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S 미주 사옥/사진=머니위크DB

국내 10대 그룹의 신년사 키워드가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전통적으로 강조했던 '시장·고객' 등 가치지향적 경영목표를 대신해 '성장·변화·경쟁·구조' 등 생존지향적 키워드가 강조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저성장 국면을 맞아 생존과 지속경영이 가능한 가치와 목표를 중시하는 기업분위기가 반영된 탓이다.

13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2012~2016년 10대 그룹의 신년사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성장(173) 세계·글로벌(159) 경쟁(153) 경영(128) 고객(116)이 5대 키워드로 꼽혔다. 이어 시장(98) 변화(94) 위기(90) 혁신(85) 미래(82)가 '톱 10'에 포함됐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작년까지 등장하지 않았던 변화(3위) 구조(4위)가 5위권에 진입했다. 경기가 비교적 좋았던 2012~2013년 이후 시장, 가치, 기술 등 가치지향적 키워드가 사라진 것은 그만큼 기업의 절박함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1위 삼성은 2012년부터 3년간 줄곧 경쟁력을 최우선 목표로 언급했다. 그외 기술, 인재, 성장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올해에는 이건희 회장이 병석에 있는 관계로 이재용 부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고 계열사 현장을 방문했다.

현대차는 지난 5년간 줄곧 글로벌(세계)을 제1키워드로 인용했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은 1순위로 꼽던 '세계·경쟁' 대신 '구조·사업본부' 등의 키워드를 내세웠다. 두 그룹이 고강도 구조조정을 시도한 점이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LG는 5년간 '고객'이 1위의 화제였으나 올해에는 사업구조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변화라는 키워드도 3위로 뛰어올랐다.

SK와 한화는 패기, 1위를 제시해 공격적 행보를 예고했다. 한화는 세계와 경쟁 외에 '1위·핵심·일류'라는 키워드를 추가했다.

한진은 고객 외에 '행복·신뢰·대응'을 제시했다. 롯데는 성장을 우선으로 하면서 '변화와 노력'을 강조했다. GS는 '미래와 성장'을 가장 많이 인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