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즐기기-책] 2016 출간 키워드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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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에는 그 시대의 사회상,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이 담겨있다. 2016년에는 우리 시대의 어떤 모습들이 책을 통해 드러날까. 지난해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분석자료와 올해 사회적 이슈들을 바탕으로 '2016년 신간 트렌드'를 10가지 키워드로 예측했다.

경제적으로는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치·사회적으로는 한중FTA, 4월의 국회의원 선거, 11월의 미국 대선 등 굵직한 이슈들이 있다. 이런 상황은 커다란 변화를 기대하는 이들에게는 혁신을 기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만성화된 불안으로 ‘희망 찾기’에 지친 이들에게는 외부의 큰 이슈와 상관없이 자족적인 생존 방식을 찾는 일이 더 중요하게 다가올 수 있다.

지난해 출간 트렌드는 전자보다는 후자에 더 가까웠다. 올해 새로운 변화와 혁신이 시작될지, 아니면 현 상황이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이런 불확실함이 지배할수록 작지만 단단한 일상의 진지를 구축하는 일은 한층 중요해질 것이다.


[설날 즐기기-책] 2016 출간 키워드 '10가지'


①리마스터링

지난해에는 유난히 개정판·증보판·완전판이 많았고 절판된 책의 복간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이것은 문화계 전반의 복고 열풍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출판계 불황과도 연관이 있다. 신간 출간 대신 검증된 책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이다. 표지와 디자인 변경을 넘어 새로운 번역을 내세우는 경우도 있었다. 올해에도 재출간 트렌드는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영화의 음질과 화질을 리마스터링해 개봉하듯이 과거의 책도 새로운 감각을 덧붙인 ‘리마스터링’된 도서가 대거 출간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도서] <라면을 끓이며>(김훈, 문학동네),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류시화, 열림원),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학고재), <돌런갱어 시리즈>(폴라북스).

②자기 수련

인문 분야에는 주역, 사주명리학, 풍수지리 등 동양사상을 다룬 책들의 증가가 눈에 띈다. 동양사상을 ‘고전읽기’가 아닌 ‘일상의 인문학’으로 바라보려는 시도도 주목된다. 여기에 지난해 출간 키워드 중 하나인 ‘혼자’를 결합하면 동양적인 사유와 수련을 통해 나를 지키고 단련하려는 흐름을 발견할 수 있다.

올해는 동양사상을 보편적인 인문학으로 풀어내는 책들이 기대된다. 동양사상에 대한 해설이나 설명이 아니라 따라 읽는 낭송, 따라 써보는 필사 등 동양적인 수양의 방식까지 포함된다.

[관련도서] <주역인문학>(다산북스), <강호인문학>, <휴휴명당>, <혼자 있는 시간의 힘>,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낭송Q 시리즈>, <주역의 힘>, <주희의 역사세계>,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

③책값 하는 책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 상위권에는 텍스트만큼이나 이미지가 중요한 책들의 비중이 높다. 수준 높은 취향을 가진 독자들이 많아지면서 내용뿐만 아니라 책 자체를 상품으로서 소유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해진 것이다. 도서정가제 이후 책 가격에 불만을 가진 독자들에게 이런 ‘예쁜 책’은 ‘책 값을 한다’는 인상도 줄 수 있다. 읽고 싶은 책을 넘어 갖고 싶은 책으로 책이 진화하고 있다.

[관련도서] <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1cm art>, <내 마음 다치지 않게>, <그래도 괜찮은 하루>.

④자기 표현으로서의 글쓰기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높다. 소설 쓰기에서 시작된 글쓰기 책들은 논술이나 자기소개서 같은 실용적인 글쓰기로 이동하더니 최근에는 자기 표현의 수단으로서의 글쓰기로 흘러가는 경향을 보인다. ‘브런치’처럼 긴 글을 쓰기에 적합한 소셜 플랫폼이 각광을 받는 것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글쓰기에 대한 관심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다 세분화되고 전문적인 영역의 글쓰기 책에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이며 긴 글쓰기를 지원하는 소셜 플랫폼의 활성화는 새로운 작가 발굴과 1인 출판사 증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도서]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논픽션 쓰기>, <장르 글쓰기>, <작가의 문장수업>, <서민적 글쓰기>, <서평 글쓰기 특강>, <글쓰기의 최전선>.

⑤사소한 취향의 공동체, ⑥책이 아닌 책

독자들의 취향은 점점 더 세분화하고 있다. 처음에는 특이한 책 한두종이 관심을 받겠거니 생각했던 컬러링북, 필사, 캘리그라피 책들은 이제는 각각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일 수 있을 만큼 양과 종류 모두 크게 늘었다.

이처럼 사소한 취향도 영향력 있는 독자층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그 취향들이 대부분 아날로그적이라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제 독자들은 책을 읽는 사람이 아니라 책을 경험하고 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이다. 좀 더 급진적으로 나아간다면 읽지 않고 경험하는 형태의 책이라는 새로운 책의 미래까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관련도서] <컬러링북>, <필사책, 점잇기>, <스크래치북>, <독립출판물>.

⑦교실 밖 역사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결정되면서 역사서와 관련해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검정교과서 출판사의 경우 빠지는 교과서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새로운 역사 관련 단행본 출간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역사서 출간이 늘어나면 출판사들 사이에서 차별화 경쟁이 일어나 집필 방식이나 구성 등에서 보다 다양한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대 초반 역사서의 기준을 바꾸었던 <한국사 편지>, <한국 생활사 박물관> 같은 획기적이며 신선한 역사책의 탄생을 기대해본다.

⑧우리 그림책

신간보다는 스테디셀러가 더 높은 판매를 보이는 유아 그림책시장이지만 2010년대 이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한국 그림책 작가들의 수상이 이어지면서 우리 창작 그림책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졌다. 그림책에 대한 창작 지원도 이어지고 있어 올해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배경을 가진, 우리 정서에 맞는, 그리고 세계시장에도 통하는 그림책들이 많이 출간될 것으로 예상된다.

⑨넓게 보고 작게 움직이기

당분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에 ‘대박’을 노리기보다는 작지만 알차게 자신의 일상을 꾸려가려는 흐름이 있다. 경제·경영서 쪽으로는 월세나 소소한 재테크 노하우를 다루는 책들이 지난해에 이어 계속해서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를 바라보는 시야는 넓게, 하지만 실제적인 움직임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에서 시작하려는 경향은 출간되는 도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트렌드 관련 도서와 작은 수준의 재테크 관련 도서라는 두 흐름이 동시에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⑩가족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인기에는 좋았던 그 시절에 대한 향수와 함께 ‘가족’이 있다. 미래에 희망을 갖기 어려운 이들에게는 주변의 사람들과 소박하지만 따뜻한 일상을 보내려고 하는 욕구가 있다. 가족에게 더 집중해 ‘가족’을 주제로 하는 스토리가 독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설합본호(제421호·제42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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