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반쪽 면세점', 명품도 사람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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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C신라면세점, 그리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지난해 7월 서울시내면세점 황금티켓 주인공이 발표되던 순간, 업계 관심은 ‘예상 밖’이었던 한화갤러리아에 쏠렸다. 당시 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 등 쟁쟁한 유통대기업이 경쟁자로 이름을 올렸던 만큼 한화갤러리아는 다소 의외라는 평이 많았기 때문. 반면 한화의 자신감은 남달랐다. 갤러리아 명품관과 제주 면세점 운영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와 63빌딩 인프라를 결합해 ‘新 면세점시대’를 열겠다는 것. 그로부터 6개월, 과연 그 전략은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을까. ‘프리오픈’을 마친 갤러리아면세점을 찾았다.

여의도의 대표 랜드마크. 화려한 금빛 외관을 자랑해 ‘골드바’라 불리는 63빌딩이 면세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치열했던 상반기 면세대전에서 승리를 거머쥔 결과다. 정식명칭은 ‘갤러리아면세점63’. 지난해 12월 28일에는 프리 오픈을 하며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돌입했다. 다만 당초 계획보다 50일정도 오픈을 앞당기면서 완벽한 구색은 갖추지 못했다. 우선 전체 매장의 60%만 문을 연 상황. 선보인 브랜드 수는 369개다.


한화갤러리아. /사진=뉴스1 DB
한화갤러리아. /사진=뉴스1 DB

◆ 널찍한 첫인상…관광객은 ‘텅텅’

오픈 다음날 찾은 갤러리아면세점은 부분 개장 탓인지 다소 썰렁한 모습이었다. 도로변에 중국인관광객을 싣고 온 버스 5~6대만 눈에 띄었을 뿐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면세점으로 향하는 입구는 비교적 쉽게 눈에 띄었다. 대부분 시내면세점이 건물의 고층에 입점한 것과 달리 63빌딩은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총 4개층의 저층부를 활용해 마치 백화점에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갤러리아 duty free’ 라고 적혀있는 입구 회전문을 통과하자 로비인 ‘그라운드 플로어’(GF)가 모습을 드러냈다. GF의 면적은 5367㎡(1624평). 정식오픈 시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만큼 널찍하고 시원스러운 첫인상이다.

이곳에는 2016년을 상징하는 원숭이 조형물 뒤로 슈에무라, 랑콤, 키엘, 설화수, 후 등 국내외 유명 화장품브랜드 81개가 입점해 있었다. 다만 전체 면적의 60%만 입점이 완료돼 바깥쪽은 하얀 가벽으로 막혀있었다.

그래서인지 손님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브랜드별 2~3명으로 구성된 종업원들만 매장 앞에서 손님 맞을 채비를 마친 상태. 오히려 손님 수보다 종업원 수가 더 많을 정도였다. 중국인관광객으로 늘 붐비던 K-뷰티의 상징, 설화수나 후 등의 매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매장 관계자는 “어제는 오픈 당일이라 손님들이 꽤 있었는데 오늘은 비교적 적은 편”이라며 “아직은 가오픈 상황이고 초기 단계라 관광객 유치 등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머니위크 DB
한화갤러리아. /사진=뉴스1 DB

◆ 매장 곳곳 가벽…살 만한 브랜드 적어

GF를 돌아 1층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자 시계·보석 매장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는 파네라이, 쇼파드 등의 명품 시계브랜드와 톰포드, 로에베 등의 브랜드가 자리했다. 사람이 없고 다양한 브랜드들이 혼재되지 않아 복잡한 느낌은 없었지만 중심부를 제외하고는 사방이 가벽으로 막혀있어 답답한 모습이다.

2층은 국내 화장품브랜드와 액세서리, 가방 등 패션잡화 매장이 입점했다.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중국 홈쇼핑 인기브랜드와 스파·피부과 전문브랜드 등 한국화장품을 중심으로 한 131개 브랜드가 들어섰고 국내 신진 디자이너 편집숍이 마련됐다.

하지만 면세점의 꽃인 패션잡화 매장은 메트로시티, 샘소나이트, 만다리나덕, 비비안웨스트우드 등의 브랜드가 전부다. 외산 명품브랜드는 제외하더라도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국산 브랜드 MCM을 비롯해 코치매장도 찾아볼 수 없었다.

매장 한 직원에게 가방브랜드가 이게 전부냐고 묻자 “현재까진 그렇다”면서도 “루이비통, 샤넬 등의 명품브랜드 유치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갤러리아가 공을 들인 3층도 이렇다 할 브랜드가 없긴 마찬가지. 이곳에는 중소중견기업의 아이디어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아임쇼핑, 한국 전통 수공예품 전문매장인 한함 등이 입점했다. 명품브랜드 유치가 힘들어지자 당장 입점이 쉬운 국산브랜드 비중을 늘린 것이다. 나름의 차별화라고 하지만 이 같은 브랜드들이 향후 판매율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사진=머니위크 DB
한화갤러리아. /사진=뉴스1 DB

◆ 2% 부족…명품 유치가 성패 좌우

이날 찾은 갤러리아면세점63은 전체적으로 2% 부족한 느낌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쇼핑객들 역시 비슷한 불만을 쏟아냈다.

방배동에서 왔다는 60대 주부 구모씨는 “다른 시내면세점과 좀 다른 게 있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왔는데 화장품을 제외하고는 찾는 브랜드가 하나도 없다”면서 “면세점에선 그동안 구매하기 힘들었던 가방 등 명품브랜드를 사기 위한 목적이 큰데 아무것도 없으니 다른 시내면세점을 가봐야 할 것 같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합정동에서 온 자영업자 김모씨도 “브랜드 구성이 면세점이라기보다는 복합쇼핑몰 수준으로 비쳐졌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7월 그랜드오픈 전에 채워질 200여개 브랜드가 갤러리아 면세점의 성패를 좌우할 포인트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콧대 높은 명품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 길게는 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면세사업 특성상 브랜드 규모와 바잉파워가 클수록 명품브랜드 유치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는데 신규 출점업체들은 이런 점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렵게 따낸 면세사업권이 오히려 승자의 눈물이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갤러리아가 명품, 관광객 유치 등 산적한 과제를 어떤 차별화를 통해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성공적인 여의도 면세시대가 열릴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갤러리아 한 관계자는 “해외브랜드 입점 발표는 민감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며 “현재 유명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 계속 접촉 중인 만큼 6~7월 그랜드 오픈 전까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아면세점63은 올해 총매출 5040억원, 향후 5개년 총매출 3조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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