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제로금리-상] 국내 외환시장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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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0% 금리시대’ 종료를 선언했다. 지난 2008년 12월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양적완화(QE)를 시행한 지 약 7년 만이다. 그동안 미국에서 흘러나온 자금으로 유동성 파티를 즐기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

하지만 신흥국의 대응전략은 예전과 다르다. 미국과의 금리차이로 자본이 빠져나갈 우려를 감수하면서도 자국의 화폐가치를 내리려 하고 있다. 자국 통화가치 절상으로 수출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우리나라도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았다. 2016년에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까.

◆ 미국, 물가·고용 따라 점진적 금리인상

2015년 12월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틀간에 걸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현재의 0~0.25%에서 0.25~0.50%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9년6개월 만이다.

통상 경기가 위축되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낮춰 정부, 기업, 가계에서 돈을 더 쓰도록 만든다. 이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다. 반대로 경기가 너무 빠른 속도로 팽창하면 하이퍼인플레이션과 같은 부작용을 우려해 금리를 인상한다. 이번 미국의 금리인상이 미국경제가 좋아졌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실제 Fed는 성명서에서 미국의 실업률이 5.0%까지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이 중기적 목표치인 2% 상승을 달성하는 데 합리적인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KEB하나은행 본점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문호 기자
KEB하나은행 본점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문호 기자

다만 Fed는 미국이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할 경우 다른 국가가 받는 충격이 상당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완만한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공언했다. 또 17명의 Fed 정책위원들이 예상하는 금리인상 점도표에 따르면 2016년 금리인상은 총 네차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2016년 말 금리가 1.375%까지 오르고 2017년에는 2.375%, 2018년에는 3.25%로 점차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금리인상 횟수와 인상폭은 단지 예측일 뿐 실제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미국의 물가수준과 고용지표다. 옐런 의장도 “앞으로 물가가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추가 인상은 유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제유가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물가도 둔화된 만큼 2016년에는 기저효과로 인한 물가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30달러선에서 등락하는 만큼 추가로 떨어지더라도 2015년에 비해 낙폭이 적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가격과 비에너지 수입가격 하락이 낮은 물가를 형성하는 데 부분적으로 작용한다”며 “결국 국제유가 수준이 기준금리 인상속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엇갈린 신흥국 금리정책… 변동성 키워

FOMC 이후 각국의 금리정책은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정책에 따라 경기가 휘둘리지 않기 위한 노력이다. 이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이 예상된다.

통상 미국계 자금에 영향을 많이 받는 신흥국의 경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같이 올리는 경향이 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미국보다 높은 금리를 주지 못하는 나라에서 외국계 자금이 빠져나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앙아시아 산유국인 아제르바이잔은 화폐가치가 반토막 나는 것을 감수하며 자국 통화에 대한 달러페그제(달러와 자국 화폐를 고정시킨 환율제도) 포기를 선언했다. 아르헨티나 역시 페그제를 종료하며 변동환율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또 대만 중앙은행은 수출회복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0.125%포인트 인하했다.

이들 신흥국이 달러화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은 실제 자국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달러로 인해 화폐가치가 고평가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화폐가치가 올라가면 글로벌시장에서 수출경쟁력이 떨어진다.

특히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진 중국도 페그제를 폐지하고 주요 통화에 대한 바스켓제도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태현 KDB대우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과거부터 중국은 위안화 절하와 관련해 미국과 잦은 갈등을 빚었다”며 “중국의 의도는 미국의 압력에서 벗어나 위안화 환율절하를 더 쉽게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 2016년 원·달러 환율, 1100원 후반대

한국도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외환시장에서는 원화가 약세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FOMC 발표 이전인 지난 12월16일 1176.2원으로 마감했던 원·달러 환율은 같은달 23일 1170원대로 떨어졌다.

이는 이미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선반영돼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가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달러가 일시적으로 약세를 띤 것으로 풀이된다. 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역대 최대인 ‘Aa2’로 상향하며 원화가치가 상승한 점도 환율하락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안정세를 그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LG경제연구원은 ‘2016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예상 환율을 1175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자본유출입이 미국의 금리인상보다 원·달러 환율에 더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1100원대 중반 환율 전망치를 제시한 것은 경상흑자 확대, 외환보유액 증가 등 대외충격 방어능력이 개선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경제연구원은 “2016년에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투자자금이 신흥국으로부터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글로벌 달러화 강세 속에 유로화·엔화·위안화는 상대적인 약세를 띠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효원
장효원 specialjhw@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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