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이경섭의 NH농협은행, 순항할까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NH농협은행 새 행장에 이경섭 전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이 선임됐다. 이 신임 행장은 2016년 1일1일부터 본격적인 새 행장으로서의 업무를 펼친다. 임기는 2년이다.

그는 대표적인 ‘금융기획통’이다. ‘영업통’인 김주하 전 행장과는 경영스타일이 다르다. 농협 내부에선 평소 의사결정이 빠르고 정확하며 소통능력이 뛰어나 농협중앙회와 계열사, 관련기관과의 협조체제를 잘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주 부사장 시절 이뤄낸 성과도 많다. 2014년 초부터 금융권 최초의 복합점포를 출범시켰고 최초의 보험사 입점 복합점포 개점, 우리투자증권 인수 등 굵직한 현안을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안정’보다 ‘변화·혁신’ 택하다

그가 차기 행장으로 선임된 시기는 2015년 12월9일. 농협은행 내규에 따르면 자회사 임원의 임기만료 40일 전부터 자회사임원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구성해 자회사 대표이사를 결정해야 한다. 이 행장의 경우 일찌감치 차기 행장으로 낙점받은 셈.

금융권에선 그의 선임을 두고 농협금융지주가 ‘안정’보다 ‘변화’와 ‘혁신’를 택했다고 촌평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주하 전 행장은 농협은행장 임기동안 안정적으로 은행조직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높은 실적이 그의 경영능력을 돋보이게 했다. 2015년 상반기 농협은행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손익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30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50% 증가했다. 잇단 현장영업 방문과 임직원 소통 등 리더십에서 대체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따라서 2015년 12월 초까지만 해도 김 전 행장이 농협은행 최초로 CEO를 연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잇따랐다.

하지만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김 전 행장의 연임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이는 농협중앙회의 압력에서 벗어나 자신과 맞는 행장이 선임돼야 한다는 김 회장의 의중이 담겼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2015년 10월 초 농협 국정감사에서 “농협은행장은 중앙회장과 상관없이 농협금융에서 선임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주와 은행 간 원활한 소통도 그가 수장에 오르는 데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김주하 전 행장은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인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발탁한 인물이다. 김 회장은 은행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선 자신과 코드가 맞는 인물을 원했을 터. 그 주인공이 바로 이 행장이다.

2년 단임제인 농협은행에서 지금까지 CEO가 연임한 전례가 없는 점과 2016년부터 미국의 금리인상 및 인터넷은행 설립 등 금융환경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흐름도 그의 발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달라진 금융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선 ‘영업통’보다는 ‘기획통’이 유리할 수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전 행장이 은행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지만 달라지는 금융환경과 그동안 연임 전례가 없다는 은행 내규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귀띔했다.

이경섭 NH농협은행장. /사진제공=NH농협은행
이경섭 NH농협은행장. /사진제공=NH농협은행

◆정통 ‘농협맨’ 풀어야 할 과제 산더미

이제 관심은 이경섭 행장의 리더십에 쏠린다. 농협은행 내부에선 그의 취임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30년 동안 농협 내부의 주요 요직을 두루 경험하고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시 여기는 성향이기 때문에 새 행장으로 부족할 것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 행장은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후 지금까지 인사팀장과 구미중앙지점장, 수신부 PB사업단장, 부속실장, 서울지역본부장, 경영지원부장, 경영기획본부장(부사장) 등 농협의 핵심부서를 모두 거쳤다. 지금까지 농협 한곳에서만 몸담은 정통 ‘농협맨’이기도 하다.

그가 지주 부사장직에 있을 때 빼놓을 수 없는 성과가 우리투자증권 인수다. 그는 우리투자증권 인수 전 농협증권과의 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인수합병(M&A)을 진두지휘했다. 농협의 최초 복합금융점포도 그의 손을 통해 탄생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앞으로 그가 농협은행의 새로운 수장으로 어떤 그림을 그릴지 임직원 모두의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물론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우선 달라지는 금융환경 속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일이 시급하다. 농협은행의 2015년 상반기 순이익은 크게 올랐지만 하반기부터는 조금씩 쪼그라드는 추세다. 2015년 3분기 당기순이익은 13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18% 줄었다. 3분기 누적당기순이익은 4316억원으로 시중은행의 분기실적에 불과하다.

건전성도 개선해야 한다. 농협은행의 2015년 9월 말 현재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1.46%로 우리은행(1.49%) 다음으로 높다. KB국민은행(1.06%), 신한은행(0.85%), 하나은행(1.08%)과 비교하면 부실대출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농협은행의 NPL(부실채권)비율이 높은 것은 과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STX조선해양 등 대기업 부실대출이 컸기 때문이다.

해외시장에서 성과도 내야 한다. 김용환 회장은 최근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글로벌전략국을 신설했다. 해외시장 진출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일각에선 그의 경영능력 평가가 해외시장 개척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그만큼 업적과 성과에서 해외시장 개척이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란 해석이다.

이제 모든 건 이경섭 행장의 경영능력에 달렸다. 사실 농협은행은 최근 2년 동안 ‘영업력’을 기초로 순조로운 항해를 이어갔다. 이제는 변화와 혁신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순조로운 항해가 될까, 중간에 암초를 만날까. 금융권의 이목이 이 행장에게 집중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성승제
성승제 bank@mt.co.kr  | twitter facebook

금융을 사랑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금융 출입 기자입니다. 독자님들의 아낌없는 조언 부탁드립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3186.10상승 8.5818:03 04/23
  • 코스닥 : 1026.82상승 1.1118:03 04/23
  • 원달러 : 1117.80상승 0.518:03 04/23
  • 두바이유 : 65.40상승 0.0818:03 04/23
  • 금 : 62.25하락 1.4618:03 04/23
  • [머니S포토] 국회 산자중기위, 자료 살피는 성윤모 장관
  • [머니S포토] 열린민주당 예방한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
  • [머니S포토]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 들어서는 '주호영'
  • [머니S포토] 탕탕탕! 민주당 비대위 주재하는 '윤호중'
  • [머니S포토] 국회 산자중기위, 자료 살피는 성윤모 장관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