티브잡스가 타계한 그날,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의 인터뷰를 통해 로고의 비밀이 풀렸다. 천재 수학자나 뉴턴과 같은 '유명한 것에 걸맞은 썰 끼워 맞추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허무하게도, 단지 스티브 잡스는 그냥 단순히 '애플(APPLE)'을 좋아했다. 사과 과수원을 방문한 뒤 애플이란 이름을 말했다고 한다. 허무하다. 그런데 '잡스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초기 로고를 디자인한 롭 야노프는 "잡스는 유기농 사과 과수원에서 일을 했었고, '애플'이란 이름을 무척 좋아했다"며 "잡스는 사과가 영양가가 풍부하고 포장하기도 쉽고, 쉽게 손상되지도 않기 때문에 사과를 '완벽한 과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완벽한 회사가 되길 원하는 잡스의 바람과 다른 더 좋은 이름을 생각하지 못해 '애플'로 결정됐다는 것이다. '한입 베어 문' 디자인은 '지식의 습득(acquisition of knowledge)'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는 스티브잡스의 전기를 쓴 아이작슨에 의해서도 확인 된 사실이다. 천재 수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독사과가 아닌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지식의 습득'인 것이다.


스티브 잡스(왼쪽)와 1977년 애플사의 제품 브로슈 디자인 /자료사진=뉴시스(AP 제공), 머니투데이DB
스티브 잡스(왼쪽)와 1977년 애플사의 제품 브로슈 디자인 /자료사진=뉴시스(AP 제공), 머니투데이DB

잡스는 생전에 사과와 당근만을 먹는 지독한 채식주의자였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의 입맛을 돋게 하는 '사과'가 이제는 애플의 '사과' 로고를 담은 신작만을 기다리는 마니아들의 입맛을 돋게 하는 것이다. '완벽하게 업무를 챙겨라'는 신념으로 애플을 이끌었던 그의 경영철학에 걸맞은 '완벽한 과일'인 '사과'를 대체할 만한 것은 그 어떤 것도 상상되지 않는다.



 

진현진
진현진 2jinhj@mt.co.kr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IT 담당 진현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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