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 "새누리 국회선진화법, 다수당 독재 허용 법안"(회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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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국회의장'

정의화 국회의장은 25일 새누리당의 국회의장 직권상정 부활 요구에 대해 "다수당의 독재를 허용하는 법안"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강력 질타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선진화법은 19대 국회 내에 반드시 고쳐야 한다"며 "20대 국회까지 식물국회의 족쇄를 채울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여당의 주장처럼 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에 재적의원 과반수가 본회의 부의를 요구하는 경우를 더한 것은 너무나 위험하고 또 과격한 발상"이라며 새누리당이 요구하는 국회의장 직권상정 제도 부활에는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특히 "이(국회선진화법)는 재적 과반수를 차지한 정당이 상임위 논의 등 모든 입법절차를 건너뛰고 원하는 법안을 모두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하는 다수당의 독재를 허용하는 법안"이라며 "이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누가 다수당이 되더라도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새누리당의 국회법 개정안 방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의장은 "만약 지금 일방적으로 국회법 개정을 시도한다면 기존의 합의조차 깨져버릴 수가 있다"며 "대한민국헌정사에서 지난 67년간 단 한번도 국회운영, 절차에 대한 법을 어느 일방이 단독으로 처리한 적이 없다"고 새누리당을 거듭 질타했다.

정 의장은 그러면서 종전 국회선진화법 내용 중 일부를 수정하는 중재안을 공식 제안했다. 정 의장은 먼저 현재 시행중인 안건신속처리제도(국회법 제85조의2)의 실효성 제고 차원에서 현행 '재적의원 5분의3 이상(60%)'의 찬성에서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수정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제안했다.

또 안건심의기간에 있어 상임위 180일, 법사위 90일, 본회의 60일 등 현행 최장 330일의 심의기간을, 상임위 60일, 법사위 15일 등 75일로 대폭 단축하도록 했다. 정 의장은 또 법사위 심사기간을 90일로 제한하고, 90일이 지나면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도 제시했다.

현행 국회선진화법은 법사위에 이유 없이 120일 이상 계류된 법안을 본회의에 부의 요구할 때 5분의 3이상의 찬성을 필요로 하고 있다.

다음은 정의화 국회의장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국민 여러분, 오늘 저는 제 거취에 대한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란을 막고,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대한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선 저는 20대 총선에 불출마할 것임을 공식적으로 말씀드립니다. 저의 지역구인 부산 중·동구는 물론이고 동서화합 차원에서 권유가 있었던 호남 등 다른 지역에 출마하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물론 20년 동안 다섯 대 국회에 걸쳐 의정활동을 하며 많은 은혜를 입은 새누리당을 저버리는 일 역시 결코 없을 것입니다.

국회의장이 무소속인 이유는 여와 야를 넘어 불편부당하게 행동하여 상생의 정치, 합의의 정치를 이끌라는 데 있습니다. 헌법과 법률에 따라 그저 주어진 일을 하고 있는 국회의장을 더 이상 흔들지 말 것을 요구합니다.

이제부터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국회선진화법은 19대 국회 내에 반드시 고쳐주기 바랍니다. 20대 국회까지 ‘식물국회’의 족쇄를 채울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여당의 주장처럼 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에 “재적의원 과반수가 본회의 부의를 요구하는 경우”를 더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하고 과격한 발상입니다. 이는 재적 과반수를 차지한 정당이 상임위 논의 등 모든 입법 절차를 건너뛰고 원하는 법안을 모두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하는 ‘다수당 독재허용’ 법안입니다. 이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누가 다수당이 되더라도 마찬가지 상황이 됩니다. 또한 우리 국회를 또다시 몸싸움이 일상화되는 동물국회로 전락시킬 것이 명약관화합니다.

여야 지도부 협상에서 쟁점법안과 선거구 획정에 대한 논의가 일부 진전되고 합의에 이른 부분도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지금 일방적으로 국회법 개정을 시도한다면 기존의 합의조차 모두 깨져버릴 수 있습니다. 모든 스포츠에서 볼 수 있듯이 경기의 룰을 한쪽이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지난 67년 동안,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국회운영절차에 관한 법을 어느 일방이 단독 처리한 적이 없습니다.

선진화법 개정은 ‘국회 운영에 관한 룰’을 바꾸는 것으로 여야의 충분한 협의가 필수적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아무리 법안처리가 시급하더라도 이런 식의 극약처방으로 의회민주주의 자체를 죽음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됩니다.

국회선진화법이 가장 큰 오류는 의회민주주의의 기본인 ‘과반수 룰’을 무너뜨리고, 60%라는 초과반수를 요구한다는 점입니다. 현행 국회법의 위헌 소지 역시 바로 이 점이 핵심입니다. 과반수가 아닌 60%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민이 제대로 일하라고 만들어준 과반수 정당조차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시급한 민생현안과 국익과 직결된 법안이 상임위원회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회법은 바꾸어야 하지만, 제대로 바꾸어야 합니다. 저는 국회선진화법의 위헌적 요소를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국회의 생산적 운영을 가능하게 할 중재안을 마련했습니다. 그 내용을 간략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첫째, ‘안건 신속처리 제도’를 이름 그대로 신속처리 제도로 바꾸는 것입니다. 신속처리 안건의 지정요건을 재적의원 과반수로 바꾸고, 심사기간을 75일로 단축하는 것이 핵심내용입니다.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엄격히 하는 대신 도입된 안건 신속처리 제도는 그 지정에 60%의 찬성을 요하고 있고, 심사기간도 최장 330일에 달해 시급한 안건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한 제도 본래의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반수의 요구로 신속처리 대상으로 지정하여 75일 내 처리한다면, 시급한 민생·경제 현안에 적시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이 제도의 남용을 막기 위해서 ‘국민 안전에 대한 중대한 침해 또는 국가 재정·경제상의 위기가 초래될 우려가 명백한 안건’의 경우에 한해 신속처리대상 안건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법제사법위원회의 병목현상을 개선하는 일입니다. 현재 법사위는 법안의 체계자구 심사라는 본연의 기능을 넘어 다른 상임위원회 소관 법안의 내용까지 수정하고,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는 등 정쟁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법사위의 심사기간을 90일로 제한하고, 90일이 지나면 본회의에 부의하여 법사위에서 법률안 처리가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합니다. 현행 선진화법에 따르면 법사위에 묶인 법안을 본회의에 부의할 때도 60%의 찬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법사위에서 90일 이내에 심사를 마치지 아니하는 경우 심사를 마친 것으로 보고 본회의에 부의하여 처리하되, 다만 법사위 위원장과 간사가 서면으로 합의하는 경우와 법사위 재적위원 과반수가 서면으로 요구하는 경우 60일 범위에서 한 차례만 연장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다른 자세한 사항은 대변인실의 보도자료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국회선진화법 개정은 19대 국회 내에서 결자해지해야 합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여야 지도부간 협의가 필요합니다. 여야 지도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저는 현직 국회의장으로서 19대 국회가 제대로 돌아가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하는 데만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우리 국회가 삼권분립의 튼튼한 토대 위에 반듯하게 나아가고 의회민주주의가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일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내일 예정된 여야 간 협상에서 나머지 모든 쟁점에 합의를 이루어 명절을 맞은 우리 국민들께 조금이나마 안심과 위로를 드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1월 25일
국회의장 정 의 화

'정의화 국회의장' 정의화 국회의장이 25일 오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거취 문제와 국회 선진화법 개정안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정의화 국회의장' 정의화 국회의장이 25일 오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거취 문제와 국회 선진화법 개정안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서대웅
서대웅 mdw1009@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금융팀 서대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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