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서울개벽⑤끝] 중국인이 바꿔 놓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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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다사다난했던 을미년이 저물고 있다. <머니위크>는 2015년을 마무리하면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 주목했다. 서울은 올 한해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지역임과 동시에 가장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곳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서울은 꿈틀거리고 있다. 2015년 바뀐 서울의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살펴봤다.

‘깃발부대’가 서울을 점령했다. 중국인을 태운 관광버스가 365일 서울 전역을 활보하면서 인솔자의 오성홍기가 곳곳에서 나부끼고 있는 것. 전통 관광코스인 종로 일대는 물론 신흥관광지로 자리 잡은 강서와 강남까지 점차 영역을 넓히며 서울을 물들이고 있다.

‘큰손’ 유커(중국인관광객)의 방한에 매출의 상당수를 의존하는 상인도 늘었다. 하지만 ‘대륙의 방문’은 그늘도 가져왔다. 꼭두새벽부터 도로에 늘어선 관광버스는 출퇴근 시민들의 교통불편을 야기하고 ‘차벽’에 가로막힌 상인들의 원성도 자자하다. 시민들은 “여기가 한국인지, 중국인지 모르겠다”는 우스갯소리를 늘어놓기도 한다. 2015년, 중국인이 다녀간 서울지도를 펼쳐봤다. 


경복궁을 관람하러 온 중국인 단체관광객.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경복궁을 관람하러 온 중국인 단체관광객.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종로·중구, 깃발부대의 명암

“니하오! 환잉광린(어서오세요).” 쇼핑의 중심지 명동을 방문한 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몇년 새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관광객의 절반 이상이 일본인에서 중국인으로 바뀌면서 명동 상가의 대부분은 서울시민이 아닌 중국인을 겨냥한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인이 지나가도 중국어로 말을 걸기 일쑤다.

명동뿐만이 아니다. 청와대, 남산타워, 청계천 등 서울의 대표명소에도 중국인관광객이 바글바글하다. 남산타워에서 만난 강정석씨(29)는 “중국에 있는 남산타워를 온 게 아닌지 착각할 만큼 90% 이상이 중국인”이라고 말했다.

광화문 일대에 근무하는 직장인에게도 출근시간대 깃발부대의 출현은 일상이 된 지 오래다. 대형관광버스가 정차하면 20~40명의 단체관광객이 줄지어 내려 광화문 일대를 장악한다. 근처 면세점 또한 유커들로 채워졌다. 오로지 면세쇼핑을 위해 하루 수십여대의 관광버스가 다녀가고 버스 한대의 인원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또 다른 깃발부대가 들어온다.

짭짤한 관광수입에도 그늘은 있기 마련. 줄지어 늘어선 관광버스 행렬에 교통정체를 호소하는 시민이 늘었으며 차벽에 가로막힌 상점의 주인들도 통제되지 않는 차량에 매출감소를 겪는다고 원망했다.

종로구 청운동을 지나쳐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이모씨(38)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대형버스가 편도 2차선 도로의 한개 차로를 장악하고 있다”며 “교통체증의 주범”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3년 서울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관광버스의 주차수요는 최대 788대다. 그러나 평일만 놓고 봐도 최대 217대의 주차공간이 부족한 현실. 차량은 늘어나는데 주차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길거리 주차 등의 불법 주정차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대문, 유커와 왕서방

근처 서대문 상황도 엇비슷하다. 대학가가 밀집한 신촌 일대로 알뜰쇼핑을 하는 중국인이 늘기 시작했으며 소규모 면세점이 자리한 연남동 일대에도 중국인관광객이 들어섰다. 연남동 주택가에는 ‘免稅點’(면세점)이 적힌 간판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들은 면세쇼핑 후 근처 음식점을 찾아 점심을 해결하고 떠난다. 종로와 중구에 위치한 면세점보다 규모는 작지만 혼잡하지 않다는 점에서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

부동산투자도 활발하다. 제주도를 넘어 홍대지역으로 영역을 넓힌 중국인 큰손은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에 투자하며 중국에서보다 2~3배의 임대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의 부동산 소유권 취득현황을 보면 서울시내 외국인의 소유권 취득건수는 2924건이다. 이 중 1위는 홍대가 위치한 서대문구로 272건의 부동산을 외국인이 취득했다. 단, 국적별로 공개되지는 않아 중국인의 구체적인 비중을 알 수는 없다. 

양꼬치. /사진=뉴시스 DB
양꼬치. /사진=뉴시스 DB

영등포·구로, 양꼬치 마을

‘양꼬치엔 칭따오!’ 올해를 강타한 유행어로 인해 영등포구와 남구로 일대를 찾는 이들이 늘었다. 중국인을 상대로 운영하는 현지 가게가 많다 보니 원조 양꼬치를 맛보려는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룬 것. 영등포구와 구로구는 서울시내에서 접근성이 좋은 반면 비교적 집값이 저렴해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을 찾는 중국동포와 화교가 많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서울시내 25개 자치구에 등록된 중국인은 19만9884명이다. 이는 한국계 중국인 14만5932명에 5만3952명의 본토 중국인을 포함한 수치로, 지난해 19만3381명과 비교하면 6503명이 서울에 새로 둥지를 튼 셈이다.

이 중 가장 많은 중국인이 등록된 자치구는 영등포구다. 3분기 기준으로 서울에 체류하는 중국인의 19%인 3만8072명이 영등포구에 머물고 있다. 이어 구로구가 3만1108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특히 가리봉동과 대림동은 ‘서울 속 작은 중국’으로 불릴 만큼 중국인의 거주비율이 높다. 외국인이 밀집해 살다 보니 문화적 차이로 인한 원주민과의 갈등도 발생한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쓰레기 투기나 부족한 질서의식 등으로 인해 원주민들의 불만이 쌓이고 이런 시선과 편견에 중국동포들의 마음도 닫혔다”고 말했다. 범죄율도 다른 구에 비해 높은 편이다. 국민안전처가 발표한 지자체별 안전지수 등급에서 영등포구는 종로·중구 등 2곳과 함께 서울에서 최하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강남 성형외과. /사진=머니위크 DB
강남 성형외과. /사진=머니위크 DB

◆서초·강남, ‘큰손’ 마스크족

남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면 서초·강남·역삼 일대에 자리한 유커들이 눈에 띈다. 마스크로 성형한 얼굴을 가리고 백화점과 가로수길 거리를 자유롭게 활보하는 이른바 ‘마스크족’이다.
이들은 압구정·청담동 성형외과에서 시술을 받고 백화점에서 명품쇼핑을 한 후 가로수길에서 식사를 즐긴다. 이로 인해 ‘강남 트라이앵글형’이란 신조어도 생겼다. 이들은 홍대와 동대문 등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로드숍에서 의류와 화장품을 구매하는 ‘강북 실속형’과는 상반되는 관광코스를 즐긴다. 

강남 트라이앵글의 중심은 의료관광. 성형 등의 의료목적으로 서울을 찾은 이들은 지난해 기준 15만5000명이며 이 중 중국인이 5만4100명이다. 외국인환자 수의 30%를 넘는 수준이다. 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방문 외국인환자 수는 총 환자 수의 25%를 차지하며 진료수입 역시 절반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증가하는 추세”라며 “올해는 메르스 때문에 지난 4~6월 급감했지만 여전히 많은 중국인이 의료관광차 한국을 찾는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정채희
정채희 poof34@mt.co.kr

IT 전 분야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통3사, TV홈쇼핑,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자 여러분들의 따끔한 말씀, 혹은 제보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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